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에서 야권이 졌다고 왜 국민들이 미개합니까.
라그랑지|15.04.30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이나, 포럼의 글 가운데에 이번 재보선 선거결과에 새누리 완승, 새정치민주연합의 완패라는 결과에 실망한 나머지, "국민들이 미개하다, 투표안한 놈이 ㅂㅅ이다, 늙은이들 탓이다, 투표안한 젊은이들 탓이다" 등등 매우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언어폭력적 발언들이 종종 눈에 보입니다.
"어떻게 새누리당이 성완종 리스트 사건-친박 대선자금 게이트 문제가 붉어졌는데,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압승을 할 수가 있나,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이긴 것을 보면, 국민들이 정말 미개한 것이다." 새누리당이 새정련을 이기는 것에서 어떻게 국민이 미개하다는 결론이 도출됩니까?
"새누리당의 뻥 공약을 믿는 유권자가 바보니, 너희가 잘못했어, 투표안한 20대가 바보야, 국민이 미개해" 라는 "나만옳다"는 식의 권위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발언입니다. 자기편이 아닌 사람에게는 어마어마한 언어폭력의 다름이 아닙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켰던 그 "위대한 국민들"이 2007년 12월에 미개해진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미개한 겁니까? 더없이 "위대"했다가, 5년만에 10년만에 투표 몇번으로 미개해진 건가요? 웃기는 소리입니다.
이번 재보선에 대해 어지간한 대한민국의 선거전문가들은 새누리의 대승과 새민련의 전패를 예견했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여러가지 면을 종합해서 보면 당연합니다. 매번 똑같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이번 선거는 물론, 다음 선거라고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지금의 거대야당은 이미 2007년 12월에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서 그 시대적 소명을 다했습니다. 전과14범의 사기꾼이 압도적인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된 순간 "무지하고 무능력한 정치집단"이라는 확인 사살을 당한 겁니다. 도리어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인 서거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잇다른 부정부패와 정책실패, 제3 세력의 부재라는 이유 때문에 지금 거대 야당으로 모습만 갖고 있을 뿐입니다.
그동안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어떻게 행동을 하고 어떤 법안을 발의하여 정부여당을 견제했나요? 뼈를 깎는 혁신은 커녕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선거 때만 되면 고정레파토리인 "정권심판론" 구호를 들고 나왔습니다. 정부여당의 실책과 새누리당의 부정부패에 대한 반사이익만 누려오고, 하는 척 "시늉"만 해왔습니다.
매번 선거때 마다 판판히 지면서, 사골국물 우려먹듯이 되내이는 "정권심판론"은 더이상 새정치민주연합의 것이 아닌 것이 되버렸습니다. 이제 전가의 보도마냥 꺼내들었던 "정권심판론"을 본인들 스스로 조차도 믿지 않게 되버렸습니다. 그것이 이번 재보선 선거의 결과입니다.
지역구도의 회전문식 독과점 정치지형에서 편안히 2등전략만 구사하면서, 새로운 제3의 정치세력의 등장은 무참히 짓밟아 오면서 기득권에 안주해온 새정치민주연합의 패배가 왜 국민들의 패배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국민들이 미개하다"는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세뇌"당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이번 새누리당의 승리가 국민의 승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곳 카페에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계속 똑같은 선택지만을 국민들에게 강요한 것이 잘못된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없고, 의지도 없는 잘못된 선택지를 계속 붙들고 집착하면서, 욕하고 자책하고 국민을 탓하면... 절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애증이 섞여있더라도, 싸우면 반드시 지는 "필패의 카드"는 버리는 것이 맞습니다. 잘못된 선택지에 실망하고 좌절하기 보다는, 현실 앞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에 집중하면, 분노나 무기력증도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담벼락에 욕이라도 하라고 했지만, 독재정권 시절 소극적 저항의 소박한 수단이었지, 이제는 욕만해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역시 명확합니다. 그간 우리는 얼마나 많은 욕을 기성 정치권을 향해서 해왔습니까. .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할 이유 없습니다.
응당 부패하고 잘못한 집단이 심판 받아야 마땅한 상황이었지만 믿을만한, 찍을 만한 선택대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기성 정치판의 룰이나 선수들,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왜 섣부른 기대를 하고 예측 가능한 결과에 상처를 받습니까.
2007년 12월 선거 이후부터 계속된 선거결과의 메시지는 뚜렷하고 명백합니다. 평범한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 아무런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진보/보수의 낡은 이념과 선악구도의 틀을 가지고서는, 낡아빠진 기존 정치판의 룰에 따라 기존 문법을 따라 반복해서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는 메시지는 계속 전달되고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이어야 할 "부패정권에 대한 심판" 역시, 이 상태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방법을 적용해서 대응해야 합니다. 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얼굴을 맞대고 토론하는 것입니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공감대를 만들어가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입니다.
지금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서 제대로 알고 공부하고 정보를 나누고 확산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효과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얼굴을 맞대고 토론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입니다. 집회 나가고 시위나가는 것만이 행동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 국민주권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정치는 일반시민들의 참여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일반시민들이 직접 생활정치에 참여하여 사회 곳곳에 쌓여있는 적폐들을 해소하고, 본인들의 원하는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낡은 기성정치판을 물갈이하고,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고 변화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국가를 운영해야만, 침몰하고 있는 한국호를 구하고, 다가오는 위기의 순간에 대응하고 계속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일반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고, 모여서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열어주는 새로운 선택대안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다만 알려지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동안의 시행착오와 도전, 시도 끝에, 조금이라도 알려지니 20여개에 불과했던 시민공부방이 불과 몇개월 되지도 않은 시간동안 90여개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평범한 일반 시민들에게 더 알려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국민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로 등장하여 알려진다면, 침몰하는 한국호를 구해낼 수 있습니다. 얼마든지 희망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 .이제 스러져가는 낡은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가는 노력에 동참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순신프로젝트>와 시민공부방에 오셔서 스스로 대안이 되고, 대안이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그 노력은 관심과 시간이 들어갈 수 있지만, 결코 시간낭비를 하는 것이거나 괴로운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고, 사회를 알아가고 좋은 사람들과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자기발전을 할 수 있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 적응하고 선도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르는 노력입니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시민공부방에 나와서 사람들과 공부를 하고 토론을 하고, 대안이 되려는 사람을 밀어주고 스스로 대안이 되게끔 노력을 하는 것이 욕을 하다 제풀에 지쳐서 실망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건설적이고 현명한 일입니다. 이제... 실망하지 말고 욕만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더 늦기 전에 공부방으로 나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