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사는데요.
2003년에 집사람이랑 연애시작해서 2013년 올해 결혼했는데요.
지금 집사람이랑 결혼하기 전에, 신정3동의 옥탑방에 혼자 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 집사람은 집이 엄해서 귀가시간 10시에 외박을 못하던 시절이었는데
꽁수(?)를 부려 밤에 부모님 몰래나와 놀다 새벽에 몰래 들어가서 자는척하곤 했지요.
그 날은 한 3~4년전 여름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집사람 친구의 생일이라 술자리를 가야하는데 술자리가 파하면 2시쯤 될것 같다고
새벽에 들어가기전에 잠시 저희집으로 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알았다고, 와우를 하다가 잠오면 잘테니 오면 깨워라 그랬습니다.
열심히 레이드를 돌고 헤딩을 하다 도저히 답이 안나와
내일 마무리짓자는 공장의 의견과 함께 저는 주체할 수 없는 잠에 빠져들었지요.
잠결에 집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 집사람이 왔구나' 하고 생각하며 시계를 보니 2시 30분쯤 되었더군요.
제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니 술기운에 침대에 푹 쓰러지더군요.
적당히 마시지 인사도 안하고 쓰러지냐 하고 생각하고
냉장고에서 물이나 떠다 줘야겠다 싶어서 부엌으로 걸어가려는 찰나에 소리가 들렸습니다.
"똑 똑 똑"
응? 이밤에 누구지? 혼자 살던 시절이라 친구들도 가끔 놀러오던터라 친구인가 싶었습니다.
이야기도 안하고 불쏙 찾아올 녀석들이 아닌지라 혹시 연락을 놓쳤나 싶어서
핸드폰의 잠금을 해제했습니다.
칙칙(300원짜리 라이타를 켜는 소리)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핸드폰을 켜니 따로 연락온건 없었습니다.
누구냐고 소리치려는 찰나에 다시 소리가 들렸습니다.
"똑 똑 똑, 김xx씨 계신가요???"
제 이름이었습니다. 집사람의 이름은 박xx거든요.
새벽에 찾아올 사람이 없는데 하며 아무 생각 없이 창문을 열었습니다.
왠 남자가 한명 서 있더군요.
"전데요. 누구세요?"
하는 순간, 남자가 부리나케 도망가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뻥져서 '뭐지?' 했습니다.
멍때리면서 불을 켜고 밖에 나가보니
제 앞으로 온 우편물이 덩그러니 떨어져있더군요.
그 순간 소름이 돋기 시작하면서 퍼즐이 짜맞추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까 그 새끼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집사람을 따라 우리집에 왔고,
여자 혼자 산다 생각하고 우편물을 보고서 내 이름이 집사람의 이름인줄알고(제 이름이 약간 중성적입니다.) 불렀었고,
대답이 없었다면 칩입하거나 문이 열리는 순간을 기다렸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왠 남자가 창문을 열고 내다보자
헉 하는 마음에 도망간거다.
갑자기 이런 개새끼가 다 있나 싶어 빡치기 시작했고
늦게나마 서둘러 밖을 둘러보았지만 안보이더군요.
제가 집에 없었거나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소름이 돋습니다.
성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순간이 자정~새벽3시 사이라더군요.
항상 조심하십시오.
저는 그 사건 이후로 그 시간 대에 집사람 못다니게 합니다.
가능하면 12시 안에 집에오고
사정이 생겨 늦으면 차라리 친구랑 같이 움직여서 친구네집 가서 자고 오던지 친구를 데리고 집에 같이 오라고합니다.
세상에 개새끼들이 넘친다는 사실을 알게해준 사건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