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 단톡방을 나갈까 말까. 내 사정을 사실대로 말하고 빠져나와도 될까. 쿨한척은 그만하자고 다짐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 평화를 깨버릴 용기가. 몰라 내가 힘든데 어쩔거야, 속 시원하게 끊어내련다. 하다가도 멈칫하게 되는 건 이 모임으로 인해 위안 받는 이가 있을까봐. 그걸 내가 깨버리는 걸까봐 걱정된다. 준비가 필요한거지. 아프지 않게 끊어내기 위한 궁리를 해보기로 한다.
- “처음에 널 봤을 때 너무 착해서 착한 척 하는줄 알았어. 그래서 여우같다고 생각했었어. 근데 오랜 시간 널 겪어보니, 너는 그냥 너였어. 그게 너의 모습인거야. 알고보니 내가 바라보는 너의 모습과, 그 네일숍 사장님이 바라보는 너의 모습이 같더라고. 신기해서 30분이나 네 얘기를 했어. ” 오늘 들은 이야기. 착하다는 이야기보다 너는 그냥 너야. 라는 말이 좋았다.
- 나는 사람을 좋아하면 한없이 좋아해서 그 사람이 살인을 저지른다고 해도 이해해줄 것 같아. 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끄덕였다. 나 역시 내 사람에게는 그렇기 때문이다. 사람에 대한 의심이 많아서 심하게 경계한다. 그것도 웃으면서, 잘 대해주면서 경계한다. 친하게 지내되 믿지는 않는 것이 내 특기다. 섬세한 누군가는 말한다. “넌 여전히 모르겠어. 일정 거리 이상은 좁혀지지가 않아. 더 다가가려고 해도 갈 수가 없어” 그래 이런 나여도, 계속 계속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생긴다. 진심이 느껴지는 사람들, 순수함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에게 빠지곤 하는데 그때부터는 충성이다.
- 어제의 나는 정말 별로였다. 나를 별로로 만든 요인은 무엇일까. 제일 큰 요인은 스트레스다. 요인을 없앨 수 있는 방안은? 없다. 그럼 줄여야 한다. 바람직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한다. 어제의 나를 되돌아보며 반성했다. 내 스트레스를 애꿎은 사람에게 전가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