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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260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eojoo★
추천 : 5
조회수 : 109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8/08/24 14:51:40
싸이월드에 이 포스트가 시선집중에 소개되었는데 제 메일계정으로 스크랩했는데
영어공부를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하여 오유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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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11년째, 미국온지 11년째, 엄마라는 타이틀 단지 10년째..
미국에 온 초창기에, "한 1-2년 있으면, 영어 잘하게 되겠지"라는 나의 허왕된 꿈이
단박에 깨지면서, 어쨌든 나름 이거저거 노력하다보니, 전화회사랑 전화로 몬갈 얘기해야되는데,
그게 안되서 그 사무실까지 모르는 길을 남편과 헤매며 찾아가서 해결해야 했던 제가 지금은 어쨌든
힘들지만, 대학원에서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있구요.
시선집중에 글이 나간 후로, 직접 글에다 댓글도 많이 다셨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쪽지로 어케하면 영어를 잘 배울수 있냐는 물어왔습니다.
이 분야로 공부를 하고 있지만, 정말 확실하게 해줄수 있는 답은 "영어를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항상
살아야 한다는 거...BUT!!! 그런 상황에 처할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미국에 이민온 아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영어를 빨리 배웁니다. 그건 아이들의 머리가 어른과 달라서 일수도 있지만,
학교라는, 영어만 써야 하는 환경에서 하루에 5-6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거든요.
하지만, 내 자신조차 미국에 와서 처음에는 차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고,
아파트 안에서 아침에 나간 남편이 저녁때 돌아올때까지 혼자 기다리는 거 밖에 할수 없었는데,
어케 영어를 쓰는 미국에서 영어만 써야하는 상황에 쳐할수 있겠어요?
이런 환경에서, 점차,..미국사회와, 영어를 쓰는 사회와 가까와질수 있었던 과정들을
생각해 보니...내가 지금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론들과 맞아 떨어졌습니다.
첫번째 -미드 "Beverly hills 90210
요즘은 미국드라마가 한국에서 아주 흔하지만, 내가 한국을 떠날 때 쯤에는
공중파에서 몇 개의 미국드라마를 감질맛나게 더빙해서 방송해 주곤 했습니다.
그중에 하나 Beverly Hills 90210 .
한국에서 이 주인공 아이들이 고등학생일때의 이야기를 보곤 했는데,
미국에 와보니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더욱더 정신없고 문란 (?)ㅎㅎ 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ㅎ
운전면허도 없고, 차도 없고,.남편이 나가면, 꼼짝없이 집에 있어야 했던 저에게는
티비는 정말 유일한 친구였습니다.
익숙한 인물들이 나오는 이 드라마였지만, 듣는 것만으로는 내용 파악이 안되었습니다.
흔히들 캡션(극중 대사가 밑에 자막처럼 영어로 나오는)을 끄고 봐야지 영어가 는다고 했지만,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기 때문에 캡션을 켜놓고, 노트 하나 손에 들고, 사전옆에 끼고
그렇게 드라마를 본다기 보다는 읽는 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드라마를 봤습니다.
내용파악에 꼭 필요한 표현이나 단어들은 꼭 찾았지만, 대충 이해가 가는 것은 찾지 않고
그렇게 꾸준히 이 주인공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열심히 봤습니다.
second language acquisition에 input hypothesis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그니깐 간단히 말하면, 배우는 사람이 그 사람의 현재 실력보다 약간 수준 높은 정도의 언어입력을
이해하면서 언어습득이 이루어 진다는 이론입니다.
Beverly Hills 90210는 분명히 그 당시 제 영어실력보다 꽤 높은 수준의 언어입력이었습니다.
완전히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사람에게는 LAD (language acquisition device)라는 게 있어서
이것으로 언어를 배우는 데, 이 도구가 13세에 사라진다고 합니다 (critical age).
그러면 이 이론상 13살이 넘으면 다른 나라 언어를 높은 수준까지 배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단정내릴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 LAD대신 다른 능력을 이용해서 언어를 배웁니다.
Input Hypothesis가 어른 습득자에게 더 솔깃한 이유는,
높은 수준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서 다른 수단이 쓰이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분명 저에게 역부족이였던 Beverly Hills 90210를 이해하기 위해서
캡션을 읽고, 사전을 찾고, 내가 아는 캐릭터들의 성격을 생각해서 대강의 내용을 유추하기도 하고...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하는 이 드라마를 다른 방송국에서 예전에 했던 것도 재방하는 거도 보고,..
어쨌든, 시간이 지날수록, 내용에 빠져들어서, 집중할수 있었습니다.
제가 추전하는 미드는 (만약 영어공부가 목적이라면) Friends !!
Friends는 독특하게 각 에피소드마다 극본이 없다고 합니다. 배우들은 단지 스토리 라인만 주어지고,
실제의 대사들은 그들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 이유로, 생활영어를 연구하는 응용언어학자들이나 대학원생들은
Friends를 연구자료로 씁니다. Spoken English의 자료 수집이 어려운 만큼, 일상회화와 가장 가까운 것으로
Friends를 꼽는 만큼, 생활영어의 가장 좋은 자료가 될것입니다~
두번째 - 잡지 "Baby Magazine"
미국에 온지 6개월쯤 되었을때, 운전면허도 따고, 가까운 2년제 대학에 있는 ESL class에 등록할려고 레벨테스트까지 다 보았는데,
갑자기 얼굴에 몬가가 막 나기시작하면서, 토하기 시작하면서, 학생대신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신호탄이 터졌습니다.
