[한겨레21] 소득·주거 빈곤 속에 희망 갖기를 유예한 청년 5명에게서 듣는 지금, 여기 우리네 청년들의 이야기 그리고 숫자에 담긴 서늘한 현실
긴 생머리로 눈물 어린 얼굴을 숨긴 채 미희씨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미희씨는 졸업까지 1학기 남은 휴학생이다.
“고시텔에서 살던 2년간은 라면만 먹고 살았어요. 일주일에 이틀은 라면만 먹었던 것 같아요.”
배고팠던 기억도 서글프지만, 얼마 전 헤어진 남자친구 생각에 더 울컥했다. 데이트하면서 남자친구가 “뭐 먹자”고 하면 호주머니를 걱정해 “밥 먹었다”고 거짓말하곤 했다. 생활비는 대형마트에서 맥주·와인·생리대 판촉일을 하면서 받는 일당으로 충당했다. 오후 1시에 출근해서 9시간 동안 근무하면 적게는 6만5천원, 많게는 8만원까지도 받을 수 있다. “부모들이 공부 진짜 열심히 시키지 않으면 이렇게 24살까지 마트 알바나 하고 있는 거야”라는 정규직의 비아냥을 견디면서 버는 돈이다. 하지만 고시텔 월세 33만원을 포함한 생활비를 감당하기엔 벅찼다.
길지만 다 읽었습니다.
보면서 그냥 눈물만 나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봤으면 하는 기사였어요.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