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다음카페(하드론)님 -
오늘은 집에 가서 쉬어라. 그리고 내가 내일 오전에 데리러 가겠다."
"알았어요."
나는 왠지 설레기도 하면서 두렵기도 한 묘한 기분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
오피스텔에 도착하자 무거운 피로감이 몰려왔다.
며칠 동안 비워 둔 집이라 낯선 냄새까지 나는 듯 했다.
나는 취직을 핑계로 부모와 떨어져 산다.
취직이라고 해봤자 배운게 없고 얼굴로 먹고 살다보니 직업이 다 거기서 거기였다.
술집 써빙, 나이트 클럽 웨이터, 호스트빠....
그나마 내세울만한 직업은 역시 바텐더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일을 할 만하면 여자들이 달라붙어 제대로 한 우물을 팔 수가 없었다.
모든 용돈이나 경비를 여자들이 대주니, 힘들게 일을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 것들은 자꾸 나를 나태하게 만들었고, 술과 여자에 찌들게 만들었다.
나를 잡으려고 일부러 임신한 여자들도 있었다.
그 때마다 나는 계속 만나준다는 조건으로 중절수술을 권했고, 그 수술이 끝나면 가혹하게 차 버렸다.
사람들은 나를 쓰레기라고 부를 것이다.
그렇다. 나는 쓰레기에 가깝다.
그런데 아직도 여자들은 겉모습이 멋진 상자에 담긴 나 같은 쓰레기를 좋아한다.
어떤 이는 멋진 상자의 모습에 반해 다가와서는 그 속을 열어보고 쓰레기라는 것을 알면 도망하고,
어떤 이는 담겨 있는 것이 쓰레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멋진 상자에 반해 그 안의 쓰레기까지 좋아한다.
내 주위에 모인 여자들이 예쁜 나비떼인지, 아니면 더러운 파리떼인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들이 귀찮고 힘들게 느껴진다.
내가 사고 난 것도 알고보면 나이트에서 꼬신 년이 내 음주운전을 막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이 있는 년이라면 그럴 수가 없다.
우라질 년.....
집이 너무 조용했다.
나는 리모콘을 들어 TV를 켰다.
늘 보는 스포츠 채널에서 야구 중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입고 있는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기를 틀고, 샤워기 옆에 있는 세면대 위의 거울을 바라보며 물이 뜨거워지기를 기다렸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가관이었다.
그러고보니 3일 만에 처음으로 보는 내 얼굴 같았다.
오른쪽 이마의 반창고는 간신히 꿰맨 자국을 감추고 있었고, 왼쪽 광대뼈는 아직도 큼지막한 멍자국으로 덮여 있었다.
아랫입술도 살짝 찢어져 핏기가 보였고, 눈 밑의 검 푸른 다크써클은 오랜 시간동안 내가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했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이마의 반창고를 떼어냈다.
샤워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젠장....
그 만신창이가 된 얼굴에 꿰맨 자국까지 드러나자, 내 얼굴은 거의 프랑켄슈타인처럼 보였다.
"헐...신발. 당분간 여자 만나기는 글렀군."
나는 세면대에 차가운 물을 채웠다.
정신을 차리고 싶었다.
물이 어느 정도 차자 나는 그 곳에 얼굴을 담갔다.
숨을 참으면서 온갖 잡념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었다.
꿰맨 상처 속으로 물이 침투하는지 가끔씩 따끔거렸다.
30여초가 지났을까?
"푸우~~"
나는 고개를 들어 폐 속에 쌓인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를 내뱉았다.
어느 새 샤워기에서 나오는 증기가 세면대 위의 거울에 안착했다.
뿌옇게 흐려진 저 거울 건너 편에 못난 내 얼굴이 있다.
차라리 이런 내 얼굴은 안 보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나는 잠시 허탈한 쓴 웃음을 짓고는 왼손을 들어 거울을 한 번 문질렀다.
닦이지 않는다.
다시 문질렀다.
그래도 닦이지 않는다.
갑자기 심장이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팔다리가 후들거렸다.
나는 미친 듯이 두 손으로 거울을 문질렀다.
그제서야 거울이 왜 닦이지 않는지 알 수 있었다.
이건 안개다.
그런데 샤워기의 증기가 만든 안개가 아니다.
공기 중의 그 물방울은 소름끼치도록 차가웠다.
