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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정의감에 관하여.
게시물ID : society_60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등번호45
추천 : 0
조회수 : 55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9/10 21: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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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정의감. 참 슬픈 말이다. 사실 누구나 비겁할 수 있다. 아니 사실 모두가 비겁하기 마련이다. 특히 먹고사니즘에 관해서는. 그래도 좀 가오를 잡고, 생각은 제대로 하고 살아야하지 않나.
'여행에 미치다'라는 페북 페이지를 처음 보고 추가했을 때, 참 멋진 사람들 많고, 여행하는데 시간과 정열, 열정 다 쏟아붓는 건강한 젊은이들이 많다는 생각과,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 바쁜 일상에도 가끔 올라오는 사진들 보면서, 아. 나도 참 저런 때가 있었지. 하는 생각. 꼰대같지만 부러움을 느꼈다.
그 대표가 어제 세상을 떠났다. 전후 관계를 다 알진 못하지만, 잘못된 동영상을 업로드했고, 하필 게이 동영상이었고, 사과문을 올렸지만 그 이후 비판도 많았고, 특히 '여행'을 다루는 '건전한' 이미지와 달리 결국 자살로 귀결되었다.
관심을 갖고, 여러가지 글들을 보니, 다들 그에게 조롱과 멸시, 그리고 동성애에 대한 저주가 있었다. 그래도 그것보다 더 한 것, 즉 경제적인 면에서 그가 죽음을 선택했다고 본다.
한국 사회는 실패에 관대하지 않다. 사실 누구나 실패할 수 있고,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한 사람을 구제하는 생각엔 무관심한 듯하다. 잘못한 사람은 마땅한 벌을 받아야하고, 가끔은 우리가 매장하길 좋아하는 듯하다. 단, 선택적으로.
나보다 약하거나, 일반인의 시선으로 볼 때, 만만하면, 우린 참 잔인해진다. 특히 그 사람이 반격할 힘이 없어보이고, 나랑 관계 없어 보이면, 온갖 화력을 동원하여 그 사람을 매장하고 짓밟고 확인사살을 한다.
그게 연예인이건, 정치인이건, 사업가이건. 운동선수이건. 우린 그런 대상을 찾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리고 확인 사살이 끝나면 그를 잊어버린다. 마치 없었던 사람인 것 처럼. 그리고 다음 대상을 찾는다.
하지만 대상이 거대기업의 오너라면? 행정부의 고위 관료라면? 칼을 빼고 당신들을 수사할 수 있는 검찰과 경찰이라면? 그 자녀라면? 그 정보를 얻지도 못하니까 우린 침묵하게 되고, 선택적으로 정의감이 사그라든다.
그러면 정보의 간격을 매워줄 수 있고, 선택적인 정의감을 조절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아님 매장당한 그 사람인가? 언론이다. 신문이다. 기자다. 하지만, 그들은 더 선택적 정의의 신봉자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기사거리가 되지 않고, 그닥 관심도 없으니까.
인터넷 세상은 우리의 digital footprint (발자취)가 선명하게 남고, 지워도 어디엔가 살아남아 10년, 20년, 100년 후엔 사료로 쓰일 것이다.
댓글을 쓰거나 신문기사를 쓰거나, 의견을 피력할 땐, 기억해두자.
우리 자식들이, 후손들이 보게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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