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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은 쉬운 영화라고 생각함.
게시물ID : movie_585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임오유
추천 : 10
조회수 : 94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6/09 12:30:10
비유로 설명하자면

밤에, 산길임

지방도를 홀로 운전하면서 지나가는데 얼굴에 피 범벅인 사람 얼굴이 보임. 

이때 어떻게 해야할까요? 



귀신이라거나 소리치거나 놀래서 달아나거나 할 게 아니라 119를 불러야함. 

일단 다친 사람일 거니까. 

그런데 대개의 사람들은 그렇게 되지 않음.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줄행랑을 침. 그러고 나중에 귀신을 봤다고 함.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부터 이야기를 전개함. 자기가 보고 판단한게 맞다는 전제 하에서.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점집을 찾아가서 면담을 나누는 장면이 있는데 그 이야기 주워섬겨서 범인이 잡힐 리가 없다는...

하지만 그 대목에서 부터 무당이 주도권을 잡으며 스토리를 전개하면 그 이후 이야기는 곡성이 되는 거임. 


곽도원씨가 사건으로 들어가게 되는 계기는 결국 '내 딸이 변고가 생겼다' 라는 문제에서 부터임. 자기 입장이 되면 문제를 객관적으로 살필 수 없게됨

그런 곽도원씨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으로 관객들이 사건을 보는 거임. 대체 무엇이 상황에서 진짜 단서인지 알 수가 없게 됨. 

그런 것들이 영화적으로는 맥거핀이지만, 낱낱의 단서들은 문제를 통찰할 수 없는 곽도원씨의 머리 속 상황이기도 함. 

우리도 현실에서는 곽도원씨랑 마찬가지 일거임. 

잠시 지나서 자신의 실수를 알아채고 바로 잡을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그렇지 못함. 

자기 행위를 합리화 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게 됨. 개인 차원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그런 실수를 저지름.

'경로 의존성'이나 '귀인 오류'같은 현상이 뒤범벅 됨. 


이 이야기는 그런 한계를 인정하고 시작하는 것임. 

사실 애초 답은 이미 나와있다는....물론 그런 시선으로 본다면 이 이야기가 시작되지도 못했을 거임.

그건 얼굴 피범벅 된 사람을 보고 119 신고하고 손상 정도 파악하고 응급처치 하고 난 후 경찰 불러 사고경위를 조사하면 아무 이야기도 안되는 거랑 마찬가지임. 

이 이야기는 도망가서는 귀신을 봤다고 말 하는데 그 자리에서 변사체가 발견되는 경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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