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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에게 처음으로 싸 ㅇ 녀 ㄴ 이라 욕했네요(속으로)
게시물ID : menbung_596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라리아라레
추천 : 4
조회수 : 241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2/03/29 23:30:20
동생에게 2007년 즈음에 빌려줬던 캠코더(2001년 2월 구입)를 오늘에야 받았어요.
그간 돌려달라고 지속적으로 말했음에도 그 때마다 찾아본다고만 하고 소식이 없어 그간 이사다니다 잃어버렸나보다 포기하고 있었죠.
그런데 오늘 엄마 생신이라 만났는데 대뜸 주더라고요.

구입한 지 20년이 넘었고 동생도 빌렸던 초기에나 좀 쓰고  사용안했을테니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찍어놓은 테이프들은 재생되길 바랐습니다.

전원와 작동 자체는 잘 됐습니다.
음성은 출력 상태도 좋았고요.
그런데 영상이 뚝뚝 끊기고(노이즈는 그다지 없었어요) 테이프가 씹히기도 했어요.
TV에 연결해서도 봤는데 재생 상태는 마찬가지도라고요.  

뚝뚝 끊기는 영상이었지만 
 저희 아들의 아직 말도 트이니 않았던 두돌 즈음의 그 귀엽던 모습, 지금은 돌아가신 시어머님의  밝은 웃음소리, 지금의 제 나이였던 젊고 예쁨 엄마의 얼굴을 보니 감정이 복받쳐오르더군요.
그러면서 이제야 캠코더를 돌려준 동생이 너무 원망스러웠어요.

TV에 연결해 촬영한 영상을 재생하면 비디오 플레이어로 녹화하는 방식의 캠코더인데, 비디오 플레이어는 집에서 없앤지 오래에요. 
지금 컴퓨터에는 컴포지트 케이블 단자가 없어 캠코더 연결할 수 없고요. 설령 연결할 수 있다 해도 캠코더가 정상적이지 않으면 소용없겠죠. 
그 때 그 때 촬영한 영상들을 비디오테이프에 백업했어야 했는데...
빌려줄 때 이렇게 시간이 오래 지날 지 몰랐어요.

물건을 빌렸으면 말하지 않아도 빠른 시일 내로 돌려줘야 하는 게 아닌가요? 아니면 돌려달라 말했을 때라도 찾아서 돌려줬어야 하는 게 아닌가요? 그간 돌려달라 몇 번을 말했는지 몰라요. 

동생이 워낙 정리 정돈에 취약한지라 어디 뒀는데 못 찾나싶어 이사 다닐 때마다 말했고, 동생네 갔을 때도 여러 번 말했어요.

너무 속상해 카톡으로 혹시 집에 둔 게 아니라 어디 다른 곳에 둔거냐(그래서 돌려주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나는 의미)고 하면서 캠코더의 상태와 서운한 제 심정을 토로했어요. 고쳐달라, 보상하란 말은 일절 하지 않았어요. 그런 건 바라지도 않았고요. 

 그저 '내가 늦게 돌려주는 바람에 언니의 소중한 기록들이 망가지게 되어 너무 속상하겠다. 정말 미안하다.' 이 정도의 말을 하길 바랐어요.

그런데 '함부로 안두고 드레스룸에 뒀다. 처음에 조금 쓰고 안 썼다.  던지거나 그러지 않았다' 구구절절 변명만 하더라고요.

드레스룸에 있었으면 제가 자기네 집에 가서 달라고 했을 때  꺼내주면 됐을 일이잖아요. 이사할 때 빼놨다 돌려줘도 됐을 일이잖아요.

그랬더니 '가기전말했음 그때돌려줬을텐데 미리얘기함 잊어먹고 그냥보낸것뿐이지 주기싫거나 어디있는디 몰라 안준건아니야' (동생 말 그대로 가져옴) 라고 하더군요.
 
미리 얘기한 제가 잘못한 건가요? 
집이 너무 넓어 드레스룸까지 가는 데 한참 걸리는 것도 아닌데, 드레스룸이 대단히 커서 찾는데 시간이 한참 걸리는 것도 아닌데. 제가 말했을 때 바로 꺼내면 될 일이잖아요.

제가 육성으로든 속으로든 욕을 거의 안하는데(몇 몇 정치인들에겐 해요) 너무 어이 없고 화가 나 순간 속으로 'ㅆㄴ'이라 욕했네요.

캠코더 테이프에 저장된 영상들은 전문가에게 맡겨 디지털화할 생각이에요. 진짜 어디에도 없는 너무나 소중한 기억이니까요.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제가 무엇 때문에 상심했는지 모르는 동생. 
연 끊고 살 수는 없는지라...
그래도 당분간 연락도 안하고 카톡도 무시하려고요.  

그냥 얘한테는 뭐든 안 빌려주고 거래도 안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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