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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작은 개인병원을 운영하면서 이번에 코로나백신 위탁 접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주까지만 접종을 하면 상반기 위탁접종은 끝날것 같네요. 백신 접종도 거의 끝물이라 시간이 남습니다.ㅎㅎ
이번주말까지 60대 이상 AZ백신 접종과 오늘까지 예비군, 민방위 얀센백신 접종을 하고 있습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잔여백신에 관한 정보를 드리고 당부 드리고 싶은 것도 있어서 글을 써봅니다.
잔여백신이 생기는 이유는 일차적으로는 접종 예약을 하고서 몸상태를 비롯한 기타 개인사정 때문에 취소하시거나 접종 스케줄을 변경하시는 일 때문에 발생합니다. 하지만 독감이나 간염, 폐구균 등의 백신은 예약과 상관없이 잔여백신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코로나백신의 특수성과 백신주사기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보통 독감, 폐구균, 대상포진 백신등은 1인용으로 포장되어 나옵니다. 그에 비하여 코로나백신은 AZ 백신의 경우 10인용, 얀센의 경우 5인용이 한 바이알에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AZ 백신은 한번 개봉하면 10명에게 접종을 해야하는 것이죠. 당일 접종 대상자가 46명이라고 치면 4명분이 잔여백신으로 남게 됩니다. 실제 규정에도 접종 대상자가 5인 미만일 경우 개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폐기 위험이 높기 때문이죠.
게다가 k-주사기라고 불리는 백신주사기는 AZ 백신의 경우에 12명분을 넉넉하게 딸 수 있습니다. 최대 13인 까지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12명 분을 만들어 놓고 약간 남는 수준이거든요. 그러니까 20%의 잔여백신이 더 발생합니다. 46명이 접종 대상자인데 5바이알을 개봉하게 되면 14명 분이 잔여 백신으로 남는 것이죠. 물론 그런 경우에는 4바이알만 따서 2명분만 발생시키는 것이 맞겠죠.
어쨌든 백신 포장과 주사기의 특수성으로 잔여백신이 발생하게 되는데, 잔여백신을 분배하는데도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기타 등록으로 현장에서 당일 접수하는 방법이 있고, 두번째는 네이버나 카카오를 통해 접종희망자가 개별적으로 접수하는 방법입니다.
첫번째 당일 현장 접수의 장점은 노쇼가 발생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직접 백신을 맞으로 방문을 한 것이기에 안맞겠다고 하는 경우가 생기기 불가능하겠죠. 단점은 형평성에 맞지 않고, 접종희망자가 고생한다는 것입니다. 현장 접수는 다분히 의료기관이 편한 방법입니다. 특히 병원을 자주 다니는 사람은 아무래도 기회를 얻기 편하고, 병원관계자와 잘 아는 사람에게 먼저 배분이 되죠. 그래서 지난주 까지만 가능했고 이번주 월요일 부터는 절대 금지 되었습니다.
두번째 환자 개별 접수의 장점은 형평성입니다. 선착순으로 맞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병원마다 일일히 방문할 필요도 없죠. 단점은 맞을지 말지 확실하게 결정하지 못한 분들이 접수가 되는 점입니다. 또한 접수가 된건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고, 계속 알림만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문제가 되겠죠. 실제로 저희가 잔여백신을 인터넷에 올리게 되면 정말 1초도 안되서 차버립니다. 그리고 10초도 안되서 전화기에 불이나기 시작하죠. 대체로 자기가 접수가 된거냐? 아니냐? 라는 문의가 들어오고 접수가 된것이 아니라고 하면 약간 화를 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화가 날만 하겠죠.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려서 빨리 눌렀는데 놓친것이라면 화가 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큰 문제는 그것이 아니라 간혹 실수로 눌러서 접수가 됐다고 연락이 오거나, 다른 지방에 있는데 몇시까지 가면 되냐고 올 때 입니다. 그러면 그 분들이 예약 접수한 분량은 주인을 찾지 못하거든요. 그래도 연락이라도 주시면 감사합니다. 연락없이 노쇼해버리면 정말 답이 안나오니까요. 그리고 화도 많이 내십니다. 저희가 접수를 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접수를 한 것이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화내시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저희 직원들이 웬만한 컴플레인에는 끄떡하지 않는데 며칠 전에는 정말 힘들어 하더라고요. 저희 병원에 온적도 없는 분을 저희가 어떻게 접수를 할 수 있을까요. 본인도 미안해서 그런것 같지만 당하는 사람은 참 힘듭니다.
그래도 한번의 기회가 더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두번까지는 잔여백신 등록이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두번째 같은 과정으로 전화받고 다시 접수를 해서 백신의 주인을 찾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행이지만 불행하게도 두번째 시도에도 노쇼하시는 분들이 간혹 발생합니다. 어제는 두번째 시도에 접수하신 분들이 감사하게도 모두 와주셔서 버린 백신이 없지만, 그저께는 두명분을 눈물을 머금고 폐기해야 했죠. 의원차원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백신을 맞고 싶어 매일 전화기만 보시는 분들의 희망과 또 안그래도 백신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너무너무 아깝습니다. 그냥 아무나 놔도 되지 않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대상자가 아니면 등록이 불가능합니다. 임의로 의원에서 불공평하게 접종할 까봐 그런 것이겠죠. 등록이 안되면 백신 접종 증명도 안되고, 2차 접종도 불가능하니까 버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잔여백신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입니다. 부디 신중하게 미리 생각하고 결정해 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