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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위대하고 강한 트릭시 (완)
게시물ID : pony_483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웨얼울프
추천 : 10
조회수 : 45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7/22 15:33:23


결 판은 금방 날 것이라고 많은 포니들이 생각했다. 힘없고 약골인 늙은 그 포니가 그정도일 것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포니는 우아하고 매력적인 마법을 부렸다. 남색빛으로 물들어버린 관객석이 되려 오렌지빛으로 물들어버렸고 화려한 불빛은 그에 비하면 볼품없는 늙은 포니의 작은 뿔에서 불타오르고있었다. 트릭시는 할 말을 잃었다. 마법을.. 사용할줄 안다. 그것도 더 화려하게... 더 많이... 자신의 두눈을 믿을수가 없었다. 그녀가.. 아니, 엄마가 마법을 부리고있는 것이였다.

그것은 이때까지 본 것중 최고의 화려함이였다. 트릭시의 무대에 설치된 폭죽들은 볼품없을 정도로 오렌지빛 불빛들은 두마리의 포니의 형상을 하였고 한마리는 망아지의 형상을 한채 하늘을 메워쌓았다. 어미로 보이는 포니는 망아지를 감싸며 어루만져주었다. 그것을 멍하니 다른 포니들은 최면에라도 걸린듯 불빛에 매료된 채 하늘을 뚫어져라 보았다. 물론 그 수많은 포니들 중 트릭시도 마찬가지란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오렌지불빛은 갑자기 짙은 보랏빛으로 물들어갔다. 물들어버린 빛들은 한데 뭉치고 뭉쳐 거대한 곰의 형상을 하였다. 그것의 모습은 마치.. 큰곰자리와 같았다. 이미 그것에 빠져버린 트릭시는 그 우락부락함에 공포에 질려버려 경직되어버렸다. 그녀는 온 힘을 다해 엄마쪽을 쳐다보았다. 엄마는 지금껏 쓰지않던 인상을 쓰며 식은땀을 흘리며 그 빛 하나 하나에 집중했다. 거대한 보라빛 곰은 이내 가슴 팍에 조그만한 오렌지 불빛을 뿜어냈고 오렌지 불빛은 자세히 보니 아까 그 포니들이였다. 그 두 유니콘들은 보라색 괴물에게 도망쳤고 어미는 도망치던 발걸음을 멈춘채 괴력을 뽐내는 사악한 괴물쪽으로 돌아섰다. 그것은 이루 말할 것 같으면... 위대하신 셀레스티아와 같았다.

그 오렌지 빛덩어리로 만들어진 포니는 엄마였다. 트릭시는 그렇게 확신했다. 아니 확신이 아니였다. 그것은 엄마가 자신에게 알려주고싶은 모든 것이였다. 그것을 짐작할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 원래 있었던 그것이였다. 그 다음 있었던 그 장면은 트릭시에게 강한 충격을 주었다. 그것은 지금껏 트릭시가 희열과 전율로 극복했던 과거의 죄책감들이 다시 한번 더 그녀의 가슴을 짓눌러버릴 정도였다. 지금껏 트릭시 자신이 공연에 심취했던 이유는 전율과 희열을 이용해 죄책감을 덮어씌우기위함이였던 것이였다.

오렌지빛 포니는 용맹하게 괴물과 싸웠다. 포니는 최선을 다했고 보라색 빛덩어리는 차츰 차츰 없어지는가싶더니 고통의 일그러지던 얼굴에서 추악한 미소를 지으며 용맹하지만 한편으론 나약한 불쌍한 포니에게 일격을 가했다. 포니는 그것을 애써 피했나 싶었지만 이내 그것은 모두의 바램이였을뿐이란 것을 알았다. 포니는 얼굴을 정통으로 가격당했고 무엇인가 으스러졌단 것이 한눈에 보였다. 그 오렌지빛 용맹한 한마리의 유니콘은 온 힘을 다해 일어나 괴물.. 아니... 큰곰자리에게 최후의 마법을 뿜었다. 보라색의 거대한 것은 서서히 뿜어지는 따뜻한 빛에 감싸졌고 그것은 거대한 몸집에 우습기만한 정도의 작은 구멍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멀리.. 남쪽으로.. 혼자 남은 유니콘은 균형을 잃고 땅으로 고끄라졌고 이내 트릭시의 무대에 떨어져버렸다. 빛은 순식간에 퍼졌고 오렌지빛으로 물들었던 무대는 서서히 다시 자기 색을 찾아갔다.

