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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써보는 밀리터리 이야기 #1 - 소음기
게시물ID : military_600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누더기
추천 : 12
조회수 : 1660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5/11/23 03:45:40

뒤늦게 수정할 게 있어서 눌러보니 조회수가 50이 넘어서 글 수정이 안된다고...ㅠㅠ

그래서 부득이 지우고 다시 썼습니다. 추천 주셨던 세 분 죄송합니다. ㅠㅠ


영화같은 걸 보다보면 아래 사진같이 잘 생긴 주인공이 총구에 무슨 길쭉한 깡통같은 것을 달고 푸슛푸슛하면서 은밀하게 위대하게 적들을 사살하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옆에서 동료들이 죽어나가도 모르게 만드는 마법의 깡통... 바로 소()음기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합니다.

 

wpkp4may9t8nsljlztfh.jpg
<소음기를 장착한 발터 P99를 든 James Blonde>

소음기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수가 표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공이가 탄피 꽁무니의 뇌관을 때리고, 그로 인해 탄피 내부에 화약이 점화되면서 폭발하여 고온, 고압의 가스가 생성돼 탄두를 밀어냅니다.

탄두가 총열을 빠져나와 날아가고, 뒤이어 가스 또한 총열 밖으로 빠져나가게 되면서 급속도로 팽창하여 '!' 하고 폭발음을 내게 되는 거죠.

소음기는 이 가스가 소음기 내부의 격벽을 따라 천천히 팽창하게 함으로써 팽창 속도를 늦춰 소리를 줄이는 겁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how-do-silencers-work.gif
<쉽게 보는 소음기의 원리>

 

소음기는 1902년 경 '맥심 기관총'으로 유명한 미국의 발명가 히람 S. 맥심의 아들 히람 P. 맥심에 의해 처음 발명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 양반이 처음 발명했는지는 불분명하고, 그냥 처음 특허를 내고 본격적으로 상용화를 시킨 사람이 이 사람이라고는 하네요.

'맥심 소음기'라고 트레이드 마크까지 내서 팔았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맥심은 군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이름인 것 같네요.


소음기는 원래 전술적 필요보다는 군에서 사격 훈련 시 주변 민간인들이 겪는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라는 카더라가 있습니다만,

이건 당시의 기술적 한계 때문에 소음 효과가 별로 우수하지 않아서 실제 작전 시 사용하기에는 제약이 많았기 때문에 나오는 얘기가 아닐까 합니다.

 

국가기관이 소음기가 장착된 총기를 사용한 공식적인 기록으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CIA의 전신이 되는 기관인 OSS 요원들이 .22 LR탄을 쓰는 High Standard HDM라는 권총을 사용한 기록이 처음입니다.


다만 '뒷통수가 따가워서 뒤를 돌아봤더니 .22 LR 탄에 뒷통수를 맞은거더라(...)'라는 우스개가 있는 그 .22 LR탄을 쓰는 총기인지라 실제 전투용으로 사용되기는 무리였고, 암살용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NimSzGk.jpg

※물론 저건 우스갯소리고, .22 LR 탄도 맞으면 죽습니다.


choose-weapon-05_26_11-920-2.jpg

<대한민국 해군 특수전전단 요원의 HK416 소총에 장착된 Brugger & Thomet 사의소음기>

 

사실 기술이 꽤 발전한 지금도, 소음기는 영화에서처럼 바로 옆에서 쏴도 모를 정도로 드라마틱하게 소리를 줄여주지는 못합니다.

멀쩡한 총기를 무성 무기로 탈바꿈 시켜주지는 못한다는 거죠.

게다가 총기를(약간이지만) 더 무겁게 하고, 사격 시 발생하는 탄매와 가스를 역류시켜 총기손질을 더 짜증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쓰는 이유는 보통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1.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총탄은 물체를 스쳐지나갈 때 '' 하는 소닉붐 소리를 냅니다. 이게 말이 ''이지 이게 소리가 꽤 큽니다.

아무튼, 저격 시 소음기를 사용할 경우 적에게는 사수의 총기에서나는 소리보다 이 소닉붐 소리가 더 잘 들리게 되어

탄이 날아오는 방향을 알기 어렵게 되고, 따라서 사수의 위치를 알아낼 수가 없게 됩니다.


숙련된 저격수들은 이 점을 활용해서 이 소닉붐 소리가 여기저기 반사되게끔 해서

자신의 위치를 가리는 동시에 실제 인원보다 더 많은 병력이 존재하는 것처럼 적을 속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늑대들도 비슷한 전술을 쓴다고 하네요. '하울링'으로 무리의 규모를 속이는...


2. 총성을 변형시켜 적이나 주변인들이 아군의 총성을 총성으로 인지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답니다.

총소리가 총소리로 들리는 게 아니라, 뭔가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나 부딪히는 소리로 들리게 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적의 대응을 늦추거나, 아예 대응을 못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건 다른 소음이 많이 존재하는 시가지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하네요.

 

3. 건물 내부나 함선 내부를 수색할 때 같이 폐쇄된 공간에서 총기를 사용하는 상황 하에서는 총성의 데시벨을 줄여 사수의 청력을 보호하고,

인질이나 주변의 민간인들이 패닉하는 것을 막아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4. 사격 시 발생하는 총구 화염을 없애거나 줄여 적이 시각으로 아군의 위치를 식별하는 것을 어렵게 합니다.

