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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 운문 - 어린 시절에 대한 묵념
게시물ID : humorbest_5789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독감
추천 : 12
조회수 : 660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2/06 17:48:36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2/02 01:21:56

<시제: 그리움>

제목: 어린 시절에 대한 묵념

-부제, 거울 밖 너 


거울 안 나를 봤지

나는 네가 아니고

너도 내가 아니고

 

거울 안 복사된 일상이

문득 낯설어 

넌 찢어진 지난 달력을 찾고

시계에 손을 넣어 바늘을 되돌리려고 해도

너의 아랫도리에서 피어나는 붉은 꽃

너는 스스로 기저귀를 닮은 현재를 팬티에 붙여

 

너는 많은 것들을 베어 물며 자랐지

울음 밴 소설책, 비율 어긋난 그림, 밤 새서 하던 문자, 따위를 (정말 맛있었지)

그 중에

시계 모양 선악과가 있었을 지도 몰라

부끄러움을 배웠잖아 넌, 그동안

 

넌 이불에 누워 붉은 꽃을 피어내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베개 속에서 네가 자라나는 만큼 큰 악몽들은

(사탕을 빼앗기는 꿈, 초콜릿을 앞에 두고 먹지 못하는 무서운 악몽들 말이야)

갈 곳을 잃어 피어나지 못해

눈이 오면 뛰어다니던 널 찾아 악몽들이

바깥을 기웃거리는 밤

 

찢어낸 달력들이 소복하게 쌓이는 밤

 

거울 안 내가 네가 버린 꿈들을 품고 잠드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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