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전전' 고졸 청년, 자취방서 쓸쓸한 죽음
경향신문|심진용 기자입력 15.03.19 21:52 (수정 15.03.19 21:52)
호프집 종업원과 치킨집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겹게 생계를 꾸리던 2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19일 오후 9시쯤, 서울 관악구 대학동 고시촌 한 원룸에서 구모씨(25)가 숨진 채 발견됐다.
"건물에서 탄내와 연기가 난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소방당국이 출동해 원룸 화장실에서 알몸으로 쓰러진 구씨를 발견했다.
소방관들은 심폐소생술을 하며 구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살릴 수는 없었다.
구씨가 발견된 3.5평짜리 원룸 창문과 출입문은 모두 노란색 비닐테이프로 밀폐된 상태였다.
바닥에 깔린 이불 위에는 찌그러진 생수병, 전자레인지, 운동화, 우산, 냄비 등이 나뒹굴었다.
책상 위에는 먹다 남은 소주와 맥주가 놓여 있었다. 방 한구석에서는 번개탄 3개 분량이 타고 남은 재가 발견됐다.
구씨는 지난해 4월 말부터 이 원룸에 세들어 살았다. 보증금 100만원을 내고 월세 39만원에 계약했다.
호프집 종업원과 치킨집 배달일 등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월세를 내고 나면 생활비를 마련하기도 힘겨웠다.
구씨는 경기 수원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형과 함께 살다가 지난해 홀로 서울로 왔다.
안정적인 직장을 잡으려 애를 썼지만 취업벽을 뚫기가 쉽지 않았다.
집주인 한모씨(71)는 경찰 조사에서 "정말 착실한 젊은이였다.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한 한두 달을 제외하고는 방세도 거의 밀린 적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씨는 고교 시절부터 조울증을 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훈련소만 3번 퇴소한 끝에 2013년 의가사 제대를 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19일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유족 조사 결과 경제적 어려움 등 때문에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구씨의 정확한 사망 동기 등을 계속해서 조사할 예정이다.
<심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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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m.media.daum.net/m/media/society/newsview/20150319215209193? 이 나라는 미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