빛이 거의 없어질 무렵.. 화려하면서도 최고의 공연을 보인 포니도 오렌지빛의 그 유니콘처럼 쓰러져버렸다. 트릭시는 무거운 울림소리에 제정신을 차리고 엄마에게 달려갔다. 땀에 젖어있는 그녀의 갈키와 온 몸의 털들은 무대 조명으로 확연하게 보였다. 트릭시는 안절부절못한채 자신이 누구인지도 잊어버린채 엄마를 불렀다.

"엄마!"

아무말이 없었다.

"엄마, 일어나요!"

거 친 호흡소리만이 그녀에게 답변해줄뿐이였다. 가슴 속 응어리들이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호기심마저도.. 응어리가 뿜어내는 죄책감은 엄마의 화려한 마술에 대한 의문심과 더불어 슬픔과 분노그리고 원망 궁금증이 뒤섞여 그녀를 다시 한번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쓰러져버린 훌륭한 마술사에게 그녀는 얼굴을 비비며 소리쳤다.

"정신차려요!"

거친 호흡소리... 주변 포니들의 당황함에 가득찬 웅성거림 그리고 무대에 뛰어올라는 몇몇 포니들.. 익숙한 얼굴들... 마을의 포니들... 모든 것이 그녀를 애워쌌고 모든 것이 그녀의 머릿 속을 짓눌렀다.



세 상은 잔인하다. 그리고 때론 불공평할때가 많다. 하지만 그것은 운명론적으로 볼때 모두 자신이 자초하는 일일때가 많았다. 트릭시는 항상 그렇게 생각했다. 정확히는 그날 엄마에게 그 말을 한 이후로 하지만 이건 복합적인 문제였다. 엄마의 화려한 마법. 그리고 그 마법에서 말해주고싶은 메세지... 온갖 열등감과 비굴함그리고 죄책감이 그녀의 머릿 속을 휘어잡았다. 그것들은 그녀의 머릿 속 생각 하나 하나를 괴롭혔고 고통을 참지못한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화려했던 무대는 이제 더이상 공연을 위한 그런 것이 아니였다. 모두가 야단법석으로 움직였다. 마을포니들이 이미 이런 일이 벌어질줄 알았단듯이 익숙한 담요와 여러 것들을 가지고 엄마를 메워쌌다. 모두가 이리 저리 속삭였고 그런 그녀를 위안을 준 것은 엄마의 거친 호흡소리가 이내 괜찮다는 말소리로 바뀔때였다.

트 릭시는 엄마의 목소리에 포니 무리 속을 비집고 들어갔다. 엄마는 힘겹게 아주 힘겹게 신음소리를 내며 두 눈에 힘을 준채 모두를 바라보고있었다. 그녀는 트릭시를 보며 안심이 된단듯이 축복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트릭시의 두 눈에서 다시 한번 더 눈물이 흘렀다. 그런 트릭시를 보고 엄마는 트릭시의 눈을 마주치면서 말했다.


"넌 힘세고 강하단다. 그리고 언제나 나의 위대하고 강한 마법사였지."


"엄마... 지금.. 그런 말은..."


트릭시의 속삭임을 끊으며 엄마는 다시 한번 더 말했다.



"무슨 말을 하고싶은지 안단다. 하지만 이해한단다. 그리고 언제나 널 잊은 적이 없단다. 나의 위대하고 강한 트릭시야."


머릿 속 죄책감과 열등감 그리고 온갖 사악한 것들이 고통의 몸부림쳤다. 머리가 아팠다. 어지러웠다. 그것들이 꿈틀거리면서 트릭시의 눈물과 함께 흘러내려갔다. 그것들이... 머릿 속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트 릭시와 엄마의 둘 사이에 다시 정적이 흘렀다. 이따금씩 뒤에서 다른 포니들의 말이 들려왔다. '그러니까 내가 이럴줄 알았되잖아.'부터 시작해서 '그냥 트릭시한테 말을 했어야했어.'라는 말까지 온갖 말들이 트릭시의 등 뒤에서 들려왔다. 트릭시의 눈동자는 흔들렸다. 많은 생각들이 그녀의 머릿 속을 멤돌았다. 무엇부터 말해야할지 몰랐다. 여기를 어떻게 알았냐라거나.. 아니면 언제부터 마법을 숨겼냐거나.. 아니면.. 아까 그 마법은... 그건...


