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드라마 보고 혹하거나 사람들이 올리는 불쌍한 조선의 마지막 왕손들에 대한 이야기 때문에 왕족의 부활도 괜찮지 않겠느냐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군요. 드라마 소재나 소설 소재로는 꽤 재미나고 괜찮지만 실제로 왕실이 부활한다?? 글쎄요... ㅡㅡ;;;
왕족들이 친일파라는 말도 있는데, 일단 그건 복잡한 문제니 친일파 여부를 떠나서 그들을 국가재정으로 보존시켰을 때 국민들이 받을 수 있는 효과와 현실적인 문제를 살펴보도록 하죠. 일단 그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동물원의 원숭이 구경하듯 그들이 직접 시행하는 전통적인 삶과 행사를 구경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의 돈으로 만들어진 왕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국민들을 즐겁게 하는 광대가 되는 것 뿐이죠. 국민의 돈이 들어가니 그에 대한 감시도 붙을 것이고... 이건 해당되는 당사자한테도 큰 부담이 되는 일이죠. 이럴바엔 차라리 지금있는 배우들이 전통의식을 재연해서 보여주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ㅡㅡ;;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이란 국가가 역사문화재에 대한 보존의지가 매우 희박하다는데 있습니다. 대중적으로 엄청나게 알려진 유적지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중 몇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후손들이나 지역주민들의 쌈짓돈으로 운영되거나 간신히 보존되고 있는 형편이죠. 사실 이런 문화재보다는 드라마세트장이 더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홍보를 더 하더군요.
뭐 문화재라고 모두 다 보존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재에 대한 보존 의지가 정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있었다면 지금처럼 개발에 치중한 나머지 서울 곳곳에 남아있던 문화재들 다 밀어내 건물 짓고 나서 선심쓰는 척 돌덩이 하다 가져다 놓고 "여기는 ~~터" 라는 것만 남겨놓진 않았겠지요.
단적인 예를 보여드리지요. 오성과 한음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 두 대감 중 한음 이덕형 대감의 묘소가 양평에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시면 정확한 위치를 아실수 있을 꺼에요.
그의 묘소에는 두개의 문관석이 서있습니다. 그런데 2008년 3월 문관석 머리가 없어졌습니다. 교과서에도 나오고 아이들이 자주 읽는 위인전 같은 곳에도 자주나오는 분의 묘소입니다. 그 곳의 문관석 머리가 없어졌는데, 한국의 언론 어느 하나도 이에 대해 알고 있지 않더군요. 그나마 그동네 지역신문이 보도를 냈을 뿐, 아무도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더 웃긴건 여기를 가기 위해서는 양평에서 상당히 오랜 시간 들어가야 하는데, 다니는 버스가 하루에 두번이라는 사실입니다. ㅡㅡ;; 물론 차를 끌고가면 얼마 안되는 거리긴 합니다만, 유적지 치고는 너무한 처사지요.
이런 유적지가 있으면서도 제대로 홍보도 안하고 관리도 못하며, 거기서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알지 못하는 양평시나 그위에 경기도가 얼마나 이런 것에 관심이 없는지를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이게 그동네들 만에 문제일까요? 아뇨. 전국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나마 경주는 도시 자체가 관광지와 가깝기 때문에 이런거 저런거 잘 보존되고 또 관광지로써 남아있는 것이지, 안그랬으면 지금의 경주는 구경도 못했을 것입니다. ㅡㅡ;;
이런 나라에서 왕족을 문화 보존 차원에서 부활시킨다구요? 그 결과는 뻔하겠죠.
한국의 문화재 보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글을 참고해 주시길 바랄께요. 위 사진은 제가 2008년도 5월 5일에 직접 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http://myahiko.tistory.com/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