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없으니깐 음슴체로 쓰겠음
나는 20살에 입대를 해서 8사단에서 군생활을 했음
군생활에 조금씩 익숙해지는 상병 꺽일 때 쯤 휴가를 나가기로 함
우리부대에서는 원래 휴가자들 모아서
포천터미널 까지 태워다줌
근데
나 휴가가기 직전 원유값 상승으로
이 좋은 제도가 사라짐
그래서 지갑에 들어있는 2천원 정도로 버스비 하고
포천 터미널에 도착함
터미널에 도착해서
돈을 찾을려고 하는데
돈이 딱 2만원 들어있는거임
하필 그날이 토요일이여서
돈을 뽑을려면 수수료가 붙는 상황
어쩔수없이 만원만 뽑음
그 만원가지고
껌을 한통 삼
그래서 9500원이 남음
그 9천 5백원을 들고
집까지 가는 버스표를 살려고 줄을 섬
근데 버스표값 9천 800원........
아 씨... 껌 괜히 샀다 이러면서 후회함
우리 집까지 가는 버스는 하루에 두대 뿐이였음
오전 11시쯤에 하나랑 오후 6시에 하나
버스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어쩌지 어쩌지 발을 동동구름
그 때 구세주들 등장
토요일이라 그런지
일찍끝난 중학생들이 한 두명씩 모습을 보임
나는 하는 수 없이
앵벌이를 하기로 함
좀 착해보이는 중학생 애기한테가서
사정 설명을 함
형이 돈이 300원이 없어서 버스표를 못사는데
300원만 빌려 줄 수 있겠니? 라고 말함
삥뜯는것처럼 보이면 안되기 때문에
긴장한 얼굴을 최대한 불쌍하게 만들면서 말함
그 중학생 애기는 뭐 이런새끼가 다있냐? 라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주머니를 뒤짐
주머니에서 100원짜리 동전이 세개 나왔을 때 속으로 환호성 지름
근데 군복에 이름이랑 부대 마크 있어서
얘가 나 신고할까봐
미안하다고 굽신굽신 거리면서
한개씹고 남은 껌 4개를 통째로 줌
애기야 고마워 고마워 이러면서
그리고 너무 창피해서 뒤도 안돌아 보고 터미널로 숨음
휴가를 너무 오랜만에 나가 버스표값을 너무 무시한듯..
지금 불현듯 생각난 내 군생활 가장 한심한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