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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일상적으로 이 단어는 터무니없고, 무의미한 이야기라는 뜻으로 쓰인다.
요즘 들어 한국 언론에도 이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오로지 비난의 의도로 사용된다.
아무 근거도 없고, 위험한 주장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우파에 의해 대표적인 음모론 살포 매체라고 불리는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에 대한 기사를 보면
평소 우리가 음모론을 이해하는 방식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언론, 크리스천투데이에서는 나꼼수가 거짓으로 밝혀진 의혹에 대해 아무 사과도 없다며 그들의 태도를 비판한다.
경향신문의 한 기사를 보면, 나꼼수가 몸담고 있는 진보 진영마저 흔드는 이야기를 나꼼수 스스로 하고 있다며 비판하는 유명 인사의 언급이 드러난다.
그리고 모든 공론을 의심하며 무차별적으로 창작되고 있다는 뜻으로 음모론이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하지만 우리에게 더 의미심장하게 포착됐던 분석이 있다.
음모론이 활성화되는 사회는 분명 언론이 막혀 있거나 정보가 소명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의 분석이었다.
우리는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는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하지만 아직도 대중이 다가갈 수 없는 영역이 있고 그 영역에 속하는 정보는 차단돼있다.
이런 현실에서 한 국가의 정부가 많은 음모론 이야기에서 음모의 배후로 등장하는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국내 또 다른 음모론 살포 집단 ‘타진요’의 대상도 이제는 타블로뿐만 아니라, 검찰 등의 국가 기관으로 외연이 좀 더 넓어졌다.
물론 우리 중에는 타블로가 엄청난 권력과 결탁한 인물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 역시도 그렇다. 검찰이 숨기는 정보도 전혀 없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타진요의 새로운 의혹의 대상이 되었으며, 아주 만만하고 흔하게 음모의 주체가 되는 집단,
정부라는 권력집단을 타진요 현상에서 포착할 수 있다.
더 세계적인 것으로 연상을 해보자. 클래식 음악 애호가는 의혹에 둘러싸인 모차르트의 죽음을 떠올릴 수 있다.
팝 애호가는 아마 존 레넌, 그를 저격한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이 번뜩 생각날 것이다.
물론 커트 코베인도 빼놓을 수 없다.
만약 이런 미스테리한 사건들에 관심을 가지고 더 파고 들어갔다면
거의 모든 사건의 배후에 등장하는 음모의 세력, 프리메이슨이나 CIA도 생각날 수 있다.
이뿐일까? 심심할 때 구글링만 해봐도 우리는 신화만큼이나 엄청나게 방대한 양의 음모론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그 이야기들은 실로 다양하고, 웅장하며, 심지어 설득력도 있다.
어쩌면 우리 언론에서 쓰고 있는 ‘음모론’은 아주 국한된 뜻으로 사용되고 있을지 모른다.
오랫동안 플라톤에 의해 신화가 그저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전락했던 것처럼 말이다.
최근 많은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신화처럼, 음모론도 그만한 지위를 부여해줄 수는 없을까?
우리가 바라는 대로 원활하게 논의를 이끌어가기 위해 몇 가지 간단한 음모론을 소개하겠다.
하나는 아주 유명한 미국드라마, ‘엑스파일’에 등장하는 음모론이다. ‘역공학’이라는 요상한 이름으로 불린다.
역공학 음모론은 1947년쯤부터 발생되기 시작했다. 이 해에는 음모론 역사에 획을 긋는 사건이 하나 발생한 해이기도 하다.
‘로즈웰 UFO 추락사건’이 바로 그 사건이다. 이 사건은 확실히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말 그대로 미확인 비행 물체가 로즈웰에 떨어진 것은 맞다.
외계인의 비행체일지는 모르나 대중에게 확인되지 않은 물체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사람들은 이 사실을 토대로 이 물체가 외계인 기술을 알 수 있는 단초가 된다는 이야기를 했고,
이런 물체를 미 정부가 수거하여 그 기계를 역으로 뜯어보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기술을 축적했다고 설명한다.
외계인과 지구의 지도층들이 모종의 계약을 맺어 지구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는 대가로 그들의 기술력을 얻어온다는 식의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20세기는 그 전 시대와 비교했을 때, 기술의 비약적인 진보를 일궈낸 시대다.
기술의 빠른 진화 그 자체를 의아하게 여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음모론을 믿을 여지가 있다.
