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hone X을 오랜시간 사용한 건 아니지만 제가 폰을 하루종일 붙잡고 있는 타입인데다
iOS 11로 돌아가는 기기라서 기존에 사용하던 iPhone 6s와의 차이점이
확실하게 느껴져 이르게 후기를 작성하게 됐습니다.
- 마음에 드는 점
1. 디자인
카툭튀가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어차피 애플 정품 가죽 케이스를 사용하기에 실사용에서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디자인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지극히 주관적인 부분이긴 합니다만
전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한 이후 단 한번도 타사 제품을 사용해본적 없이 아이폰만 사용해온 앱등이인데
지금까지 사용해본 아이폰 중에서 가장 디자인이 마음에 듭니다.
사진으로 봤을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실물로 보니 실물 깡패라는 말에 동의를 하게 되네요.
2. 배터리
폰으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용도에서는
4.7인치 아이폰 보다는 오래가고 5.5인치 플러스 모델보다는 오래 못 가는 것 같습니다.
가벼운 용도로만 사용하는 경우 설정 -> 배터리 -> 사용시간 항목에 나오는 시간 기준으로
8시간 이상은 버티는 것 같습니다.
3. 디스플레이
아몰레드가 장착된 제품은 애플 워치 이후로 두번째인데 픽셀이 눈으로 보였던
애플워치와 다르게 흠잡을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색감도 LCD가 장착된 구형 아이폰과 차이를 느끼기 어렵고 게시판에서 일부 이용자분들이 언급하셨던
눈이 시린다던지 멀미를 하는 경우도 없었고 트루톤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것도 만족스럽습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탈모 부분도 실사용에서는 생각보다 거슬리지 않았고요.
다만 필연적으로 번인이 올 수 밖에 없다는 건 아쉽네요.
4. 스피커
아이폰에 방수 실링이 붙은 이후부터는 음질이 떨어졌다는 말이 있긴 하던데
이 크기의 스마트폰에 이정도 되는 스테레오 스피커라면 충분이 쓸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법 때문에 최대 출력에 제한이 걸리긴 했지만 근래에 나온 플래그쉽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소리가 나오네요.
5. 페이스 아이디
아이폰 X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페이스 아이디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터치 아이디를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식률, 인식 속도가 우수하고 빛이 없는 환경에서도 정상 작동합니다.
안경이나 썬글라스를 써도 작동하고 옆으로 누워서도 정상 작동되더군요.
다만 책상에 올려놓고 잠금을 풀려고 하면 얼굴을 폰쪽으로 들이대야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잠금을 풀려고 뭔가를 해야하는 게 아니라 그냥 폰을 보고만 있어도 작동한다는 게 너무 편합니다.
터치 아이디와 비교해서 더 좋은 부분도 있고 안 좋은 부분도 있는데
터치 아이디와 페이스 아이디 중에서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페이스아이디를 선택하겠습니다.
아이패드 프로를 같이 사용하고 있는데 벌써 터치아이디가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 불만인 점
1. 가격 및 기본 구성품
지금까지 사용해본 아이폰 중에서 가장 초기 만족도가 높은 폰이지만
이 돈을 주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듭니다.
이 와중에 기본 동봉 어뎁터도 5W고 이어폰도 에어팟 대신 라이트닝 이어팟을 넣어놨습니다.
가격이 평소의 아이폰 가격대었다면 앞으로 아래에서 나열할 단점들을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었을 텐데
이 비싼 폰을 쓰면서 여러 단점을 느껴야한다는게 더 괘씸하게 느껴지더군요.
2. 저조도 카메라 성능
분명 전작대비 좋아졌고 최고의 아이폰 카메라인 건 맞으나 최고의 스마트폰 카메라는 아닙니다.
주간 사진이나 동영상은 만족스럽고 전후면 인물사진 모드, 슬로모션, 타임랩스, 라이브포토 등
부가 기능은 정말 끝내주지만 저조도 사진은 여전히 플래그쉽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한참 밀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3. 난잡해진 UX
홈버튼이 사라진 대신 제스쳐를 통해서 홈버튼의 기능을 구현했는데 적응하면 홈버튼보다 더 편합니다.
다만 제어센터를 불러오는 방법이나 앱 종료는 너무 번거로워 졌습니다.
접근성 모드를 사용하면 한 손으로도 제어센터를 켤 수 있긴 한데 동작이 더 추가되는 셈이라 불편합니다.
앱 종료의 경우 안해도 된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가는 앱을 종료 시켜야하는 경우도 있죠.
앱 종료도 적응되면 빠르게 할 수는 있지만 번거롭게 느껴지는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위에서 탈모 부분이 생각보다 거슬리지는 않는다고 했는데
노치에 표시되는 정보가 너무 적다는 게 큰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블루투스 연결 여부, 알람 설정 여부, 방해금지 모드 작동 여부, 배터리 잔량 퍼센트 등은
무조건 제어센터를 열어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불편합니다.
그리고 제가 볼륨 버튼이랑 홈버튼을 동시에 누르는 경우가 많다는걸 아이폰 X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화면 캡쳐가 수시로 되어서 매번 지우는 것도 일이네요.
4. 페이스 아이디를 지원하지 않는 앱이 많음
페이스 아이디 자체는 정말 편하지만 제가 쓰는 금융, 보험 앱들은 전부 페이스아이디를 미지원하더군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지문으로 편하게 쓰던 기능을 매번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쳐야 한다는 건
큰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5. 19.5:9라는 괴상한 화면 비율
개인적으로 아이폰 X에서 가장 불만인 부분입니다.
삼성 8 시리즈도 18.5:9, LG V30도 18:9라는 기형적인 화면 비율을 썼던데
애플은 그보다 긴 19.5:9라는 변태 비율을 사용했더군요.
세로로만 커져서 폰을 한 손으로 조작하는게 너무 불편해졌습니다.
화면이 길어져서 생기는 이점을 전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컨텐츠가 16:9로 나오다보니 아이폰 X에서는 필연적으로 상하단에 레터박스가 생기게 됩니다.
이 경우 기존 4.7인치 아이폰과 화면 차이가 거의 없고 폰은 미세하지만 더 커졌기에 불편할 수 밖에 없더군요.
동영상의 경우 강제로 늘려서 볼 수 있지만 이러면 화면이 잘려 자막이 있는 영상을 볼 때는 단점이 됩니다.
사이즈를 조절할 수 없는 앱들의 경우 낭비되는 공간이 아쉽게 느껴지네요.
차라리 16.5:9 정도로 작게 만들어서 16:9 영상은 꽉차게 보고 노치 부분만 위로 더 팠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 총평
전체적인 폰의 성능과 페이스 아이디는 정말 마음에 들지만 가격과 괴상한 화면 비율 때문에
단점을 감수하고 쓸만한 폰인지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