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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아십니까랑 도란도란 대화한 썰.txt
게시물ID : soda_58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텦투
추천 : 17
조회수 : 2960회
댓글수 : 42개
등록시간 : 2017/07/13 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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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여 편입 준비 중인 대학생이에여 오늘 단조로운 일상에 없던 썰이 생겼으므로 음슴체를 쓰겠어여 (응?)

**장문 주의**

요즘 모의고사 많이 치는 까닭에 체력적으로 기빨림+정신적 스트레스 땜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음
오늘은 그게 정점을 찍은 날이었고 평소 10시에 집에 갈 거 오늘은 7시에 가자! 하고 학원을 나섰음
학원이 종로에 있는데 바로 옆 영풍문고도 갔다가 젊음의 거리 미니소에 가서 인형으로 힐링도 하다가
저녁을 못 먹어서 버거킹으로 가는 중이었음

근데 웬 여자가 갑자기 영풍문고 어디냐고 길을 물음
글쓴이는 중고딩때부터 영풍문고 교보문고를 오지게 다녔기 때문에 길안내엔 빠삭함 
그래서 친절히 길을 설명해주고 가려는데 혹시 다른 문구점도 있냐고 물음 
그래서 광화문쪽으로 더 걸어가시면 교보문고도 있다고 진짜 개친절하게 말해줌
근데 거기서 대화를 끝내는 게 아니라 자꾸 말을 이어감 
(진한게 글쓰니, 안 진한게 도를 아십니까)

"여기 되게 잘 아시나봐요?"
"네 학원이 이 근처라..."
"아 학원이요?"
"네 편입학원 다니거든요"

이런식으로 계속 대화를 이끌어감
긴가민가 했는데 가려는 순간 자기가 수행하는 사람인데 잠깐 시간되냐고 묻길래

'역시 도를 아십니까였어!' 싶었음

그 동안 인터넷에서 도 썰을 많이 보고 나도 한 번 저 썰처럼 해보고싶다...이러고 있었는데 마침 오늘 걸린거임!
평소의 나라면 표정 개썩으면서 무시하고 갔을 텐데 뭔 정신이었는지 계속 대화를 하면서 약올리고 싶어짐

"진짜 5분도 시간 안 되세요?"
"아 제가 아침먹고 아무것도 못 먹어서....밥 사러 가야되거든요."
"진짜 5분이면 되는데, 아닌 것 같으면 듣다가 가셔도 돼요."
"아 제가 집가서 공부할 게 많거든요. 그냥 버거킹 가면서 얘기하실래요?"

이렇게 함께 버거킹으로 향함

가면서 그 여자는 계속 5분만 얘기하자, 버거킹에서 먹으면서 얘기하자 이러는데
난 그냥 아 안 돼요 시간 없어요^^ 이렇게 철벽침
첨엔 생글거리던 표정이 갈수록 안 좋아지더라는ㅋㅋㅋㅋ

가면서 가지고 있는 복이 많은데 쥐고만 있다 어쩌구저쩌구
아니 복이 많고, 그걸 손에 쥐고만 있는게 뭐 어때섴ㅋㅋㅋㅋㅋㅋ
쨌든 평소에 짓지도 않는 생글생글 웃음을 띄면서 결론만 얘기하라는 투로 말함
그러다 좀 짜증났는지

"성격 되게 급하신 것 같아요."
"네! 저 성격 되게 급해요^^"
"손해보기 싫어하는 스타일인가봐요."
"네! 전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는 주의거든요^^ 손해보는 거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아 그런 사람도 많아요. 손해 많이 봐야 더 많이 들어오는데..."
"음 그렇구나~"

버거킹 도착 후 주문하고 기다리면서는 도 얘기하기 전에 내가 먼저 물어봄

"아까 절에서 수행한다고 하셨잖아요, 머리만 안 깎았지. 근데 수행은 어떻게 해요?" 
"아 이게 불교는 아니고...그냥 마음으로 수행하는 거예요."
"그럼 하루종일 길거리에서 사람 붙잡고 좋은 얘기 해주시는 거예요?" 
"네^^;;"
"안 바쁘신가봐요? 이따 어디가세요?" 
"저도 집이 있는데 집에 가겠죠."