또 다른 유형의 음모론으로는 유명인의 암살 사건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앞에서 언급했던 많은 암살사건들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그중 대표적으로 존.F.케네디의 암살 사건이 있겠다.
리 하비 오스왈드가 저격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많은 증거가 은폐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인의 73%는 여전히 대통령이 음모의 희생자라고 믿고 있다. 이런 불신의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의미심장한 말만 계속 늘어놓던 용의자 오스왈드 역시 암살됐고, 총상을 알 수 있는 케네디의 뇌가 사라졌다.
오스왈드가 단독으로 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발표는 정말 믿기 힘든 것이 됐다.
많은 이야기들의 배후에는 단연 이 단체가 단골로 꼽힌다. 프리메이슨.
로마 가톨릭과 대립하며 세계의 지도층이 다수 가입되어 있다는 이 단체는 세계 제패를 노리는 단체로 잘 알려져 있다.
막강한 정보력과 금력을 가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금도 세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도 추측된다.
이런 음모론들은 충분히 신화를 해석하는 방법론에 의해 해석될 수 있다. 먼저 프로이트가 하듯이 해보자.
프로이트는 인간이 무의식으로 인식과 반응을 하는 존재라고 주장했다. 음모론은 노골적으로 막강한 권력의 음모를 상상한다.
하지만 그 권력 집단의 실체는 여태까지 한 번도 드러나지 않았다. 이 점이 음모론을 음모론으로 남아 있게 하는 점이다.
실체도 없는 권력 집단은 사실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이론으로 음모론을 살펴본다면 이 이야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가능하다.
음모론자들이 상상하는 비밀 집단은 여러 매체를 통해 그들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공교육현장에서도 그들의 음모는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한낱 음모론에만 국한되는 이야기인가?
많은 사회학자, 특히 프랑스의 학자들은 끊임없이 미디어의 세뇌를 조심하자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광고를 통해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권력을 행사한다고 볼 수 있으며, 국가의 이데올로기는 학교에서 끊임없이 교육, 혹은 세뇌된다.
우리나라만 봐도 광고의 영향력은 지대한 것을 알 수 있다. 간접 광고에 의해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의상은 ‘완판’이 된다.
또한 한국 정부가 수립된 이래로 지속적으로 교육된 반공 이데올로기는 국민이 공산주의에 대해 전혀 논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게 했다.
즉, 인간의 사유를 몽땅 빼앗아 가버리는 권력은 분명히 실재한다.
그 권력의 주체를 음모론자들은 프리메이슨이니, 일루미나티니 하는 집단으로 설정할 뿐이다.
이렇게 보면 인간이 자신들을 노리는 권력을 무의식적으로 감각하며, 음모론을 양산함으로써 그 인식을 표출한다고 볼 수 있다.
프로이트적 음모론 해석은 또 다른 방식으로 가해질 수 있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인간은 욕망하는 존재다.
권력은 욕망을 충족시키는 훌륭한 수단이다. 이에 따라 인간 무의식은 권력도 욕망한다.
어쩌면 음모론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이런 욕망을 가상의 권력 집단에 투사하는 방식으로 충족하고 있는지 모른다.
언뜻 드러나는 음모 집단의 피해자는 음모론자를 비롯한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동시에 가해하며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 또한 음모론자일 수 있다.
프로이트가 밝힌 욕망은 성욕을 바탕으로 하는데, 프리메이슨의 심볼도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보면 새롭게 보일 수 있다.
이 심볼은 남성적 권력을 상징하는 것으로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융의 관점으로도 음모론은 새롭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융은 신화에 집단 무의식이 표출돼 있다고 이해함으로써 여러 지역에서 동일한 구조의 이야기가 발생되는 현상을 설명해냈다.
음모론에도 다른 이야기와 동일한 구조를 가진 이야기가 있다.
프리메이슨은 16~17세기 석공 길드에 기원을 둔다고 말해지지만, 그들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많다.
더 오래 전 비밀 결사단인 성당 기사단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하게 포착할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우주가 7번째 우주인데, 프리메이슨은 첫 번째부터 있었던 집단이라는 것이다.
이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많은 신화들과 유사한 세계 이해를 볼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깔리 유가로, 우리 시대 앞에는 세 번의 시대가 더 있었다는 인도 신화는 이 이야기와 비슷해 보인다.
인간의 무의식은 시대를 초월하여 동일한 이야기 구조를 공유하고 있을지 모른다.
더 나아가 융은 아니마와 아니무스 개념의 창안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시도했다.
