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충북 충주시 교현동에 작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태어났어요. 제가 태어났을때 저희 아버지는 날마다 귓가에 불어오는 바람의 현혹에 이기지 못해 바람과 같이 집을 나가셨구요, 홀로 남으신 어머니께서 저희 형, 누나, 나 이렇게 3명을 돌봐주시고 있으셨죠. 물론 저희와는 좀 다르게 생기신 분들이 저희를 키워주시고 있었어요. 우리 엄마가 그랬어요. 저분들이 엄마가 없어도 앞으로 잘해줄꺼라고. 그러니 엄마가 아닌 저분들께 어리광도 많이부리고 이쁜짓도 많이 보여주라고 했어요. 전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셨기에 알겠다고는 했지만 썩 내키지는 않았어요.
그렇게 몇달이 지나 어머니는 먼 곳으로 떠나셨어요. 저희를 키워주신다는 분들께서 저희 어머니를 끌고 어디론가 사라지시고 그 후로 엄마를 볼 수가 없었어요. 형이랑 누나말로는 나이도 많이 드셨고, 집 지키는 힘도 없었기에 요양원같은 곳으로 갔다고 이야기 해주었어요. 그래요. 좋은곳으로 떠났기에 기분이 좋아야 하겠죠? 그치만 이상하게 눈물이 났어요. 밥먹을 기운도 없었구요. 마당에서 엄마랑 같이 뛰놀던 때가 자꾸만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았어요. 그렇게 몇년이 흐르고 저는 바깥세상 구경도 할 수 있었고, 저보다 더 작은 친구들도 만나고, 여자친구도 생겨서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웠어요. 그렇게 잦은 외박으로 인해 저를 키워주시는 분들께 꾸중도 많이 들었었죠. 그러다 한번은 2틀동안 여자친구랑 노느라고 집에 못들어갔었는데 형이랑 누나가 없더라구요. 밖에 잠깐 놀러갔나 생각하고 너무 피곤해서 잠을 잤어요. 그렇게 잠자고 눈뜨고 잠자고 눈뜨고를 반복했지만 형 누나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어요. 어느날 한번은 자고있는데 누가 자꾸 옆에서 깨우더라구요. 저는 형 누나가 온줄알고 기분좋게 눈을 떴어요.. 그치만 옆자리에 있어야 할 형 누나는 없었고 여자친구가 몰래 깨우는 것이었어요. 옆에서 여자친구가 멀리 떠나자고 하네요. 지금보다 더 자유롭게 둘이서 살고싶다고...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어요. 그동안 저를 키워주신 분들과 이별을 해야하고 무엇보다 여자친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능력조차 갖고있지 못했으니까요. 여자친구한텐 일단 내일까지 생각해보겠다 하고 집으로 보냈어요.
그래요. 저도 이제 떠나야 할 때가 온 것 같네요. 사랑하는 아빠 엄마 형 누나도 제 곁을 다 떠났어요. 저도 이제 날이 밝으면 여자친구와 같이 멀리 떠날꺼예요. 그동안 저릴 키워주신 분들께 은혜를 갚지 못해 죄송스럽지만. 그래도 전 떠날거라 다짐했어요. 다음날 날이 밝고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데 주인님께서 눈치를 채셨는지 저를 붙들고 안놔주시는거예요. 밖에선 여자친구가 소리지르면서 빨리나오라고 하는데 난 이미 붙잡혔어요. 못떠날 것 같네요. 큰 주인님이 저를 잡고 계실동안 작은 주인님이 이상한 검은물체로 저를 향해 빛을 터뜨리고 있었어요. 도망가려 했지만 꼼짝할 수 없었어요. 밖에선 여자친구가 울면서 절 부르고 있었어요. 저도 빨리 밖으로 나가 여자친구와 멀리 떠나고 싶었어요. 그런데 주인님이 저를 못도망가게 뒷발을 꽁꽁 묶어서는 나무에 매달아 놓으셨어요.
그러더니 큰 주인님이 내 얼굴에 이상한걸 씌우고선 저를 때리고 있었어요. 너무 아파서 소리 낼 힘도없었어요. 그렇게 저는 기절했었고, 눈을 떠보니 평온한 들판 같은곳에서 제가 누워있는거예요. 이제 나도 엄마 아빠 형 누나를 다같이 볼 수 있을까 기쁜맘에 고개를 들었는데 옆엔 여자친구가 있었어요. 어떻게 된거냐 물어보니 맞고있는 저를 구해주었다고 하네요. 저는 그자리에서 펑펑 울었어요. 엄마 아빠 형 누나도 저처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저는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가 없었어요. 이제 모든걸 버리고 여자친구와 멀리 떠날거예요.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그 누구도 만날 수 없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