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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서 새누리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게시물ID : sisa_5901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마비어
추천 : 18
조회수 : 1599회
댓글수 : 109개
등록시간 : 2015/04/30 04:09:08

1.

이번 보궐선거는 누구나 예상된 결과였죠.

딱히 놀랍지도 않습니다.

이런걸로 야당대표 흔들기는 노잼입니다.

(1년짜리 4개 선거구에 불과하죠. 흔들려면 8명 의혹을 탈탈 털어야죠)

 

단,인천은 결과가 재밌더군요.

더 정확히는 서구강화을이죠.

 

안상수씨는 축하드릴만하죠.

20년 새누리 텃밭에, 공주님 몸져누운 코스프레로 힐링까지 시전해주시니

그에겐 좀처럼 깨지지 않는 '새누리 강화+1' 아이템까지 장착한 셈이였겠죠.

 

이길 줄 알았습니다만

어떻게 이겼는지는 궁금은 하더군요.

 

현장을 들여다봤습니다.

사건은 회의실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일어나니까요.

 

 

 

2.

빵에 대한 광고를 만들 때

한숨을 쉬게 만들었던 기획컨셉이 생각납니다.

 

'진심으로 만든 빵은 맛있다'

 

우리 빵을 맛없다고 얘기 할 사람은 없으니, 하나마나한 이야기이고,

진심이랑 워딩은 실체가 모호합니다.

 

회사사람끼리 공유 할 얘기일지 몰라도

대 소비자에게 할 얘긴 아니죠.

 

광고는 주장보단, 공감일 때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어찌되었든 팔아야 되니까요.

 

듣고 싶은 이야기,

뻔한 이야기보단 솔깃한 이야기를 말해줘야죠.

 

'우리 빵은 남자에게 참 좋은데'

라고 말하는게 차라리 낫습니다.

 

뭔가 대단한 성분이 첨가되어 있는 것 같고,

일단 귀에도 걸리니까요.

 

(실제로 저 카피로 ㅊㅎ식품 사장님께서 대박나셨죠)

 

게다가 주식이 아닌 간식으로 먹는 빵이

남자에게 좋다니,

남자도 사먹고, 주부도 (남자에게) 사다 주겠죠?

 

비유가 좀 과장되었습니다만,

요는 뻔한 얘기는 하지 말란 겁니다.

(화자가 하고 싶은 얘기가 아닌 청자가 듣고 싶은 얘기, 솔깃한 얘기를 하란 겁니다.)

 

 

 

3.

인천이 빚더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상수씨를 뽑았습니다.

 

이건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 아니라

들여다봐서 반면교사로 삼을 아주 좋은 교범케이스입니다.

(전형적이기도 하지요)

 

강화서구에게 '인천의 빚'이란 추상적인 워딩은 와닿지 않습니다.

'진심'으로 만든 빵같을 지도 모릅니다.

 

인천시장 선거도 아니잖아요.

 

대신에 강화사람들에게

'송도'의 휘황찬란한 불빛은 눈에 보이겠지요.

 

'쟤들은 왤케 삐까뻔쩍해?'

 

 

 

 

땅값이오른다.jpg

 

 

길이 뚫린다

물길이 열린다

땅값이 오른다

 

-_-;;

최근 몇 년간 본 광고 카피중에서

이만큼 압도적인 카피를 본 적이 없습니다.

 

왜 그런거 있잖습니까.

내가 하고 싶은 얘기인데, 머릿속에서 정리 안되어 빙빙 맴돌고 있는 와중에

누군가 대신 정리해서 말해주면,

머릿속이 번쩍이는 느낌.

 

그럴 때 우린 조용히 공감 또는 추천으로 답하죠.

 

아마 강화사람들이 딱 그런 느낌이었을겁니다.

 

 

 

4.

일방적인 주장은 자칫 공허할 수도 있습니다.

 

맛집으로 소문난 고깃집중에서

사장님과 연예인의 인증샷으로 벽면을 도배한 곳들이 있습니다.

 

마장동에서 1++ 인증받은 질좋은 고기랑 같이 찍은 사진도 아니고

유명한 쉐프랑 같인 찍은 사진도 아닙니다.

 

그저 유명한 연예인이랑 찍은 사진만으로도

이상하게 맛집으로 인증됩니다.

 

타인의 명성으로 주장이 유효화되는 과정이지요.

 

 

 

 




 

 

 

 

 

 

강화를부자로.jpg

 

 

 

5.

그렇다면 낙선되신 신동근씨는

무엇을 말했을까요?

 

대충 검색해보니, 이분이 진짜로

오랜시간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뛰었다는 진정성만큼은 사실이더군요.

 

 

 

지키겠습니다.jpg

 

 

지키겠습니다.

