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점에 갔는데 국어대사전 크기로 출판된
환단고기 완역본이 있더군요...
환단고기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이 계신데
문화의 날을 맞아 환단고기가 뭔지 알아봅시다.
마침 역사게에서 환단고기 글이 있길래 생각나서 써봅니다.
키보드 질이 안 좋아서 타자 일부가 빠질 때도 있습니다.
환단고기는 일제강점기 초, 계연수(桂延壽)가 편찬한 한국상고사를 서술한 책입니다.
<<삼성기>>, <<단군세기>>, <<태백일사>>, <<북부여기>> 이 네 권의 책을 하나로 통합하여
계연수가 1911년에 묘향산 단굴암에서 필사, 인쇄했다고 합니다.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했다고 하는 계연수는 1920년에 사망했다고 하는데,
제자 이유립에게 다음 경신년, 즉 1980년에 이 책을 세간에 공개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1979년, 수십 부가 영인된 후, 일본에서 일역된 것이 계기가 되어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삼성기는 1457년에 세조가 수압령을 내렸던 책 목록 중에 있던 것으로,
한국민족의 기원, 단군조선의 건국, 역사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삼성이란 환인, 환웅, 단군 이 셋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안함로(安含老)가 지은 것과 원동중(元董仲)이 지은 것 두 권이 있는데,
계연수는 안함로가 지은 것을 상편, 원동중이 지은 것을 하편으로 구성, 삼성기전을 구성했다고 합니다.
단군세기는 고려 말에 이암이 지은 책으로,
47대 1096년에 걸친 단군조선사가 편년체로 저술되어 있습니다.
또 역대 왕명과 재위기간, 치적 등도 서술되어 있습니다.
태백일사는 환단고기를 구성하는 책 중 가장 분량이 많은 것인데,
세부정보가 검색해도 잘 안나와서 넘어갑니다.
북부여기는 이아믜 현손 이맥이 편차난 것으로,
우주의 생성을 다룬 <삼신오제본기>, 환인이 다스린 환국의 역사를 적은 <환국본기>,
환웅의 <신시본기>, 단군왕검이 나누었다는 진한, 마한, 번한 중
마한과 번한의 역사가 쓰여있는 <삼한관경본기>, <천부경>, <삼일신고>,
단군신화 관련 경전 교리를 설명한 <소도경전본훈>,
고구려, 발해, 고려의 역사 중 민족 자긍심을 고취시킬만한 대외관계사만 서술된 <고구려본기>, <대진국본기>, <고려국본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어려운 설명이었고,
이제 풀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환단고기는 한국 상고시대의 정치, 종교를 서술하고 있는데,
이 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소위 말하는 환빠가 되기 참 적절합니다.
환단고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학자들은
이 책이 위서라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는 다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책이 편찬된 후 70년 가까이 지난 뒤에야 세간에 공개되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 계연수가 공개를 늦춘 동기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편찬시기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입니다.
2. 책의 내용이 편찬 시기에 비해 현대적입니다.
고구려 교육기관 '경당', 경당 관직 '욕살' 등
단군조선 이후 국가에 들어서야 사용된 용어들이 단군조선 때에도 그래도 사용되고 있고,
'문화', '원시국가' 등 일제 강점기엔 안 쓰인 용어가 등장합니다.
3. 이 책은 신채호의 상고사 인식체계와 용어,
광복 이후에 위서로 판명난 단기고사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됩니다.
즉, 이 책은 초고는 빨라야 1949년 이후에야 성립되었을 것이고,
그 뒤 이 책의 소장자인 이유립이 수정, 보충하여 세간에 내놓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여기까지 2000년대 사학자들의 연구 자료를 인용하였습니다.
증산도와 같은 종교단체나 믿지, 사실 이 책은 완벽히 위서로 판명되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심지어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북한에서마저 위서라고 했으니 말 다했습니다.
환빠들은 이 책을 진정한 역사책이라며 받들고 있지만
사실 이 책은 말도 안되는 대체역사소설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만약 이 책을 위서라고 했는데 친일파라며 까는 환빠가 주변에 있다면
이 책의 실질적 집필자인 이유립도 친일파라고 역공해주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더럽게 허접하게 설명해놨지만
애교로 봐주시고 반대 먹여주시기 바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