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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과 "남혐", 혹은 "여성우월주의"는 다른 것입니다.
게시물ID : sisa_5939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강냉토끼
추천 : 4/4
조회수 : 92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5/05/22 16: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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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ㅇㅅ사태로 일부 몰지각한 여성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면서, 많은 분들이 한쪽 성을 매도하는 '남혐', 혹은 '여혐'을 비판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물론 '남혐'과 '여혐'은 비판받아 마땅하지요.
 
하지만 '남혐', 혹은 남자를 '여혐'으로 매도하는 현상이 '페미니즘'이라는 가치와 연결되면서, '페미니즘',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조가 매도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니 분노를 참을 수 없게되어 펜을 듭니다 타자를 칩니다.
 
페미니즘이라는 가치를 매도한 적이 없는데? 라고 하시는 분들을 위해 몇가지 증거를 준비해왔습니다.
아래는 제가 베오베에 있는 이번 주 레바툰 관련한 게시물에 적은 댓글입니다.
 
2015-05-22 15;25;18.jpg
2015-05-22 15;26;34.jpg
 
그리고 이 댓글은 각각 추천/반대 11/9, 7/8을 받았죠.
그리고 어떤 회원분께서 이런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2015-05-22 15;28;28.jpg
 
(모자이크를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그냥 올렸습니다. 논란시 해당 댓글사진은 삭제하겠습니다)
 
네, 저는 이 댓글을  보고 많이 화가 났습니다. 페미니즘에 대해 얼만큼 알고계시는지 의문이 들더군요. 그래서 글을 작성합니다.
 
아래는 레바툰에서 제가 문제제기를 하고싶었던 부분입니다.
1432215617GaSwmw6DelaZ8r.jpg
위에서 왕자가 말하고 있듯, '이런 플롯에서는 보통 공주가 납치'됩니다.
우리가 숱하게 읽어왔던 디즈니의 공주시리즈, 여러 나라의 전래동화에서 대부분 잡혀가는 것은 바로 '공주'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구하는 것은 누구였을까요? 네, 바로 '왕자', 혹은 '기사'입니다.
 
매체와 문학에 대한 연구에서, 여러 여성주의 학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의구심과 회의를 품었습니다.
왜 맨날 여자만 잡혀가지? 왜 남자만이 여자를 구하는 거지? 왜 여자는 스스로의 힘으로 탈출하지 못하는거지?
 
그리고 이런 결론에 도다르게 됩니다.
물론 해당 학자의 주관에 따라 접근의 정도가 달라지겠지만, 많은 학자들이 동의하는, 또 현재 가장 많은 지지를 얻고있는 주류 의견은 바로
'남성지배 이데올로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동화형식, 특히 어린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동화형식으로 이야기를 제작하여, 여성은 '남성에 의해서 구해질때까지 한없이 기다리는', '연약하고 무력한' 존재로 상징되고, 상정되는 것이죠.
(이에 대해 깊이 들어가게되면 모계사회와 부계사회, 이데올로기론까지 들어가야하니....여기까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렇게 공주,혹은 여성이 '남성에 의해서만 구원되는' 상황을 'Damisel in Distress'라고 부르게됩니다.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여자가 신체적으로 남성보다 약한건 사실이니깐, 그래서 잡혀가는거 아니야?'라고 의문을 가지실 수도 있겠습니다.
맞습니다. 여성은 남성보다 신체적으로 열위에 있죠.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공주가 기사 혹은 왕자, 즉 '남성'에 의해 구해지게 되는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에 있습니다. 의아하지 않나요?
단순히 여자가 잡혀간다면 그것은 여자가 신체적으로 약해서, 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여자가 남성에 의해서만 구출된다면, 그것은 새로운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야기가 장황해졌는데, 그래서 제가 주장하고 싶은 바는,
레바작가가 '이런 플롯에서는 보통 공주가 나치되던데'라고 말하는 것은, 학문적으로 상당히 의미있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을 '여혐'과 연관짓는 것은 상당히 섣불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해당 의견은 암컷읭읭이의 개인의견이다,라고 말할수도 있지만.
이번 주 올라왔던 해당차의 웃음포인트는 바로 '그거 여혐아니야?'입니다.
일상생활속에서 우리가 문제없이 받아들이는 행동, 혹은 상징들을 '여혐'이라고 인식하는 암컷읭읭이, 그리고 왕자까지 같이 잡혀가는 초극적인! 전개는 독자들의 웃음을 사게 만들었죠. 저도 웃었습니다.
 
