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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써보는 글
게시물ID : military_280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맑은소리
추천 : 11
조회수 : 48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8/04 14:47:22
오늘가입한 뉴비입니다 ㅋㅋ
11년도 12월달에 입대했는데
그때 부모님손 꼭잡고 102보충대로 입대하던게 엊그제같은데 벌써 병장이 되었습니다.
제 지나간 추억들도 써보고싶고..
전역해서 제 추억들을 다시 보고싶어서 여기에 글을 써봅니다.

어머님이 눈물이 많으셔서 집출발할때도 
따라오지못하시고 울면서 배웅해주셨는데 마지막으로 엄마한테 건강히다녀온다고 얘기하고
신발끈묶는데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라구요
끝까지 울지않을려고 억지로차타고 엄마얼굴 마지막으로 한번도 못보고
그냥 차에타버렸습니다..

한겨울이라그런지 강원도의추위는 처음이라그런지..
긴장때문에 그런지도 모른채 102보충대 도착하니
사람이 꽉꽉차있었습니다.

군악대연주끝나고.. 뭐 부모님께 할말있는 장병들이 앞에나가서
큰절하고 이야기하고 하는데 그냥 무표정으로 쳐다보고있었습니다..
걱정반 긴장반으로..

행사가 모두끝나고 이제 부모님하고 마지막인사를하는데
아빠가 편지를하나주시더군요
차마열어보지못하고 너무 울컥해서 그냥들어가버렸습니다.

부모님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그 사각지대에 들어서는순간
분대장들의 고함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빨리뛰어 뭐하냐 놀러왔냐.. 모자안벗어 이새끼야 등등
아 내가살던세상이아니구나 이제 적응해야지

하면서 102보충대 3일동안 기름때코팅된 식판에다가 밥먹고
밥도 참 볼만합니다.
맛김한장 깍두기2조각 두부튀김 2조각 그냥 무 2조각만떠다니는 국
한입먹을때마다 입술에 기름이 묻어서 떨어지질않습니다.

밥다먹고 생활관에들어가면 통성명도안한 사람들끼리
그냥 고개만숙이고 있습니다.

그때 들립니다
전투복받으러가야되니깐 다준비해서 열맞춰서 서있으라고합니다.
추운날씨에 밖에나가서 서있으니
어떤 비닐하우스같은데로 데리고갑니다.

분위기가 완전 시장통입니다.
같은 장병들로보이는 사람들이 전투복 사이즈를 외치는데
평소에 입던 사이즈대로 받으려고 가보니
없어요 딴데로가보세요
라고 합니다

한사이즈 더큰데로 가봐도
다른사이즈로가보라고하고
제 키가 175정도되는데 
결국 제손에받은건 185에 105사이즈 전투복입니다.

받고 다시 생활관으로오니 환복하라고 합니다.
입어보니 참 우스운꼴입니다.
허수아비같습니다.

분대장이 갑자기 들어오더니
이제 입고온 사제옷들은 택배로 집으로 보낼꺼라고합니다.
관물대 위에있던 박스에 다 넣으라고합니다.

편지지를 한장 주면서.

정성스럽게 포장하고 택배상자를 접고 그위에다가 편지지를놓고 편지를 써봅니다.

아.. 글씨가안써지네요..
왜이러지..
옆에한번 봅니다

저랑다 똑같습니다. 편지지에 얼굴묻어버린친구들이 한둘이아닙니다.
도저히못쓰겠지만 울먹임을참고 한줄한줄 써내려갑니다.

편지지 앞장을 꽉채우고도 할말이 많이남아
뒷면에다 줄줄이 써내려갑니다.

다채우고나서 빨리넣어버렸습니다.
울음이터질거같아서.

주위를둘러보니 제가제일 빨리쓴것같습니다.
아빠가 준 편지지 한번 읽어볼까?
생각해서 품안에 간직해둔 편지봉투 꺼냅니다

편지뜯는데 자꾸 눈물이납니다
원래 눈물이 좀 많긴한데 이정도까진아닌데..
편지지한번 못꺼내보고 다시 집어넣었습니다.

그런식으로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이제 자대배치를 추첨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써야할듯 ..
뭔가 아련하네요 쓰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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