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랑 오랜만에 육사시미 한 판 때렸어요.
친구가 여친이랑 헤어졌다고 좀 블라블라 하길래 술을 계속 마셨지요.
둘 다 거나하게 취해갈 무렵 친구놈이 갑자기 헤어진 여친의 전화를 받더니 가봐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미안하다는 메아리를 남기고 떠나버린 친구.
그리고 저는 강남역에 혼자 남겨졌죠.
헤어졌으면 그냥 헤어지지 왜 연락을 해서 또 만나러 가고 ㅈㄹ이야!!
혼자 울부짖었죠.
그러다 택시를 잡았어요.
수원까지 삼만원이면 가겠다 싶었죠.
그런데 저는 충동적으로 고속터미널로 가자고 말했죠.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가장 빠른 시간에 갈 수 있는 버스를 끊었어요.
부산이더라구요... 헐...
핸드폰은 꺼졌고,
에라 모르겠다 그냥 탔어요.
한숨 자고 일어나니 도착!
술냄새 엄청 나고!!!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부산터미널 롯데리아에서 음료수 두 잔 마시고...
그냥 정처없이 걸었네요.
기왕 온 거 밀면이나 먹고 가자.
그러나 아침 5시... 6시... 7시... 8시...
시간이 지나도 가게들은 문을 열지 않고...
하필 남부지방의 태양은 또 어찌나 뜨거운지
술이 올라오더라구요...
지치고 졸리고 미친 마음에 기차역으로 갔지요.
그리고 그냥 올라왔어요.
12시간만에 귀환했네요.
제가 부산에서 뭘 한 걸까요...
왜 간걸까요...
밀면은 먹기가 왜그리 힘들까요...
부산의 태양은 왜그리 뜨거운가요...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친구 나빠!!! 커플 나빠!!! 흙흙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