"엄마 뿔이 보이니.. 트릭시?"


엄마가 트릭시의 마음 속을 꿰뚫어보듯이 물었다. 트릭시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진정시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다.


" 때론 거짓말이란게 필요할때가 있단다. 거짓말은 나쁜거야. 하지만 때론 필요할수밖에 없을때가 있단다. 그걸 착한 거짓말이라고 부른단다. 하지만 조심하려무나. 착한 거짓말이라도 때론 널 타락시킨단다... 알았지... 나의 트릭시야?"


트릭시 자신과 비슷한 말을 엄마가 속삭였다. 엄마는 자신쪽에까지 뻗친 트릭시의 길고 그리고 잘 정돈된 갈키를 앞발로 살짝 어루만지며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트릭시, 너는 위대하고 강력한 마법사란다. 그리고 그 위대함 속에는 언제나 책임이란 게 너를 주시하고있지. 기억해주렴, 트릭시. 위대함이란 건 달콤할지모르겠지만 계속 그 달콤한 걸 찾다보면 결국 책임의 밧줄이 널 묶어버릴거란다. 기억하렴... 트릭시.. 내 위대하고 강한 트릭시.."


트릭시는 고개를 저었다. 엄마의 얼굴에 맞대며 트릭시는 말을 하려했다. 그러자 갑자기 트릭시의 얼굴 바로 정면에 오렌지빛 형체가 천천히 공중을 걸으며 조심스럽게 트릭시 앞을 멈추었다. 트릭시는 그 조그만한 빛덩어리가 뭔지 이내 깨달았다. 아까 도망치던 그 가엾던 그것은 트릭시를 향해 고개를 갸웃거리다 이내 트릭시 뿔에 뛰어들었다. 오렌지빛덩이는 트릭시의 불을 감싸안았다. 오렌지빛은 서서히 아주 조심스럽게 연약함을 보이듯이 트릭시의 뿔을 간지럽히며 엄마의 털색인 옅은 분홍색에서 트릭시의 털색인 푸른빛을 뛰다 이내 트릭시의 망토와 똑같은 보라빛으로 타오르다가 서서히 꺼져갔다. 불빛이 서서히 꺼져갈때 엄마가 트릭시의 귓가에 속삭였다.


오... 나의 위대하고도 강력한 트릭시야...


나의 작고 소중한 트릭시..


엄마는 너만큼 마법을 쓸수없구나. 트릭시야. 


정적이 트릭시를 감싸안았다.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 지켜보던 포니들조차도 아무말도 하지않았고 트릭시조차도 아무말하지않았다.







얼마후..

해야할 일은 많고 했어야할 일은 더 많았다. 오랫동안 비웠던 집을 트릭시는 말없이 걸어갔다. 그리고 조용히 집을 쳐다보았다. 낡아빠진 집은 허름하기 짝이 없었다. 여러 목재들로 덧되고 이것 저것 엮어져있어 간신히 집으로 보일뿐이였다. 트릭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른 새벽 트릭시는 자신의 의상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듯 자신의 엉덩이를 보았다. 온 몸이 다시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보랏빛물든 따스함이 그녀의 온몸을 감싸는 기분이였다. 아무리 훌륭한 강한 마법사라도 훌륭하고 강한 유니콘의 뿔이 없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닐것이다. 뿔.. 그것은 지팡이... 그녀는 위대하고 강한 지팡이를 가진 것은 아닐지라도.. 그녀는 이미 위대하고 강한 마법사였다. 보랏빛을 내며 그녀의 뿔이 속삭이는듯했다. 잠시뒤 이제 무대가 되어버린 자신의 집을 보며 말했다.




"엄마, 이제 내가 엄마예요."


위대하고 강한 트릭시의 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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