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집회 때 제 친구도 진압에 참가했다고 합니다. 본인 말로는 힘들어 죽을 뻔했다고 하더군요. 문제는 이번 일로 친구가 가진 세월호 추모집회의 인식이 매우 나빠졌다는겁니다. 입으로 시위대 새x들, 최루액이 아니라 곤봉을 줬으면 덜 억을했을 것이라는 둥 하는 말을 뱉는 친구를 보며 가슴이 답답합니다.
이런 충돌이 계속될 수록 지는 건 우리인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의경 출신들이 투표에서 새누리당 지지자로 나타나게 될테니까요. 이게 정부의 전략일 수도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의경이라는 제도가 참 악랄한 것 같기도 합니다. 멀쩡한 친구관계도 이런 문제로 갈라서게 만드니까요. 더 나아가서 사회적 갈등을 낳으니까요.
사람은 자기가 처해있는 환경을 기준으로 정치적 입장이 정해진다고 저는 믿습니다. 제 친구는 부서진 경찰버스를 보며 시위대를 욕했고 전 경찰의 진압을 보고 경찰을 욕했습니다. 도대체 어느 부분부터 잘못됐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