서민지갑

쓰레기매립지 종료

검단신도시 원안개발

 

-_-;

 

제가 회사에서 연봉협상할 때

회사가 제 지갑을 지켜준다고 해서 화낸적이 있습니다.

 

어려운말로 '동결'이죠.

 

지갑은 2개 끓이다 퉁퉁 불은 팔도비빔면처럼

불려야 제맛이죠.

 

물가는 해마다 오르는데, 지갑은 지켜준다뇨;;

 

 

 

 

6.

 

비교만큼

 

받는 사람은 어렵고

하는 사람은 쉬운게 어디있겠습니까

 

현장에서

두분이 비교당하는 모습입니다.

 

 

플랭카드비교.JPG

 

 

'검단을 송도처럼'

안상수씨는

옆도시 삐까삐까 송도를 슬쩍 꺼내서 보여줍니다.

 

'투표로 심판해주십시오'

신동근씨는

투표로 심판을 이야기합니다.

 

 

안상수씨는

강화사람이 솔깃한 이야기입니다.

 

신동근씨는

당내중진께서 솔깃한 이야기입니다.

 

선거는 재판이 아닙니다.

옳고 그름이 판단의 근거가 아니죠.

 

내게 이익이 되냐 아니냐입니다.

 

물론 신동근씨의 이야기가 (투표로 심판하자)

당내중진에게는 이익이 되는 이야기겠지만 (또는 듣고싶은 이야기)

 

죄송하지만

선거의 청자는

당내중진이 아니라 강화주민입니다.

 

사내공유로 정신승리할 메시지가 아니라

철저하게

사내밖에서 먹힐만한 이야기를 해아합니다.

 

 

 

 

7.

물론,

어쩔수없는, 현실적인 한계는 있습니다.

 

보편타당한 양심과

진심을 추구하는 마음과

측은지심이 있으면

저처럼 후안무치의 주장을 못하거든요.

 

여기서 태생적인 한계가

발목을 잡곤 합니다.

 

 

 

 

8.

저는 개인적으로 수미쌍관을 좋아합니다.

지르고 책임 못졌던 사람들을 무척이나 싫어했습니다.

(지금은 덜합니다)

 

책임을 지던가,

지르지 말던가,

요 두 바운더리 안에서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자, 안상수씨는 몇년전에 엄청난 빚을 질렀습니다.

어떻게 마무리 했을까요?

 

 

 

 

 



시작도안상수.jpg

 

 

운명의 데스티니라는 시를 처음 읽었던 이외수 맘이 이랬을까요?

ㅅㅂ.. 할말을 잃었습니다.

 

시작도 안상수

마무리도 안상수입니다.

 

본인의 핸디캡을

이토록 멋지게 승화한 카피,

아주 오랜만에 봅니다.

 

잘 맞추기로 소문난,

하지만 사기꾼 점쟁이 얘기중에 유명한 일화가 있죠.

 

"너 집에 대추나무 있지?"

"아니, 없는데요"

"있으면 큰일날뻔 했어!!!"

 

때론, 정면돌파가 답입니다.

 

시작을 안상수가 했으니

마무리도 안상수가 하잡니다.

 

그럴법하지요?

 

신동근은 12년을 준비했답니다.

 

길이 뚤리고

물길이 열리고

땅값이 오른다는 메시지앞에선

 

죄송하지만

 

진정성보다는 무능해보입니다.

 

 

"다시 태어나도 널 사랑할거야"

"아직은 낙후됐지만 재개발(될) 아파트 사뒀어"

 

어느쪽을 고를지

모른다면 아마추어죠 (저처럼)

 

결혼한 뒤에야

재개발될지 안될지 알게 뭡니까.

 

 

 

9.

 

실패는 실패로 끝날 때 실패입니다.

다음 기회의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인천에 막대한 빚을 지게 된 안상수씨가

부채도 자산이라며

다시 선거에 당선된건

양당에게 아주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결과또한

민심을 읽는 과정입니다.

 

이런걸로

대표사퇴 운운하는건 실소가 나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나 새누리당이나

국가를 위한 마음가짐이란건 같을 것입니다.

 

누구를 위한 국가냐는 차원은 좀 다르겠지요.

 

어떤 국가의 국민으로 살지는

유권자의 몫이자 책임이기도 하지요.

 

좀 더 전략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쪽은요.

 

 

 

 

10.

까짓 선거야 몇 년에 한번씩이죠.

 

정치가 밥먹여줍니까?

식권 나눠줍니까?

 

그보단 실제 인생에서, 생활에서

상대방이, 청자가,

듣고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겁니다.

 

사생활에선 그녀가

회사에선 상사가 듣고싶은 말만 하는 겁니다.

 

"니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

"국장님 말이 맞습니다"

 

 

 

안그래서

꼬인것같아서 주저리 해봤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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