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94학번이고 광주광역시 거주중인 오유인으로 용봉동 소재 J대학교를 우스운 성적으로 다닌 유부오징어임.
새차가 없으므로 음슴체.
각설하고.
대학 입학 후 교양필수 인가 선택인가...암튼 무슨 강의시간에 교수님께서
'지역감정'에 대한 조별과제를 내주셨음.
5~6 명씩 같이 강의를 듣는 다른 과 학생들과 조를 구성했고,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내가 조장이됨.
그 당시 요즘처럼 인터넷 이나 SNS 뭐...이런것들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책을 찾고 하는 그야말로 아날로그 조별과제였음.
(연락은 삐삐로 했는데 그나마 삐삐가 없는 학생들이 태반이었음...나도 없었음...--;)
그중 한 조원이 아이디어를 낸게
'설문조사'를 하자는 거였음.
설문조사를 통해 학우들의 의견과 생각을 듣고 그것을 조별발표문에 수록하자는 거였음.
굿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설문지를 만들어 설문을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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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의 시작은
1. 지역감정에 대해 알고계십니까?
2. 지역감정은 언제부터 시작이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3. 지역감정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뭐 대충 이런것들로 기억됨.
암튼 설문이 다 끝나고 종합해서 도표형태로 나타내보니
지역감정은 알고있는데
지역감정이 시작된 것이 백제, 신라시대 나 뭐 그때쯤으로 답변한 학우들이 과반수가 넘었었고,
지역감정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문화교류나 교환학생, 체육교류 등으로 답변한 학우들이 많았었음.
2절지인가 4절지인가 그걸 사다가 일일히 내용을 도표화해서 매직으로 쓰고 그리고, 포인트를 주고
칠판에다가 붙여서 발표를 함.
발표를 마치고 교수님이 준비를 잘해왔다고 칭찬을 해주시며
강의실안에 있던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지역감정을 없애는 방법이 뭐라고 생각해?" 라고 물으셨고,
학생들이 대답이 없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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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모든것을 뒤집을 수 있는 혁명. 총과 칼이 아닌
시민들이 일으키는 그야말로 건강하고 올바른 혁명. 뒤집어지지 않는한
지역감정은 계속될 것이고, 그것은 앞으로 정치범죄집단이 군침을 삼키며
이용할 수단이 될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던 걸로 기억됨.
그당시에는 '혁명'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이질감, 거부감 때문에
'저 교수 좀 그렇지 않는가?'
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새 대한민국 곳곳에서 지펴지는 촛불을 보면서
'건강하고 올바른 혁명'을 정의할때 '촛불'로 정의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해봄.
만해 선생께서 '타고 남은 재가 기름이 된다' 라고 하신 것처럼
타고 남은 촛불이 혁명의 거름이 되길 간절히 기원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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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설문을 하다가 가정대 인가 간호학과 학우들에게 역 설문을 받은 적이 있음.
피임법에 대한 설문이었는데
뭐...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남학우가 피임법에 대한 지식이 어디있겠나? 하는
표정이었음.
그 표정을 과감히 무시하고
알고있는 모든 성상식을 동원하여
'콘돔' '페서리' '루프' '정관/난관수술' '오기노법' '지뢰...아니 질외사정법'
등에 대한 것들과 장단점 등을 설문지의 뒷면까지 써줌
그 여학우들과 나랑같이 돌아다니며 설문을 받는 여학우까지 멍 한 표정으로 날 바라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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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이유때문인지 그때부터 안생겼음. 아...
뭔가 헛소문을 그 설문같이 다닌 여학우가 퍼뜨린듯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