음모 집단은 두 파벌로 갈라져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신세계질서(New World Order)를 꾀하는 집단은 세계의 안정 및 유지를 꾀하는 부자 집단과 세계의 불안과 전쟁을 조장하는 세력이 있다.
이 두 파벌의 지속적인 대립은 세계 경제 및 정치를 좌우하며 때로는 전쟁을 일으키는 원동력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두 파벌은 하나의 집단에 속해 있다. 하나의 집단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인간을 그런 집단에 비유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유지를 꾀하는 여성성, 그리고 공격적인 남성성을 가진 융의 인간상은 이 이야기에서 거대한 하나의 세계로 말해지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브루스 링컨의 이론도 역시 끌어다 쓸 수 있다.
영화 ‘다빈치 코드’에 등장하는 음모론은 실제로 유통되고 있고, 여전히 계속되는 이야기로서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다.
로마 가톨릭 사제들과 상대적으로 약자인 성당 기사단, 다른 이름으로 시온 수도회의 대립은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가톨릭 사제들은 끊임없이 이 소수자들을 박해한다. 그러나 그에 굴하지 않고 성당 기사단의 저항은 계속된다.
가톨릭 사제들은 권력의 정점에서 많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단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에 저항하는 성당 기사단은 바로 우리, 대중일 수 있다.
‘다빈치 코드’의 끝 장면에서 성당 기사단은 권력을 점유하고 있는 사제들과 다르게 평범한 사람들의 옷을 입고 등장한다.
이는 지속적으로 작용하는 종교 권력과 이에 저항하는 대중들의 이야기로서도 충분히 풀이할 수 있다.
다빈치 코드에 드러나는 기독교 음모론은 예수와 관련된 신화와 교묘히 닿아 있다.
신화와 음모론, 어떻게 같이 놓을 수 있을까? 신화와 영화 식으로 신화적 소재와 구조를 이야기로 만드는 하나의 컨텐츠로 봐야 할까?
아니면 신화와 같은 하나의 이야기 장르일까? 우리는 이 둘을 가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우선 신화적 소재를 끌어와 창작되는 음모론이 있다. 신화 소재는 거의 모든 음모 집단의 표식에 등장한다.
일예로, 프리메이슨 표식은 호루스의 눈을 차용한다. 이는 이집트 신화의 영향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에 와서 신화의 기능을 하며 신화 구조와 비슷한 음모론도 있다.
때문에 음모론에는 신화적 소재를 차용하는 이야기도 있고, 신화의 기능 및 구조와 비슷한 음모론도 있다고 판단된다.
우선 신화와 음모론의 공통점을 살펴보자. 음모론은 충격적이고 이해가 힘든 현상을 설명하려는 기능을 한다.
이 기능은 신화도 담당했다. 고대인들이 이해하기 힘들었던 현상 중 지진이 있다.
때문에 고대 게르만 인들은 로키가 형벌로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땅이 흔들려 지진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했다.
마찬가지로 음모론 역시 이해가 힘든 현상을 설명한다. 유명인의 죽음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은 항상 이해하기에 불충분하다.
이는 단순히 그 사람에 대한 대중의 사랑 때문일 수 있으나, 석연치 않은 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케네디 사건만 봐도 뇌의 도난과 오스왈드의 암살 등, 석연치 않은 점을 메우려는 시도는 음모론자에 의해 계속됐다.
음모론자들은 이 사건의 배후로 CIA, 군산복합체, 마피아, 쿠바 등을 지목한다.
또한 인류가 과학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온 현상도 어떤 이들에게는 역공학에 의해서만 설명될 수 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이야기들의 발생은 제한되는 정보에 의해서 일어난다고도 할 수 있다.
신화는 자연에 의해서 과학적 사실들의 탐구가 제한되기 때문에, 음모론은 각국 정부들에 의해 사건의 정보들이 제한되기 때문에 발생된다.
음모론은 신화처럼 그 사회의 권력 구조를 단순화시켜 드러내기도 한다.
인도의 쁘루샤 찬가에서는 쁘루샤라는 신으로부터 세계가 구성되는데, 이때 인간의 계급 역시 분화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는 이처럼 단순한 이야기로 권력 구조를 설명한다.
역사가들은 이 계급 구조는 아리안 족과 선주민들의 복잡한 대립에 의해 형성됐을 것이라고 한다.
음모론도 단순히 음모 집단 대 대중이라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음모 집단들은 다양한 매체로 대중을 세뇌시키고 있다며 세뇌의 주체가 현실에 실재하는 많은 기업이나 정부가 아닌 하나의 단체로 규정된다.
