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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오버워치 월드컵 명장면 리뷰(한타학개론 따라하기)
게시물ID : overwatch_581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늠름한고등어
추천 : 13
조회수 : 1104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7/11/08 02: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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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개인적으로 이번 2017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경기로 꼽는 장면은 대한민국 대 미국의 8강전 2세트 아이헨발데 전장입니다.

1세트에서의 무기력한 패배 이후 이어진 대한민국의 아이헨발데 선공격에서 미국은 2지점 이후부터 디바-윈스턴-자리야의 탱커 셋과 JAKE의 정크랫으로 대한민국의 진출을 3분 가까이 효과적으로 틀어막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은 40초 가량을 남겨놓고 회심의 자리야를 꺼내들고 마지막 전투를 준비합니다. 공교롭게도 작년 같은 대회에서 준바 선수의 등산궁이 작렬한 바로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었군요. 이번에도 준바 선수의 활약이 기대되는 순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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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전투 직전 비장하게 돌진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이후 편의상 대한민국은 선수이름, 미국은 영웅 이름으로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플라워:겐지, 토비:메르시, 류제홍:젠야타, 자리야:준바, 마노:윈스턴, 새별비:트레이서)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대한민국은 플라워, 토비, 류제홍이 궁극기를, 미국은 메르시를 제외한 전원이 궁극기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은 중력자탄에 이은 자폭/죽이는타이어 연계를 통해 대한민국의 힐러 궁극기를 소진시킨 뒤 탱커와 힐러 궁극기로 유지력을 높여서 버티기만 해도 유리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궁극기 열세를 뒤엎을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7초를 남긴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공세가 시작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적 중력자탄에 최소한의 인원만 묶여서 자폭이나 죽이는타이어를 소진시킨 뒤 부활 후 한타 싸움을 이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한 미국의 전략은 이랬습니다. 먼저 진입한 적들을 중력자탄-자폭 연계로 처리하고, 동시에 토비는 함께 진입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죽이는타이어로 토비를 처리한 뒤 한타를 잡으려는 작전이었습니다.


여기서 대한민국의 환상적인 플레이가 나옵니다.

먼저 첫 돌진은 메르시 부활의 한계인 2명만 플라워-마노 조합으로 들어갑니다. 새별비와 준바는 들어올 것처럼 훼이크만 주고 빠져서 플라워-마노만 중력자탄에 묶이는 데 성공합니다. 이 순간 미국의 자폭과 죽이는타이어가 동시에 발동됩니다. 자폭은 중력자탄에 묶인 대한민국의 플라워-마노(희생양)를 제압했지만, 대한민국은 어째서인지 바로 부활로 이어가지 않았고, 류제홍의 초월을 통해 불리한 3:5 싸움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3:5 싸움이었던 이유는 미국의 정크랫이 궁극기 사용중이라 아직 전투에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의 죽이는타이어는 결국 토비를 찾지 못하고 혼자 터져버렸는데, 사실 토비의 발키리는 미국의 중력자탄을 유도해 낸 시점부터 이미 발동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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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하는 플라워(희생양1)와 마노(희생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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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서 이미 토비의 궁극기 게이지가 “0”인 것을 볼 수 있음>

후에 토비가 부활을 위해 날아오는 장면을 봤을 때, 아마도 중력자탄 직후 죽이는타이어 발동 소리에 바로 발키리를 켜서 성문 바깥쪽 아주 높은 곳에서 숨어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완벽하게 타이어를 피하고도 남은 10초란 시간은 희생양 둘을 부활시키기 충분한 시간이었고, 류제홍의 초월을 통해 준바와 새별비도 부활이 오기 전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남아있던 젠야타의 초월은 어차피 류제홍과 맞초월이었기 때문에 큰 소득이 없었습니다.

결국 대한민국은 상당히 전략적이고 치밀하면서도 엄청난 임기응변을 통해 궁극기 2개만으로 미국의 궁극기 4개를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하였고, 오히려 궁극기 보유 상태를 역전시킵니다. 플라워, 새별비, 마노가 궁극기를 보유한 반면 미국은 윈스턴의 원시의 분노만 남은 상태가 되었습니다.

