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로 생각하자는 논리는 행사 주관자 입장에서 그냥 골치아픈 일 생기면 그거 대응하느라 일이 많아지고 상업적 흥행에 있어서도 걸림돌이 되니 안하는 게 좋겠다는 거죠. 그게 무슨 범죄를 저지르는 건 아니라고 봐요. 정치적 상황은 잊고 정당하게 축제의 한마당을 즐기는 게 사실 가장 베스트이긴 합니다. 하지만 제재를 당하더라도 꼭 중요하게 전달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저는 반대하지 않겠습니다. 물론 책임은 져야겠죠. 일본의 도발에 정식으로 항의를 해야지 이런 식으로 대응하면 안된다는 주장도 분명 옳은 말입니다. 똑같이 흙탕물에 발 담글 필요는 없어요. 그래도 살다보면 늘 최고의 선택만 하고 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어차피 우리 축협이 무반응으로 유야무야 넘어갈 걸 아니까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나 싶네요. 옳은 선택, 정당한 대응... 이론적으로 생각할 땐 참 쉽습니다. 말로는 정말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이런 말이 있죠. 사회에서 착한 것은 미덕이 아니라 호구일 뿐이라고. '점잖지 못하게 반응했네'라는 생각은 들지만 솔직히 속 시원하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