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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라는거, 생각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게시물ID : science_580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탈퇴](차단)
추천 : 5
조회수 : 60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3/31 00: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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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과게가 맞을지, 자게가 맞을지 좀 고민했습니다만.

공대 대학원생이 해당 학문에 대해 느낀 것을 쓰는 거니까 과게도 되겠지 싶어서 써봐요. 문제되면 자게로 올릴께요.

요즘 공부하면서 느낀건데요. 사람이 공부를 하는 일련의 과정이, 그러니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학사를 따고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일련의 과정이 사실은 그저 선지식을 배운후에 나아가는 step이 아닌가 싶어요.
음...그러니까
적분을 이해하기 위해 덧셈과 뺄셈을 이해하고, 그를 통해 곱셈을 이해하고, 정수만 알고 있던 이가 유리수를 넘어 실수로 수의 범위를 확장하고, 그러면서 넓이를 배우고, 무한을 배우고, lim을 배우고, 면적의 합이 적분이고 수식을 배우고 적분을 이용해서 부피를 계산하는. 기초를 배운 후에 그것을 응용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이, "이해"만 가능다면 초등학생 때도 충분히 고졸수준의 수리능력을 가질 수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이게 순수히 수학을 좋아하는 수학덕후에 가까운 사람에게는 이런 공부가 재밌겠죠. 그러니까 많은 이들이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근데 재미없는데 억지로 시켜서 하는거면, 차라리 안하니만 못한 게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등학생때도, 중학생때도, 고등학생때도, 특히 고등학생들, 공부하라고 부모가 압박하고 선생님이 압박하고 사회가 압박하고... 그거 그냥 학생이 공부하고 싶게끔 하는 방법 없을까요? 대학교 학부를 정할 때 되어서야 급하게 "나는 이 학문을 해볼까?" 가 아니라, 혹은 대학교 졸업해서도 "내가 한 학문이 내가 원해서 했던건지 잘 모르겠어" 가 아니라요.

고등학생일 때, 학생이 어떤 공부를 하고싶은지 스스로 찾아볼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재미없어하는 학문이 아니라 진짜 재미있어하는 학문을 좀 더 일찍 찾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물리가 좋아졌고 대학생이 되면서 자동차 엔진에 관심이 생겨 기계과에 들어왔고 학부 3학년 2학기에 컴퓨터를 이용한 해석에 관심이 생겨서 CFD를 하고 있지만, 제 주변 대다수 친구들은 20대 후반이 되도록 진짜 하고싶은 것이 뭔지 모르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안타까워서 푸념해봤어요.

학생들이 입시 위주의 생활이 아닌 학생을 위한 생활을 하려면, 사회의 인식이 바뀌는게 우선일지 대학입시제도가 바뀌는게 우선일지도 애매하네요.

근데 대학교에서는 공부능력이 있는 이를 받고 싶을테니 당연히 평가가 하고 싶을꺼고, 애를 반드시 대학에 보내야 한다고 하는 지금의 사회 인식에서는 입시제도에 휘둘릴 것이 자명하니 사회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 먼저일 것 같긴 한데... 그게 바뀌라고 순간에 바뀔 문제도 아닌 것 같고...

공부라는게, 대학교에 입학하려고, 좋은 학점 받아 졸업해서 좋은 직장 취업하려고 하는 것을 공부하고 표현하면...글쎄요. 그런 행위를 공부라 부르는 것도 뭔가 씁쓸하고, 그런 행동 참 재미 없을 것 같지 않아요?

저를 예로 들면 시가 있어요. 만약 제가 처음 윤동주의 '서시'를 접한 것이 학교 수업이 아니라 호기심으로 펼쳐본 책이었다면. 그건 꽤 낭만스러운 기억이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그렇지 않죠.

적어도 과게인들은 "이거 해보면 재밌겠는데?" 하는 영역의 학문 한개 이상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자발적으로 흥미를 가지고 하는게 진짜 공부가 아닐까요?

아까 일본에서 초등학생이 편의점 별 곤충을 분석했다는 글을 봤어요.
한국에서 초등학생이 자신의 의지로 그런 공부를 할 수 있는 때가 온다면, 사람들은 공부를 조금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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