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이 동원훈련인데 전투복은 작고 전역모에는 장식이 너무 많아서 쪽팔리므로 음슴체로 갑니다.
1. 덕군?
그동안 필자가 쓴 글을 보면 부대 여기저기에 케로로랑 뽀로로 그림그리는 밀리터리 프라모델을 좋아하는 덕후같지만
사실 우리 대대는 전반적으로 덕후가 많았음(바리에이션도 다양함)
본부중대장(중위 진)은 존경하는 인물이 몽키 D 거프였음(원피스에 루피 할아버지........세상에.......)
핸드폰 배경화면이 거프중장........이었는데, 인사과장이랑 학군 동기였는데, 맨날 본부중대장이 인사과에 와서 과장이랑 노가리깔때
원피스 이야기함.......처음에는 초급장교들의 애국심에 대한 심오한 토론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원피스 세계관 최강자 논쟁이었음.........
동원담당관은 프라모델 덕후였고, 병사들은 거의 대부분 걸그룹 덕..........우리 대대 최대 난제는 시스타/걸스데이 논쟁이었으니.........
(대체로 본부중대는 걸스데이였지만 기간중대원들은 시스타였음. 그런데 본부중대가 쪽수가 많아서 체육대회때 걸스데이 음악이 울려퍼졌음)
대대장님은 이런 부하들의 취향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분이셨음.
대대장실에 계급별 간담회하러 들어가보면 책상 위에 동원담당관이 만들어서 선물한 멋들어진 아이오와급 전함 프라모델이 인상적이었음
(포탑 3개는 내가 만들었..........)
2. 부대 모토
우리 대대 모토는 '친숙한 군대'였음. 그래서 여기저기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꾸미고 그랬었는데
그래봐야 민간인들이 부대에 들어와서 구경할 일이 거의 없으니 부대원들만 맨날 보고 좋아함.
우리 본부중대 모토는 중대장이 지은 '야근하는 사람이 대장'이랑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하자.'였음
이 두번째 모토가 회식때 대참사를 불러옴.
3. 회식참사
덕후들로 넘쳐나는 개판 부대라고 생각하면 경기도 오산임(무리수였음. 죄송) 사고가 없어서 무사고 700일 행사도 했었음.
ATT때 대항군부대를 관광태워서, ATT최우수 점수 받음. 사단 선봉대대까지 받고나니
연대장님, 대대장님 대만족하심. 연대 예하 4개 대대중에 연대장님 임기중에 유일하게 사고가 없었던 부대라 더 좋아라하셨음.
연대장님께서 금일봉 하사하시고 대대 회식 거하게 하라고 하심.
날잡고 체육대회 오전에 빡세게 하고(본부중대는 8개 종목 전부 꼴등...........ㅠ다른 중대장들이 본부중대장 놀리는데 안쓰럽ㅠ)
오후에 회식으로 삼겹살도 구워먹고 맥주에 막걸리에 거하게 먹음.
한달뒤에 전역하는 선임이 있었는데 전역전에 검열이랑 ATT때문에 3차정기를 일찍써서 간부들이 엄청 고마워했음.
간부들이 불러다 한잔씩 주다보니 만취함. 회식 끝나고 후임들이 질질 끌어다 생활관에 눕힘.
회식끝나고 경계근무랑 지통실 근무인원 제외하고 오침을 했었는데 그때가 금요일이라 오침->일과 끝->주말(개꿀!)이었음.
하지만 PX판매병이었던 필자의 알동기는 당장 오침끝나면 PX를 열고 판매를 해야하니 시무룩.........ㅠ
PX를 열고 판매를 하는데 아까 만취한 선임이 해장하러 라보떼를 사러옴.
말년이라고 중대 모토를 어길수가 없으니 스스로 자신의 해장 아이스크림을 사러온 모범스러운 선임이었으나.........
선임이 라보떼를 고르기 위해서 냉동고를 열고 허리를 숙였는데 순간 오바이트 쏠려서 냉동고 안에 오바이트함..........
참사의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은 모두 패닉에 빠졌고, 가련한 필자의 알동기 PX병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신을 찾았다 함.
거기다 전날 아이스크림을 대량으로 받아서 냉동고 안에는 온갖 아이스크림이 가득 차있었음........ㅠ
(내용물 전부 꺼내서 물에 씻어서 다시 얼림........한여름이었는데 한달간 PX에서 아이스크림 안 사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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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쓰고보니 길기만하고 재미는 없네요. 마무리 어떻게하지..............
그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