신화에 고대의 사회상이 드러나듯, 음모론에도 사회 분위기가 담긴다.
엑스파일에서 멀더와 스컬리의 대화 장면은 이 시대의 인간이 기술이나 자본보다 더 무가치한 것으로 취급되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많은 음모론에서 자신들의 이익 때문에 암살이나, 테러 등을 자행하는 집단들의 모습이 보인다.
게르만 신화에도 고대 게르만인의 용맹한(혹은 용맹함을 조장하는) 모습과 척박한 환경 때문에 생존조차 힘든 사회상이 담기듯 말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대해 많은 근거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신화는 성스러운 이야기로 가타부타 논해질 대상이 아니다.
가장 훌륭한 설명 방법은 음모론에도 하나 있다.
“훌륭한 음모는 실수하지 않는 한 흔적과 증거를 잘 남기지 않는다.”
음모론자들은 그들의 믿음을 시험하는 도전에 대해, 자신들은 실수만을 포착하기 때문에 자세한 정황은 잘 모른다고 대답할 수 있다.
결정적으로 음모론과 신화 모두 종교와 관련돼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신화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음모론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는 의문은 당연히 들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언급할 것은 라엘리안과 싸이언톨로지다.
인간을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외계인 엘로힘의 DNA 합성을 통하여 실험실에서 과학적으로 창조되었다는 이야기는
라엘리안의 핵심적인 교리다.
물론 라엘리안의 교리는 대부분 기독교에서 차용한 것으로 보이나, 외계인이라는 소재는 음모론에서밖에 차용할 수 없는 것이다.
싸이언톨로지는 인간에겐 모두 "테탄(thetan)"이란 외계 영혼이 붙어있다고 주장하는데,
이 역시 음모론 이야기의 단골 소재인 외계인을 차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공통점도 있지만, 물론 신화와 음모론은 극명한 차이가 있다. 신화는 인간의 상상으로부터 출발한다.
모든 기원 신화가 그러하듯이. 그러나 음모론은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영화 ‘컨스피러시’에는 음모론의 발생 과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나온다.
우선 음모론자는 3년 반 동안 여섯 번의 대지진이 일어난 사실과, 그때마다 우주선을 띄웠다는 사실을 포착한다.
그리고 이 두 사건들의 관련을 확신한 뒤 음모를 상상해 낸다.
즉, 신화는 오로지 인간의 상상에 의해 시작되지만, 음모론은 사실을 그 출발점으로 한다.
이 때문에 음모론은 신화와 구별되는 점을 한 가지 더 갖는다.
신화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일어나는 사건들의 이야기라면, 음모론은 특정한 시공간적 배경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그 배후를 다룬다.
그리고 절망적이지만 음모론 이야기에서 모든 사건의 배후는 악의적인 집단뿐이다.
프리메이슨, 음모론 속 미 정부는 모두 세계 지배나 비밀의 수호를 목적으로 대중을 세뇌하고 심지어 암살하는 집단이다.
이는 인간에게 호의적인 신을 다루기도 하는 신화와는 매우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감히 처음 시도된 것이라고 자랑할 수 있는 이 음모론 이해는 결국 하나의 결론을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음모론 역시 인간의 상상력, 신화적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프리메이슨에 관한 이야기를 다시 조금만이라도 보면 금방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7번째 우주에까지 질기게 존재해온 프리메이슨을 상상해낸다.
마치 고대인들처럼 이런 엄청난 상상력은 방대한 이야기를 지금도 만들어내고 있다.
음모론은 내용도 스펙타클하고 양도 스펙타클한 것이다.
현대인들은 과학적인 것, 확실한 것을 믿지만 그런 것들과 대척점에 있는 것 같아 보이는 이야기를 아직도 상상할 수 있다.
사실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그 상상력이 드러나나, 일반적으로 이것의 작자는 알려져 있으며 창작자는 허구를 만들어내는 것을 자각한다.
그러나 음모론은 작자 미상이며, 접하는 사람에게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믿음을 불러일으킬 의도와 요소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소설 같은 컨텐츠와는 다르다.
즉, 소설과 영화 등과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신화적 상상력이 흘러나오며, 현대만의 특징적인 또 하나의 장이라고 음모론을 이해할 수 있다.
무어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미스테리 게시판이 어디 쓸모 있는 게시판이냐는 의문을 다소간 풀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