갈수록 짜증이 조금씩 섞이는게 느껴져서 더 재밌어졌음 (변태라 그런가)

버거킹에서 햄버거 챙기고 버스정류장으로 가는데 굳이 버스 정류장 두고 옆에 사람없는 택시 승강장으로 가자 함
그래서 아뇨 그냥 여기서 얘기하죠 라고 했음
그래도 좀 앉아보라고 하는데 걍 무시하고 버스오는 거 보면서 서 있었음 
얼굴 표정보니까 더 썩어가길래 

"아까보다 좀 짜증나신 것 같아요^^"
"아유 제가 성인군자는 아니잖아요~^^"

그러다가 결국 빡쳤는지 인생 혼자사는 거 아니다, 손해 많이 봐야 많이 들어온다 자꾸 그소리하고 
나는 계속 네^^ 제 인생이니까 알아서 할게요, 그건 본인이 판단할 일은 아니죠^^ 이러면서 말다툼함
말투가 갈수록 시비조가 되길래 짜증나냐고, 말투가 시비조라고 하니까 개빡쳤는지
학생도 학생 어투 생각해보라고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도를 아십니까한테 좋게 얘기해요(어이없을 무)"
"그런 사람도 많아요. 수행하는 사람한테 그렇게 대하면 큰일나요."
"와아~그러면 뭐 집안에 우환이라도 생겨요???"
"아니 그게 아니라;; 제가 뭐 저주거는 사람도 아니고;;"

말다툼 중에 대한민국의 4대 종굔데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 이딴 개소리를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아까 불교 아니랬잖아요? 그러니까 아니 불교는 아닌데...도를 믿는 사람이 많다며 우디르급 태세전환

"ㅇㅎ 신천지도 믿는 사람 많은데"

이러니까 같은 부류라 그런지 두둔하는 식으로 말함 (기억력 붕어라 자세한 대화가...)
계속 설왕설래하다가 나중에는 학력드립도 나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학생보다 좋은 학교 나왔어요"
"오오 이제는 학벌로 따지는 거예요???"

정확히 이렇게 말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대학 들어가고 한 동안은 학력이 컴플렉스라서 진짜 스트레스 많이 받았었는데
이제는 달관해서 0의 데미지를 입음 ㅇㅇ

"그거 알아요? 저 그쪽이랑 얘기하는 거 재밌어서 버스 3대 보냈어요^^ 안그래도 인생 단조로웠는데 일 만들어줘서 고맙네요^^"
"전 학생이랑 얘기하는 거 재미없으니까 이만 가볼게요. 계속 그렇게 사세요(비꼼)"

이러곤 가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내가 극 개인주의에다가 사회성 떨어지는 거 자각하고 있어서 비꼼투로 계속 그렇게 살라는거에 기분이 1도 안 나빴음
손해보는 거 싫어하네, 성격 급하네, 경계심이 많네 등등 그년이 지껄인 말들이 다 맞는 말이라 토탈 0의 뎀을 입음 ㅇㅇ

안그래도 진짜 남들한테 풀 썰이 하나 제대로 없었는데
오늘 그게 생겨서 너무 기분 좋았음
그리고 학원에선 거의 묵언수행하다시피 살아서
입 털기 하루 할당량 다 그 인간한테 퍼부어서 속 시원했음

친구놈은 고구마에 사이다 섞어먹는 기분이라는데 
소심하고 말 잘 안하던 나한테는 나름 사이다라서 써봤음 헿

출처 말싸움 하면서도 오유 어느 게시판에다 글쓸지 고민하던 와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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