그 때부터 엄청난 입덧이 시작되어서, 학교는 커녕 집에서도 거의 인사불성이 되어서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의사를 찾아서 산부인과 첫 첵업을 갔는데, 대기실에 있던 잡지들, ~~~
읽던 와중에, 정기구독을 하라는 엽서들이 곳곳에 꽂혀 있었는데, 이 두 잡지를 같이 구독하면, 아기들이 쓰는 그릇 셋트를
준다는 말에 혹하여서~~ ㅎ 이 두 잡지의 구독자가 되었습니다.
ㅎㅎㅎ
입덧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열심히 읽었습니다.
우선은 잡지에는 그림이 많고, 무엇보다도 잡지에 나와있는 글들은 제 생활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이야기들이 주요 내용을 차지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건, 임신을 하면, 중반기가 넘으면,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는 일이 많은데, 저도 그런 산모중에
하나였구요 (워낙 몸이 육중해져서, 아마 혈액순환이 안되었던 ㅎㅎ) 암튼 그랬는데, 어느날 그 쥐나는 거에 대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림이 그런 장면이었기 때문에, 단박에 알아차렸죠...그리고 get a cramp이 쥐가나다 라는
표현이라는 거 알았고, 그 기사에 쥐가 나지 않기 위해,.쥐가 나면 어케 해야하는지 어케해야 하는지 열심히 읽었고 (정말 알고 싶었던
거였으니까요) 글구,.거의 써 있는 데로, 자기전에 체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계속해서, 임신중에도 아기를 난 후에도, 이 두 잡지는, 제 생활과 일치되면서, 초보임신, 초보엄마였던 저에게
참고서처럼 열심히 읽는 그런 자료가 되었구요. 이렇게 읽는 거에 맛을 드린 전, 그때부터, 참 많이 읽었습니다.
솔직히 미국에 11년을 살았지만, 밖에 나가서 이곳사람들과 직접적으로 부딪히면서 살기 시작한건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부터 였으니깐 한 5년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역시 ESL teaching 방법론 중에서 content- based approach라는 거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언어를 가르치는 데 언어자체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내용이 있는 주제를
학습하는 동안 언어를 함께 배우는 것입니다. 그니깐, 전 임신에 관한 정보나, 아이 육아에 대한 정보를
배우는 동안 언어도 같이 배운 것이고, 내 생활과 깊게 연관되어 관계로, 깊게 머릿속에 기억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분명히 다른 내용, 뭐 자동차나 주식같은 제가 전혀 관심없고 잘 모르는 분야의 글을 똑같은 영어 수준으로 읽었다면,
절대 이해하지 못했을것입니다.
그치만, 이 두 잡지는 제 생활과 넘 밀접하게 관계 되어있던 내용들이라,
꼭 단어를 몰라도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고, 알고자하는 의욕이 있었기 때문에, 이 나라에 살면서
독서가 취미가 되는 계기를 만들어준 잡지였습니다.
간혹 외국어 습득에 있어서 reading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는데,
reading은 외국어로 생각을 하는 물꼬를 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물론 말하기 연습하고, 듣기 연습 하는 거 물론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언어는 반복적인 연습에 의해서 습득되지 않는다고 믿는 것이 저의 신념입니다.
세상을 보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이 언어이기 때문에,,,,
세상은 우리가 연습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 평생 들어보지도 못하고, 어디서 배웠는지도 모르는 표현을, 단어를
제가 말하고,.쓰는 것을 보면,..그것들은 다 제가 정말 열심히 reading의 결과인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인지상정이라고,..책을 읽다보면, 내 생각과 그 내용이 연결되는 경험을 합니다...
영어로 가득찬 책들,..보기만 해도 머리 아프죠...
내가 알고 싶은거,..혹은 잘 아는 분야의 인터넷 기사나 글부터,..시작하는 거예요...
어느 순간,.."아~~~"하는 순간이 꼭 옵니다...그게 바로 내일은 아니지만,.
꾸준한 reading은,..전 그 외국어와 배우는 사람을 연결해줄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라고 생각합니다.
무작정 쉽다고 아이들 동화책같은 거 읽지 마세요 (오히려, 생소한 단어가 쓰여서 더 어려울때도 있습니다)
본인이 정말 관심있는 분야의 글을 한번 찾아서 읽어보시고,..그 긴 글 중에서 한 문장이라도, 마음에 기억되는 글이 있다면,
그날의 reading은 완전 성공입니다...
미국에 오면, 매일매일 미국사람들을 만나고,..발음도 좋아지고, 하루하루 일취월장할거라는
기대를 확 깨고,..하루하루 방콕하면서, 티비와 잡지랑 친구하면서, 이민 초창기를 그렇게 지냈습니다.
아이를 낳고 한국에 갔을때, 친구가 diaper rash를 기저귀 발진이라고 얘기 했을때, 그 한국말이
저에게 얼마나 낯설었는지 모릅니다. 미국에서 애기 엄마가 되고, 영어로 된 잡지에서 사전 뒤져가면서
배운 표현 diaper rash라는 말이 20년이 넘게 써온 한국말 기저귀 발진보다 더 자연스러웠던 것은
제 생활과 직접 연결된 말을 영어로 배웠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두 가지를 한다고 영어가 느는지 안 느는지 정도 솔직히 잘 몰겠습니다.
하지만,,,,미국에 와서 초창기에 한거는 이거밖에 없으니,..ㅎ
아마도 중요한 역할은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글 쓰면서 생각해보니,..
그 시절이 정말 그립기도 하네요~~~~~~~
말 배우는 거 정말,..쉽지 않아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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