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와서는 좀 시간이 지난 일이지만 그 당시에 어리버리 하게시리 뭐라고 못해준게 참 한이 되서...
번화가 주변 모 다방 체인점 알바로 들어갔었습니다. 저는 카페 알바라고는 해본적이 없는 삐약삐약 초짜상태였죠.
금요일 오후 면접 후 주말동안 교육겸 무급으로 일하고 원래 하기로 한 월요일 (주일날 알바를 하기로 했었습니다...) 부터 정상적인 시급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때부터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토요일 오전, 첫날부터 가게가 바빴습니다.
포스 돌리는 법이고 레시피고 재료 위치고 하다못해 그릇을 씻어서 어디다 놔야하는지도 모르는 판에 손님들이 몰려옵니다. 같이 일하게 된 언니는 참 착하고 많이 도와주려고 했는데요, 가게가 너무 바쁘고 실질적으로 일할수 있는 사람은 혼자밖에 없다보니 절 신경을 써줄 수는 없고, 저도 배운 것도 없고 할줄 아는 것도 없으니 뭘 할래도 좁은 주방에 동선 방해만 되는 걸 깨닫고 결국 멀뚱히 뭔가를 하는척도 제대로 못했더랬죠. (써놓고 보니 제가 생각해도 등신같긴 하네요...) 그 와중에 반응이 느리다며 초면에 잡아먹을 듯 째려보면서 있는대로 짜증을 내시던 한 아주머니가 참 기억에 선명히 남습니다.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모르고 아직 일에 감도 안잡힌 상태로 퇴근 할때가 됩니다. 그런데 사장이 오더니 면전에 대놓고 "내일은 더 잘해보자. 오늘 보니까 ㅇㅇ이가 일을 잘 못하네" 라는 멍멍이 소리를 하네요? 제가 경력자라던가 이미 일을 시작한지 며칠이 지나서 슬슬 감이 잡힐때 라던가 하다못해 가게가 여유가 좀 있어서 뭔가 배운게 있는 상태에서 그런 소리를 하면 납득을 했겠는데 이건 뭐... 하지만 과거의 저는 아직 상황파악을 못한 상태이므로 어색하게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다음날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었더랬죠. 그나마 옆에서 주워들은 거랑 어깨 너머로 본게 있어서 그릇 씻어주고 샷 뽑아주면 아메리카노 정도는 내가고, 간단한 주문정도는 받았습니다.
점심 러시후 조금 가게가 한가해지자 사장이 절 부르더니 이런 얘기를 합니다.
"ㅇㅇ아, 얘기좀 하자."
"네?"
"ㅇㅇ이가 주일에 같이 일하기로 한 친구는 여기서 참 오래 일한 친구인데, ㅇㅇ이가 이렇게 일을 못하면 그 친구가 많이 힘들겠어."
"아 네.."
"그 친구가 ㅇㅇ이가 일을 못해서 혼자서는 힘들어서 일을 못하겠다고 하면 나는 그 친구가 더 중요하겠지?"
"...그렇겠죠?"
"그러니까 ㅇㅇ이가 일을 좀 더 잘해줬으면 좋겠어. 가만보니까 ㅇㅇ이가 일을 너무 못해."
... 대충 이런 맥락이었는데요, 그날 퇴근 후 같이 일을 못하겠다고 카톡을 보내더군요.
참 어이가 없어서 ㅎㅎㅎ 첫날 들어가자마자 눈부신 몸놀림을 보여줄 사람을 원했으면 아예 경력자로만 뽑던가, 알바 공고에 경력 무관이라고 써놓고 심지어 면접을 볼때 저는 카페에서 일해본적이 한번도 없다고 얘기 했을때도 괜찮다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일을 못한다며 냅다 자르니 멘탈이 터지더라고요.
여기를 나오려고 전에 같은 시간대 하던 알바도 그만 둔 상태였고요. 아무리 알바라지만 달달이 들어오는 돈이 중요한 상태에서 이러니 무슨생각을 해야될지 모르겠더라고요. 이틀 일한돈은 당연히 ㅋㅋㅋㅋㅋㅋㅋㅋ 못받았습니다.
지금와선 뭘 하기도 늦었고 그냥 그 사장놈한테 사람 그렇게 쓰는거 아니고 그딴식으로 가게할거면 망해버려라 라고 얘기 못해준게 진짜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