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 없으므로 음슴체로 갑시다.
후방에서 군생활을 하다보니 전방처럼 갑자기 준비태세가 걸리는 것도 아니고 생활이 평온하다보니
어느정도 짬이 쌓이면 상급부대 일정하고 대대 훈련계획을 종합해서 대강 마음의 준비라는 것이 가능해짐.
유격훈련이 잡힌 어느 6월이었음. 대대장님이 사단 주요 지휘관 회의에 참석했다 복귀하셨는데
인사과에 오셔서 막 투덜투덜하심. 냉커피 타서 드리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심스레 물어봤는데
사단 예하 연대장님들이 자식(?)자랑을 막 하셨다고...............
대강 우리애들은 새벽에 5대기 출동훈련을 시켜도 칼같이 시간엄수함! 혹은 우리애들은 밥먹고 막 구보를 해도 낙오자가 없음! 이런 병림픽이었는데
질 수 없었던 우리 연대장님이 좀 세게 지르심. 우리 X대대가 이번에 유격훈련 들어가는데 얘네 복귀행군 칼같이 50킬로미터 할 거임!!
듣자마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ㅠㅠㅠㅠㅠㅠㅠㅠ연대장님이 갑자기 막 미워짐.....................ㅠㅠㅠ
원래 유격 복귀행군이 40킬로미터인데 대대장님이랑 작전과장님이 적당히 야합해서 35~36킬로미터로 쇼부보는데 그것도 힘든데.......ㅠ
난데없이 50킬로미터라니......................ㅠㅠㅠㅠㅠ
그래도 또 사람이 긍정적이라 평소하던 행군시간에 2시간만 더 걸으면 끝나겠네!! 생각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노예근성 쩜미다.
말도많고 사연도 많은 유격훈련, 행군이지만 그거 다 적으면 끝이 없으므로 생략하고, 유격끝나고 대대로 복귀해서
샤워하고 19시 정각에 행군출발함. 보통 행군로가 해안모처에서 출발~돌고 돌아서 해안중대 도착, 샤워/식샤하고 대대 복귀인데
처음에는 그냥저냥 할 만함. 해안풍경이 좋음. 저 갈매기들도 군대를 갈까? 뭐 이딴 잡생각을 하다가
20킬로미터 지점을 통과하면 슬슬 어깨가 저리기 시작하고 30킬로미터 지점부터 다리가 아픔............
40킬로미터 통과하니까 시간도 새벽 4시고, 다리에 감각은 없고, 군장이고 애인(총)이고 전부 팽개치고 싶은데 영창이 더 무서움......ㅠ
행군 안전감독인 인사과장(현재 대위, 오유함, ASKY.......대위달면 장가간다고 했었는데ㅠㅠ어제까지 없음ㅠ)이 45킬로미터 통과했다고
끝나간다고 희망을 불어넣는 그 순간에 갑자기 뭔가 가슴팍에 퍽!하더니 별이 번쩍하고는 정신을 차려보니 하늘에 별을 보고 있음.........
노루? 고라니?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필자를 로드킬(?) 죽지 않았으니 로드크러시(?)하고 지나갔다고..............
일어나려고 힘줘보니까 놀랐는지, 어디 부러졌는지 힘은 안 들어가고 결국 48킬로미터 지점에서 엠뷸탐..........................
망할놈의 노루새끼 치려면 행군 초장에 쳐서 행군이라도 짬시켜주지...........ㅠㅠ
주말이라 함평병원에 외진도 못가고 대대장님이 사비로 읍내 종합병원에서 검사시켜주셨는데, 갈비뼈에 금감.....................ㅠㅠ
그리고 그해 겨울에 제설하면서 넉가래들고 까불다 귀신같이 같은지점에 금이갔다고 한다...............
또한 귀신같이 여친이라는 생명체들도 멸종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