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n살짜리 대형 반려견과 10년넘게 생활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최근 아랫집에 새 입주자가 들어왔나 싶었는데 요즈음 저희집에 잊을만하면 민원이라 아주 돌아버릴 지경입니다.
이유인즉슨 새벽에 뛰고 긁는 소리가 난다며 저희 개를 의심하더군요. 몇개월짜리 새끼도 아니고 성견이라 그럴 일 없고, 무엇보다 같이 자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 돌아다니면 제가 알 거라고 좋게 말씀드렸습니다. 헛짖음도 거의 없어서 이웃집에서 반년넘게 개를 키우는 줄도 몰랐던 얌전한 녀석이거든요.
본인도 개를 키워봤는데 사고를 너무 많이 쳐서 민폐라 시골에 보냈다는둥, 운운하며 잊을만하면 민원을 넣으면서 사람 신경을 긁어놓더군요. 급기야 오늘 아침 집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듣자하니 민원인이 직접 올라와서 저희 개의 1주일치 수면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개 잘못이 맞으면 바닥에 조치 취하라는 엄포와 함께 말이죠.
본인이 무슨 권리로 남의 사생활에 이래라저래라인지 모르겠고, 저의 집이 결백이 밝혀지면 생사람에게 누명 뒤집어씌운 책임은 어떻게 질 건지 궁금하더군요. 마음같아선 그간의 정신적 피해와 무고에 대한 금전적 보상과 정식 사과를 요구하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알량한 복수심에 사람이 쉬 눈치채지 못할 음향기기라도 사서 네발달린 내 가족이 보복당할까봐 우려가 앞섭니다.
개를 입양하면서 별의별 군상들과 트러블을 겪어봤지만 워낙 알량한 일인지라 법적으로 해결 가능성은 낮아보여서 더 답답합니다. 애완동물이라는 보기좋은 타깃이 있어서인지 아주 확신에 차서 행동하던데 참 지긋지긋하더군요. 무고죄 무서운줄 좀 알면 좋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