 

가장 핵심은 이 순간이라고 봅니다만, 대한민국 선수들의 수퍼플레이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궁극기 잔치가 끝난 직후, 희생양 둘은 바로 적 힐러를 향해 돌진합니다. 아군 힐러는 준바와 새별비가 지키고 있었고, 그 상대가 상살력이 다소 떨어지는 윈스턴, 디바였기 때문에 무난하게 상대가 가능했습니다. 반면에, 미국은 힐러 둘과 정크랫 만으로는 용검을 든 플라워와 마노를 당해낼 수 없었고, 자리야는 어정쩡한 위치선정으로 힐러를 케어하지 못하여 순식간에 3킬을 당하며 전세가 기울었습니다. 그 직후 탱커만 남은 미국은 차례차례 제압당하며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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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희생양들이 분노의 일격을 가하는 모습을 적 자리야가 구경 중>


미국은 마지막 3지점 앞에서 최후 방어선을 구축하였고, 한타 직후 준바의 중력자탄이 준비된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디바-윈스턴만으로 중력자탄을 맞고 곧 준비될 발키리로 역전을 노립니다. 미국은 준바의 중력자탄을 유도하는 데는 성공하였고, 메카가 터지는 정도로 피해를 최소화하였습니다.

여기서 재밌는 장면이 나오는데 (결과에 직접적 영향은 없었다고 보지만) 중력자탄에 묶인 적들을 포커싱 하기 위해 화물에 잔뜩 뭉쳐있던 대한민국이 자리야가 등장하자마자 중력자탄에 대비하여 순식간에 산개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 이후 새별비의 펄스폭탄 부착이나 센스있는 어그로 분산 플레이, 류제홍의 끈질긴 생존에 이은 초월 등 하나하나 설명하려면 끝이 없는 수퍼플레이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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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모를 중력자탄에 대비하여 순식간에 산개하는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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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에 숨어있다가 사각에서 접근하여 펄스폭탄 부착에 성공하는 새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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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홍이 포커싱 당하자 순간 틈으로 파고들어 어그로를 잡아주는 새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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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홍은 3배 빠른(?) 붉은 원숭이로부터 끈질기게 살아남아 초월을 발동시킴>


결국 대한민국은 마지막 숨어있던 메르시마저 정리하고 3점을 가져가게 됩니다. 토비의 부활부터 경기가 종료되기까지 120초가량 이어진 전투에서 대한민국은 무려 14킬을 기록하면서 단 1번의 데스도 없었습니다. 정말 퍼펙트한 게임이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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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초 동안 140데스로 경기를 매듭짓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이어지는 수비에서 미국 윈스턴의 자살 도발(코를 만지다 잘못 누른 실수라고 해명했다고 합니다만, 당시엔 선수들이 도발로 느꼈을 수도 있을 법 합니다.), 압도적인 홈팬 응원 분위기 속에서 수비에 성공하여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려놓습니다. 1세트 패배 이후 자칫 미국에 끌려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2세트 공격에서의 마지막 전투는 그 분위기를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저 순간만큼은 선수들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플레이에 자신감도 많이 회복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인상 깊은 장면이기도 해서 여러 번 플레이를 돌려보면서 분석한 결과를 공유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글로 풀어 보았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역시 오버워치는 팀플레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궁극기 2개를 빼낼 특공대 역할을 톡톡히 해낸 플라워와 마노, 타이어를 피해서 특공대를 부활시킨 토비와 그 피할 시간을 벌어준 류제홍의 서포트, 그 와중에 생존 자체로 작전 성공에 기여한 준바와 새별비. 물론 각자의 스킬도 뛰어나지만, 그것이 적재적소에서 활용될 때 더 큰 시너지가 발휘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치겠습니다.

출처 https://youtu.be/W9-qsS0Ed8s
https://worldcup.playoverwatch.com/ko-kr/standings/top-32
https://youtu.be/LqumgT58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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