 

위와 같은 이점 때문에 소음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98533.jpg

<소음기를 장착한 Remington MSR를 사용 중인 미 육군 2사단 소속의 인원>

 

과거에는 소음기가 주는 전술적 이점의 혜택을 제일 많이 보는 사람들이 저격수들이었지만, 요즘에는 저격수들 못지 않게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또 있다고 하는데, 바로 경기관총(LMG) 사수들이라고 합니다.

 

경기관총 사수들은 제압 또는 엄호 사격을 위해 고정된 자리에서 화력을 일정 시간동안 투사해야 하는데요,

사격 시 소음이나 총구 화염 때문에 위치가 쉽게 노출되어 쉬운 표적이 되기 일쑤였는데 소음기를 사용함으로써 이런 약점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총탄은 쏟아지는데 총구 화염도 안 보이고, 소리로도 어디서 쏘는지 찾기 쉽지 않고... 적 입장에서는 ㅎㄷㄷ하겠지요.


filmz.ru_f_142218.jpg
<나름 고증이 잘 됐다고 평가되는 영화 Zero Dark Thirty. 좌측에서 두 번째 요원이 소음기가 달린 MK48 경기관총을 든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요즘 미군은 특수부대 뿐 아니라 육군과 해병대 등의 일반 전투병력 인원들에게도 소음기를 지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반 정규군 병력들에게까지 소음기를 지급하는 나라는 미국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수부대 병력들에게 지급되는 소음기의 제조사가 기존 KAC에서 Surefire AAC로 바뀌었다는 카더라가 있는데
일반 전투 병력들이 사용하는 소음기를 보면 KAC 소음기가 아니어서 그거 때문은 아닌 것 같고...


그냥 기존 아프간, 이라크전을 겪으면서 소음기가 주는 전술적 이점이 꽤 크기 때문에 일괄 지급하기 시작한 거라고 생각되네요.

주둔 병력이 줄어들어서 지급하는데 든 예산이 준 점도 한 몫 했을 것 같구요.


81211.jpg
<소음기를 장착한 M4A1을 사용 중인 미 육군 제 3 보병사단 소속 인원>


권총탄을 쓰는 권총이나 기관단총은 소음기를 쓰면 그 효과가 확실합니다.

옆방에서 누굴 쏴도 그 옆방에서 자고 있던 사람을 깨우지 않을 수 있는 정도라고 하는데요.

아래는 45 ACP 탄을 쓰는 FNP45 권총을 소음기 없이, 그리고 장착한 상태에서 사격했을 때를 비교하는 영상입니다.


45초 부터 보세요.



 

하지만 돌격소총의 경우, 이 정도의 효과를 보려면 아음속탄을 써야합니다.

보통탄의 경우 대부분 초음속탄이기 때문에, 총구를 떠나면서 나는 가스의 폭발음은 소음기로 억제할 수 있다고 쳐도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탄이 날아가면서 지속적으로 발생시키는 소닉붐은 아음속탄을 쓰지 않고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기존의 소총탄(서구권 기준)은 아음속탄을 쓰면 가스압이 부족해 노리쇠 후퇴가 되지않아 수동으로 장전해줘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권총탄을 쓰자니 관통력이 부족하고요.


그래서 최근에 개발된 탄종이 300 AAC Blackout(300 BLK)입니다.

미군 특수전사령부의 요구에 따라 Advanced Armament Corps(AAC)와 레밍턴이 합작해서 연구 개발한 탄이라고 하는데요.

기본적으로는 5.56x45mm NATO탄의 탄피에 7.62mm 탄두를 끼워넣은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R0Bn5Fw.jpg

<위가 300 BLK, 아래가 5.56x45mm 탄입니다.>


기존의 아음속탄과는 다르게 일일히 노리쇠를 후퇴시켜줄 필요가 없고, 구조 상 5.56x45mm NATO탄을 쓰는 총기의 총열만 바꾸면 된다고 하네요.

탄창, 노리쇠 등 총열을 제외한 모든 부품은 그대로 써도 된다는 얘기죠.


무엇보다 소음기를 사용했을 경우 권총탄 수준으로 소음효과를 볼 수 있고, 권총탄에 비해 유효사거리나 관통력도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성능은 아래 동영상에...

9분 38초부터 보시면 되는데요. 첫 5발은 초음속탄, 몇 마디 한 다음 쏘는 5발은 아음속탄입니다.



<노리쇠 작동음 + 트리거 리셋보다 작은 총성...ㄷㄷㄷ>


여담으로 저도 군 시절 소음기를 써 본 적이 있습니다.

연대에서 쓰는 실거리 사격장의 옆 쪽은 채석장, 그리고 다른 쪽에는 주택단지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사격하러 가면 소음기를 나눠주더라구요. 민원이라도 들어왔는지...


아무튼 병기관이 사격 전에 "이거 끼우면 푸슛푸슛 할거다." 라고 말하면서 병력들한테 나눠줬는데

정작 사로에서 나던 소리는 평소의 총성보다 약간 덜 큰 "똬앙!!!" 소리여서 당시 병들이 어이없어 했었죠.


20120324082824437.jpg
<문제의 소음기... M16A1용도 있었습니다.>


긴 글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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