그리고 조금씩 거울 속의 뿌연 안개가 엷어지더니, 그 속에서 연쇄살인마 같은 그 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나는 거울을 문지르던 두 손을 거울로부터 서서히 떼어냈다.
10개의 모든 손가락이 경기를 일으키며 떨리는 것이 눈에 보였다.
손가락 사이로 거울 속의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 녀석이 보였다.
그리고 나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려는지 자신의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하였다.
"강아지......"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욕설과 함께 나는 허공에 떠 있는 내 두 손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그 놈을 향해 괴성을 지르며, 오른 주먹을 날렸다.
"강아지야!!!!!!!!!!"
강력한 파열음과 함께 거울은 자신의 몸을 수 십조각으로 나누었다.
"죽여버리겠어!! 이 강아지!!"
나는 잘게 쪼개진 거울 위로 연속적으로 주먹을 날렸다.
"신발 놈!!! 널 꼭 찾아내서 죽여버리겠어!!
내 무서워할 줄 알아? 이 강아지야!!!"
나는 울부짖음에 가까운 욕설을 날리며, 주먹질을 멈추지 않았다.
어느새 거울의 중앙부에 모인 핏물들이 주욱 흘러내리며, 세면대 속의 물에 빨간 색을 입히기 시작했다.
"이 강아지...신발 놈..."
주먹질을 멈추자 손이 아려왔다.
나는 분쇄된 거울에 머리를 박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와 동시에 콧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작은 방울이 핏물 위로 떨어졌다.
세면대 속의 작은 거울 파편들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붉은색의 광택을 내뿜고 있었다.
"니 놈이 어떤 놈인지 반드시 찾아내겠어....."
나의 속삭이는 듯한 굳은 다짐의 말은 거실의 TV소리보다 작게 들렸다.
"너 손 왜 그래?"
붕대를 감고 있는 내 오른손을 본 박형사가 물었다.
"어제 그 자식이 나타나서 신나게 두들겨 패 줬어요."
"이젠 귀신하고 싸울 정도군. 내공이 장난 아니네...허허.."
"웃지 마세요."
나의 진지한 부탁에 박형사는 재빨리 입을 닫았다.
박형사는 뒷좌석에 앉아 있는 나에게 운전하고 있는 형사 한 명을 소개했다.
"아참, 김나연이 사체 찾으러 오갈 때 봤지? 강형사라고 우리 강력팀 최고 몸짱이지."
운전을 하고 있는 그는 전방을 주시한 채 잠시 오른손을 들어 나에게 인사를 했다.
"그런데 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
"..........."
박형사는 잠시 말을 아꼈다.
"지금 어디 가냐니까요?"
"내가 아는 무당에게 가는거야."
"뭐요?"
"니가 힘들겠지만 귀신을 불러낼거야."
나는 순간 허탈감이 밀려왔다.
"젠장....필요하다는 게 이거였어요? 귀신 좇아다니면서 수사하는게 아니고?"
"니 주변에서 죽은 사람이 몇 명인 줄 알아? 좋든 싫든 넌 지금 사건의 중심에 있어.
힘들더라도 협조해야 돼.
게다가 넌 우리가 조사하는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귀신을 둘이나 봤어.
그것들을 불러내서 정보를 알아낼거야. 만일 안되면 몸으로 뛰어야지."
"후......알았어요."
"그리고 김나연이....국과수에서 연락왔는데 살해되었대..."
"맞잖아요. 내가 살인이라고....."
"직접적인 사인은 교살이야. 그런데 혈액에서 염산페치딘이 극소량 검출되었어."
"염산페치딘? 그게 뭐예요?"
"주로 말기 암환자에게 투여하는 강력한 진통제야.
그런데 중독성이 필로폰보다 서너배나 강해서 병원에서도 관리를 철저히 하는 약품이지.
그런데 어떻게 그게 김나연 몸에서 발견되었느냐가 문제야.
아마 김나연도 우리가 조사하는 마약조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거야."
이 순간 나는 더 궁금한 것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만나러가는 무당은 누구예요?"
"옛날에 우리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고, 사건을 하나 해결해준 무당이야."
"그 사건이 뭔데요?"
박형사는 잠시 전방을 주시한 채 뭔가 생각을 정리하는 듯 말을 아꼈다.
그리고 잠시 후 긴 얘기를 꺼냈다.
"3년 전에 반지하 방에서 화재가 발생했어.
