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리그팬들이 자국리그에 대한 사랑을 호소하면 세상에서 가장 지겨운 잔소리를 듣는 듯이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우리에겐 왜 세계적인 선수가 나오지 않는가하며 자국 선수들의 노력과 도전을 깎아내리기에 바쁘다.
하지만 그런 선수들은 높은 수준의 인프라와 훈련 시스템을 갖춘 팀에서 배출되며
그런 인프라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충성심 높은 서포터들의 티켓팅과 사랑에서부터 시작된다.
텅빈 경기장 관중석. 최고의 인프라와 수용인원을 갖춘 경기장들을 가졌음에도 국가대표급 경기(성인급)가 아니면 가지 않는다.
이유는 리그는 재미없기 때문이다. 본 적은 없지만서도.
리그에서의 성과들에 무지한채 새로 발탁된 선수들에 대해서 늘 기대와 관심, 가능성보다는 당장의 성과에만 집착한다.
국가대표가 되거나 해외진출을 해낸 후 뚜렷한 성과가 있기 전에는 어떤 서포팅에도 관심이 없다.
최고의 선수가 아니더라고 그 선수만의 드라마가 있다는 것을 대부분 무시하고 있거나 모르고 있다.
선수가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이 기복을 보이는 때에 대한 뚜렷한 이해가 없다. 이해하려 들지도 않는다.
때문에 쉽게 실망하고 쉽게 비난한다.
큰 경기의 패배나 부진을 자신의 패배와 동일시한다. 때문에 그들을 크게 비난하고 희생양을 찾아 공격하기에 급급하다.
더 나쁜 것은 그것을 경기 하나에 국한하지 않고 선수 전체의 커리어를 비난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선수의 개인적인 웹페이지까지 나서서 심한 말을 퍼붓는다.
하지만 그 선수 면전 앞에 나서서 같은 말을 하진 못한다. 축구팬이라는 거대한 익명성의 가면 뒤에 숨어서 돌팔매질만 하는 졸렬한 비겁자들이다.
글 속의 분노는 대단해 보이는데 직접 찾아갈 일은 엄두도 내지 않는다.
해외리그를 동경한다. 그들의 패스워크, 슈팅, 팀컬러, 유니폼 등 거의 모든 것을. 단 하나 서포팅만을 제외하고.
편집되어 나오는 스페셜 영상들만큼 대단한 장면들이 우리 곁의 리그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곳의 세련된 카메라 무빙과 각도, 그에 맞는 경기장 설비 등이 더욱 맛갈나게 중계를 해주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가?
우리도 우리의 축구에 관심을 가졌다면 몇년의 시간을 들여 그만한 중계를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숱한 선수들이 이유를 찾지 못하는 비판과 지나친 날선 비난에 속앓이를 하고 그것이 경기 내적인 부분까지 악영향을 주기도 했다.
어려서 재능을 보이면 각급 대표팀(청소년, 올림픽. 성인)에 이어 소속팀에서 리그와 컵대회까지 소화하며
피로와 부상, 과도한 기대를 안고 스러져가는 선수가 너무나도 많았다.
긴 커리어에 속에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모르니 기량이 떨어지면 까대기 바쁘다.
그 선수의 헌신은 지나간 일 정도가 아니라 쓰레기통 가장 밑바닥에 버려져 눈에 띄지도 않는다.
경기를 보지 않으니 선수에 대한 평가는 한경기면 충분하다. 단 못한 경기 위주로.
한 경기만 부진하면 그선수는 영원히 낙인 찍혀 똥볼 차는 선수로 살게 된다.
우리는 우리의 수준보다 훨씬 높은 기량을 보이는 리그와 대표팀을 가지고 있다.
비판을, 그리고 비난을 위한 비난을 쏟아대었으면 우리도 같은 것을 받아들일 각오 정도는 해야한다.
만약 선수들이 빈약한 관심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할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경기 후에 서포터들에게 상냥하게 인사를 건넨다. 부끄러운 일이다.
FC대한민국에서 꼭 벗어날 필요는 없지만 그러려면 좀더 팀을 이해해야한다. 상냥하게.
팬들은 선수와 팀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본다. 그래서 응원할 수 있다.
유니폼이 예뻐서, 지역팀이라서, 어떤 선수가 좋아서, 성적이 좋아서. 온갖 이유로 시작된 팀사랑이 축구장으로 이끈다.
떳떳하게 응원을 하고 비판을 하라. 자격을 갖춰서.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럴 자격이 없지만.
새벽 4시에 적어보는 글이라 두서가 없네요.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