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께서 할아버지 군인으로 보내고
치매있으신 시어머니와 갓난아이 데리고 남으셨는데
양반집이라서 피난을 갈 생각을 안하셨데요
쌀이고 뭐고 다 뺏어가서 재상은 땅파서 다 묻고 몰래 밤에 밥 해먹고 그랬데요
근데.....어느날부터 총소리가 계속 들리더니
몇일뒤 총든 북한군인들이 집으로 들이닥쳤데요
원래는 군인들 오면 다 주고 조용히 있으면 됬었는데
그날은 총들이대면서 따라오라더래요
그래서 할머니는 꼼짝없이 죽었구나 싶어서 잠깐만 시간을 달라하고
시어머니방에 눕히고 옆에 먹을거두고 아이 젖먹이고 그랬는데
그것까지 말리지는 않았데요
그리고 눈에 천 씌워진채로 따라나서는데
걸을때마다 멀리서 총소리가 들리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도착해서 보니까 절벽같은곳에 구덩이가 있었는데
그곳에 사람들을 일렬로 세우더니
하나 둘 셋 발사!
하면서 총을 쏘더래요
그러니까 구덩이로 사람들이 다 떨어지고...
너무 무섭고 억울하고 온갖 생각이 다 드셨데요
옆에있는 다른 사람들 껴안고 조용히 울고있으시다가
점점 당신 차례가 다가오니까 담담해지시더래요
그리고 할머니 차례가 왔어요
일렬로 줄선 다음에 천으로 눈을 가리는데
그때드는 생각이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차리면 산다'
군인들이 일렬로 줄 세우고 장전한 다음에 숫자를 세어요
하나.... 둘.... 셋.... 발사!!!! 이렇게 했는데(그냥 이렇게 말씀해 주셨는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어요)
우리할머니는 하나!!!! 둘!!!!! 할때!!!!
구덩이로 뛰어드셨데요
뒤에서 군인들이 달려와서 총으로 쏘는데 다행히 하나도 안 맞으셨어요
그냥 조용히 죽은척하셨대요
높은곳에서 떨어져서 허벅지살이 다 뜯어나가셨어요
무서우셔서 아픈것도 모르셨데요
군인들도 할머니한테 피나니까 죽었다 싶어서 돌아갔고
조용히 죽은척 하는데 점점 위에서는 시체들이 떨어지고 피냄새가 진동을하고.....
아직 안죽은 사람들이
아야,..,..아야............
잊혀지지가 않으신데요
그리고 할머니는 밤까지 기다리셨데요
밤에 몰래 일어나서 터진 다릴로 절뚝거리며 미친사람처럼 집으로 찾아가는데
안걸려야되니까 산을 타고 계속 걸었다고 하세요
이틀인가 삼일 지나서 겨우 집에 도착을 하고
우는 아이 젖먹이고 누워계신 시어머니 보고나니까
그때서야 정신을 잃으셨대요
(근데 그 후로 갓난아이는 죽었다고 하시더라구요. 계셨으면 외삼촌이셨을텐데)
지금도 할머니 허벅지에 큰 상처가 있으십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레알 참 트루
저도 이거 들으면서 막 그 상황이 상상이 되서 후...
우리할머니 더 오래오랭 사세요 이제 곧 한세기에 돌입하십니다(현재나이 98세)
자랑스러워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