근데 저는 켈켈켈하고 진심을 다해 웃지 못했습니다. 쓴웃음이 나왔죠.
'이런 상황에서는 보통 여자가 잡혀가던데'. '엥, 그거 여혐!!'하는 부분이,
"여성이 무의식적으로 차별받는 상황을 인식하는 것"에 대한 희화화로 여겨졌기 때문이죠
더 나아가서 여성이 차별받는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점점 더 불편해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레바작가는 정말 천재더군요. '이런 상황에서는 보통 여자가 잡혀가던데'를 말하는 읭읭이가 왕자라는 점에서, 나올 수 있는 비난들을 모두 봉쇄해버렸습니다!!ㅋㅋㅋㅋ아, 그리고 여담이지만, 저는 레바작가의 엄청난 팬입니다. 읭읭이 쿠션도 질렀....)
 
이제 본론입니다.
최근 ㅇㅅ사태로 인해 많은 분들이 일부 여성들에 회의감을 느끼고, 혐오감을 느끼는 것은 이해합니다. 저 역시 그러했으니까요
하지만 회의감과 혐오감을 느끼는 이유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그들이 여성인권을 주장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들이 페미니스트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혐오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대들이 '페미니스트'라는 탈을 뒤집어쓰고, 여성우월주의자의 입장을 취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여성이 약자라는 점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변명을 했죠.
 
저는 페미니스트입니다. 그리고 일부 ㅇㅅ가 정말이지 너무 혐오스러워서 미칠 것 같습니다.
그들때문에 이제 한국에서는
 
여성의 인권을, 권리의 보장을 외치는 사람들이 '남혐'이라고 몰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성폭행과 관련해서는, 이제 내가 성폭행 당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넷상에서 사람들이 믿어줄 것입니다.
페미니즘이라는, 프랑스의 보부아르가 그의 실현을 위해 힘써왔고, 수많은 여성들이 피를 흘렸던 그 숭고한 가치는, 이제 남혐이라고 매도받게 되었습니다.
 
오유인들에게 부탁합니다.
페미니즘과 남혐을 같은 것으로 보지 말아주세요.
둘은 엄연히 다릅니다.
 
여성의 권리를 외친다고 해서 남성의 권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여성의 권리를 주장한다고 해서 남성을 혐오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한국사회에서 아직 여성이 약자임을, 인정해주세요.
 
일부 여성이 데이트비를 남자에게 짐지운다고해서, 여성이 사회적 강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혼할 때 남성이 집을 해오는 풍습이 일부 남아있다고 해서, 여성이 사회적 강자는 아닙니다.
 
여성의 취업률이 어떻게 되는지, 또 취업하고 나서의 연봉은 남성의 그것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에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하는지,
 
이 문제는 비단 젊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들의 어머니, 할머니 역시 같은 문제를 겪고 있죠.
 
어머님들이 사회진출에 제약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머님들이 하실 수 있는 일이, 마트 캐셔 말고 있는지, 왜 70%넘는 할머님들은 가난에 허덕이시는지.
 
한번만 관심을 가져주세요...
대한민국의 페미니즘은 변질된 것이 사실입니다.
페미니스트의 탈을 쓰고, 어느것이 페미니즘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몰지각한 일부 여성들에 의해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스트=보ㅅ아치 라는 공식이 생겨버린 것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페미니즘의 본질은 그것이 아닙니다. 보부아르의 저서를 읽어보세요. 이리가레이의 저서를 읽어보세요.
그리고 여성이 얼마나 아직까지 차별을 받고있는지, 관심을 가져주세요
 
길고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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