그리고 2구의 어린이 시체가 발견되었지.
처음엔 단순 실화로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어.
소방관 얘기로는 처음에 출동했을 때 문이 밖에서 잠겨 있었다고 했어.
잠근 사람은 두 아이의 엄마였어.
그 여자는 남편과 사별하고 식당일을 나가면서 5살과 7살 난 두 아이와 함께 어렵게 살고 있었지.
우리는 사고사가 아닌 타살로 가닥을 잡고 유력한 용의자로 엄마를 지목했지.
아이의 엄마는 거의 반실성한 상태였어. 물론 범행도 급구 부인했고...
아이들이 죽은 슬픔도 감당하기 힘든데 자신을 범인으로 몰다니 너무나도 원통하고 억울하다는거야.
왜 문을 걸어 잠궜냐는 질문에... 평소 집 앞의 도로에 아이들이 뛰쳐나와 놀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때는 잠깐씩 잠그고 간다고 하더군.
요리조리 우리의 심문을 피해가는 것 같았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어.
두 아이의 혈액에서 청산염이 발견된거야."
"청산염..?"
"청산가리 말야."
"아니 어떻게 엄마가 그럴 수 있죠?"
"생활고를 비관했을 수도 있지.
생활고를 비관해서 아이들을 살해하고 불을 질렀다고 볼 수밖에 없었어.
죄가 인정되면 아무리 정상참작이 된다고 해도 이건 최소 무기징역감이야.
하여튼 우리는 엄마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계속 심문했지.
그것도 모자라 유력한 용의자라는 이유로 구속수사를 했어.
그런데 말야...."
박형사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그리고는 깊게 담배 연기를 한 모금 빨더니 말을 이었다.
"재판이 있기 며칠 전 그 여자가 유치장에서 목을 매 자살한거야.
마치 결백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그래서요?"
"사건은 그걸로 종료된거지.
그런데 그 여자가 죽었던 그날 밤 너무나 찝찝한 생각이 들더라구.
그 여자가 범인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말야.
그래서 나는 사건 현장에 다시 갔지.
뭘 얻기 위해서 간 것도 아닌데 그냥 가봐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거기서 한 남자가 멍하니 불탄 그 집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더니 나에게 다가와 뭐라 그러는거야.
아이들의 불장난이 큰 화를 불렀다는군.
내가 무슨 말이냐고 물으니까, 아이들이 성냥으로 불장난을 하다가 죽었다는거야.
그리고 이 아이의 엄마도 억울함을 이기지 못해 목매 자살했다는 거야.
난 온몸에 섬뜩한 소름이 돋았지.
그리고 다음에 이어지는 무당의 말이 나를 더 소름돋게 만들었지."
멍하니 형사의 이야기에 빠져 든 나는 침을 삼키지 않을 수 없었다.
"뭐...뭐가요?"
"아직도 이 집에 셋이서 살고 있대..."
마치 그 곳에 내가 있었던 것처럼 소름이 쫘악 돋았다.
"그...그 남자가 바로 형사님이 말한 무당이군요."
"그래."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난 망자의 억울함이라도 풀어주려는 심정으로 국과수에 재부검을 의뢰했지.
재부검 결과 역시나 혈액에서 청산염이 발견되었어.
그런데 말야.
이상한 건 아이들의 폐와 혈액에서는 청산염이 발견되는데 정작 위와 장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는거야."
"그럼 먹은게 아니라 코로 들이마신 거예요?"
"우리도 그 여자가 죽기 전에 국과수 부검 결과에 의아한 점이 하나 있었어.
아이들의 직접사인은 질식사였고, 폐에서 연기가 검출되었다는 거야."
"그게 어때서요?"
"폐에서 연기가 발견되면 불 타오르는 동안 살아있었다는거야.
호흡을 하고 있었을테니까.
보통 살해 후 방화를 하면 숨을 쉬지 않기 때문에 폐에서 연기가 검출이 안돼.
그렇다고 단지 이런 점 때문에 여자를 풀어줄 수가 없었지.
타살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형사들은 물고 늘어지니까
그런데 엉뚱하게도 재부검 결과 폐에서 청산염이 발견되었다는거야.
청산가리를 들이마시게 한다? 그게 가능할까?
또 죽이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 굳이 왜 이렇게 어려운 방법을 선택했을까?
그렇게 하더라도 아이들은 바로 죽었을텐데, 폐에서 발견된 연기는 도대체 뭐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어.
