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시절이니까 20살때였음.
그 날 저녁 11시까지 학원에서 있다가 나오니 장대비가 내리는거임...
우산이 없어서 쓰레기통을 뒤지니 마침 살 부러진 우산하나 있길래 줏어서 터벅터벅 집으로 오는길에
느닷없이 내 나이 또래로 보이는 여자사람이 내 우산속으로 쏙`들어오는거임.
속으로 "때가 왔구나...나도 드디어 봄날이 오는구나" 별의별 생각이 그 짧은 시간안에 다 들더니 이미 그 여자사람은 내 여친으로 빙의까지 된 거임.
아무튼..흠흠...
그 여자애가 들어와서 하는 얘기가 "저 같이 좀 가주세요.."
캬하~~ 영화다 영화....라고 생각하기는 개뿔.. 완전 쫄아서 토끼눈으로 하고 먼데먼데~를 외치며 둘러보니
저 멀리서 웃통을 다 까고 한 손엔 c1소주병 그리고 한 손엔 불꺼진 담배..를 물고 어구적어구적.. 좀비마냥 으어어어~억 하면서 오는 남자가 있었던거임.
순간 상황파악했고 심장이 쫄깃해지면서 그 여자애 어깨에 손 올리며 "자기야 내가 한 참 밖에서 기달렸는데.. 안와서 마중나가는 중이었다"하고
꽉 껴안았지...크흐흐흫....
그리고 그 여자는 남자가 반대로 지나가자마자 고맙다는 말도 안하고 그냥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