그래서 난 다시 그 무당을 찾아갔어.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지.
그런데 그 무당이 그러더라구. 그 집을 다시 불태우라고...그 혼령들이 원한다고...
불타버린 집을 또 태우라니 그게 도대체 뭔소린지...."
박형사는 담배에 붙은 재가 떨어지지 않고 길게 목숨을 연명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 담뱃재는 작은 움직임에도 떨어져 나갈 듯 아슬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찰서로 돌아오는 중에 난 불현 듯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어.
그래서 국과수에 사건 현장에 남은 여러 물질들의 발화실험을 요청하고 성분검사를 의뢰했지.
그런데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나오더라구."
"뭐가 말예요?"
"젠장............그 집 바닥재 발화 실험을 했는데 연기 속에서 청산염이 검출된거야."
"이럴 수가...바닥재 성분이 타면서 나온거예요?"
"형사들은 모두 할 말을 잃었지.
불법을 저지른 건 아니지만 우리는 멀쩡한 목숨을 덤으로 하나 죽인거야."
그제서야 박형사는 길게 늘어진 담뱃재를 털어냈다.
"그게 폐로 들어간거야. 그리고 혈액에서 돌아다녔고.
그래서 위와 장에서는 발견이 안 되었던거지.
우리는 사죄의 마음으로 그 영혼들의 안식을 비는 제를 간단히 지내줬어."
"그렇군요....."
"그 뒤로 나는 그 무당과 친분을 유지했고, 그 무당은 몇 개의 사건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었지."
"그렇다면 이번 사건도 그 무당한테 부탁하면 되잖아요."
"사건을 해결하러 다닐 때마다 원혼들이 자꾸 자기 몸에 붙어서 못살겠다는거야.
수명이 짧아져서 죽을 것 같대. 그래서 1년 전부터는 말도 못 꺼내게 했어."
어느 새 우리는 도심 외곽을 달리고 있었다.
도로도 점점 좁아져 편도 1차선을 내달리고 있었다.
눈 앞에 뒤쪽에 산과 앞쪽에 작은 계곡을 끼고 있는 집이 눈에 들어왔다.
불교의 만자(卍字)가 보이는 걸로 봐서 우리가 만나야 할 무당의 집인 것 같았다.
보통 잘 나가는 무당들은 예약을 하고 가야된다는데 이 무당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무당의 것으로 보이는 소형 승용차와 우리의 차량만이 앞마당에 추차되어 있는 유일한 차량이었다.
인기척을 보인 후 우리는 안으로 들어섰다.
무당의 집이라고 보기에는 집 안의 치장이 너무나 차분했다.
그리고 향 연기 속에 담배 연기 냄새가 배어나왔다.
사극의 대감집에서나 볼 수 있는 기품있는 병풍을 등 뒤에 두르고, 왜소한 체격의 한 남자가 생활 한복을 입은 채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 사람이 무당인가 싶을 정도로 그는 꾸밈이라는게 거의 없었다.
게다가 나를 더욱 당황하게 만든 것은 사람이 들어왔음에도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연신 담배질을 하며 책을 탐닉하고 있다는 것이다.
"형님. 저 왔습니다."
박형사의 인삿말은 그와 저 무당이 얼마나 가까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박형사의 인사에도 무당은 고개를 들지 않고 대답했다.
"내가 오지 말라고 했지. 날 죽일 셈이냐?
짭새놈들이 얼마나 모진 원혼들을 몰고 다니는 줄 알아?"
이 말에 박형사는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큰 사건입니다.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어요.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그제서야 그는 고개를 들었다.
이마와 입 주변에 깊게 파인 주름만이 그의 나이를 짐작하게 할 뿐이었다.
많은 주름살에 걸맞지 않은 백옥같은 피부를 가졌고, 미간에 작은 점이 박혀 있었으며, 몇 년을 길렀는지 모르는 긴 수염을 달고 있었다.
그는 박형사의 얼굴을 한 번 확인하더니 박형사의 뒤에 서 있는 나를 한참 동안 말없이 응시했다.
너무나도 멋쩍은 상황에 나도 그를 뚫어져라 바라 보았다.
이 어색한 침묵의 시간을 멈춘 것은 무당의 욕설섞인 말이었다.
"우라질 놈. 이번엔 원혼들을 떼거지로 몰고 왔구나...."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