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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관련 대국 및 해설 영상을 보고 느낀 알파고의 위력.
게시물ID : science_575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묻어가자
추천 : 1
조회수 : 125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3/10 05:21:03
참고로 전 바둑알못입니다.
 
 
일단 이 바둑 대국에서 이세돌과 알파고는 세계 최정상급. 그러니까 알파고도 이세돌이나 커제같은 최고의 바둑 고수들이 가지고 있는 실력은 된다고
김영삼 9단이 후에 말하였습니다. 이는 바꿔서 이세돌 역시도 최고의 실력으로 맞붙은 셈이지요. 단지 초반에 알파고를 떠보는 수를 둔 것이
있는데 이것을 제외하면 이세돌은 잘못둔 수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수가 잘못됐다고 말할 정도의 수는 아니었구요.
중반까지 알파고의 실력은 '완전체'라는 표현을 김영삼 9단이 말했습니다. 알파고가 세계 최정상급의 실력이냐는 계속되는 여자 캐스터의 질문에
좀 더 확실한 표현을 한다고 한 것이 '완전체'라는 표현을 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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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까지 큰 무리가 없다가 알파고가 다음과 같은 수를 두자 실시간 중계를 하던 박정상 9단은 알파고가 좀 잘못된 수를 둔 것이 아닌가 하며 의아해 했습니다. 허나 알파고가 혹시 숨겨둔 수가 있을 수도 있다고도 하였구요. 하여튼 저 수를 둔 당시로서는 생중계에서 알파고의 실력이 조금
기대에 못 미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조금씩 생기던 순간이었습니다. 박정상 9단은 만약 저기서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있어서
알파고가 노리고 둔 수라면 자신이 알파고보다 한 수 아래라는 식으로 말하였습니다.
 
 
K-20160310-161635-crop.jpg
 
그리고 이세돌 9단은 저렇게 흑돌을 놓음으로써 응수하였는데 박정상 9단은 여기서도 알파고에게 다른 묘책이 없다면 알파고가
실수를 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방송이 끝난 후에 김영삼 9단이나 이세돌 9단이 말한 바에 따르면 거의 모든 바둑 기사들 역시 같은 생각을 했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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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가 백돌을 두자 순간적으로 놀라서 입을 살짝 벌리는 이세돌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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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난해해 하며 고민하는 이세돌 9단)
 
이세돌 9단은 이 때의 수를 '인간으로서 생각하기 어려운 수'라고 표현했습니다.
방송이 끝나고 김영삼 9단이 말에 따르면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수이나, 두고 나서 보니 정말 그럴듯한 행마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외에도 이와 같이 이세돌 9단이 '인간으로서 생각하기 어려운 수'라고 말한 수가 하나 더 있었고
끝나고서는 이것 외에도 김영삼 9단이 의아해 한 수도 있습니다.
김영삼 9단의 말에 따르면 '이상한 수인 것 같기도 한데 끝나갈 때에 보니 이길 확률을 높이기 위한 수로 보이기도 한다.'고 하였습니다만
끝까지 뭐라고 단정짓지 못하는,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즉, 끝이 나서도 알파고의 수가 좋은 수인지 나쁜 수인지 구분도 안된다는 뜻이죠.
 
 
 
 
 
 
 
 
인간이 바둑을 둘 때에는 수많은 직관을 사용하지요.
여기서 직관이란 것은 알고는 있지만 말로 상세히 설명할 수 없는, 그냥 알고 있는 지식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자신의 팔을 드는 방법도 직관이지요.
만약 외계인이 와서 우리에게 '팔을 드는 방법이 무엇이냐?' 고 묻는다면
우리는 '그냥 드는데?;;' 라고 밖에는 말을 못하죠. 그냥 알고 있는 것, 다만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직관입니다.
바둑을 둘 때 사용하는 인간의 직관들은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책들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두면 공격적이고,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고 등등...
즉, 현재까지는 인간끼리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직관을 사용한 바둑이 존재했다는 것이죠.
헌데 알파고가 위의 대국에서 둔 수는...
저는 바둑알못이지만 여러 9단들의 평가로 비춰봤을 때는.
알파고는 인간(인간 최정상의 바둑 기사)이 알고 있는 바둑 직관은 거의 다 알고 있으며,
그것을 뛰어넘어서 인간이 알지 못하는 바둑 직관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수가 바로 그 수이며 설명하지 않은 이세돌이 놀란 두 번째 수 역시 그 수입니다.
또한 미스터리에 쌓여 있는 의문의 수들도 많이 있습니다.
위에 김영삼 9단이 '이상한 수인 것 같기도 한데 끝나갈 때에 보니 이길 확률을 높이기 위한 수로 보이기도 한다.'고 표현한 수가 바로 그것입니다.
프로 9단이 끝나고 찬찬히 다시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 수인데 나중에 보니 좋은 것 같기도 하고 희한한 수인 것입니다.
끝나고 봐도 이해가 잘 안되는 수인데, 알파고는 그 수를 실시간으로 선택했다는 것이 대단하죠...
김영삼 9단은 알파고의 이런 대국을 보며 '소름돋는'다고도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후반에 알파고는 인간이라면 하지 않았을 실수를 했다고 합니다.
이미 알파고가 승기를 잡은 상황이고, 이세돌의 역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알파고가 자기 손해를 보는 수를 둔 것이죠.
근데 몇집차 승리가 아니라, 오로지 승리를 위한 수였다면 알파고의 수가 잘못됐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우리들이 말하는 알파고의 실수가 진짜 실수였을까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알파고는 그 상황에서 보자면, 인간의 직관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인간이라면 그 상황에서 거의 확실하게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고, 그런 직관은 인간에게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알파고에게는 어려운 것이지요.
 
... 여기까지는 인간을 위한 변이구요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바둑을 두면서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능한 수로만 바둑을 둔 것일 수 있습니다.
알파고는 그런 수를 알고 있었지만 승리를 위한 최선의 수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른 수를 찾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알파고는 자신과 똑같은 쌍둥이 알파고를 상대로 많은 대전을 했다고도 알려졌습니다.
이런 대전을 통해서 알파고는 인간은 이미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수를 학습한 것이 아닐까요.
 
 
가정을 해보죠.
예를 들어서 '인간이라면 도저히 역전 불가능한 불리한 상황 A'에서 '쌍둥이 알파고'가 B라는 수를 둡니다.
이 B라는 수는 인간의 직관으로 이해가 불가능한 수여서 지금까지 인간은 생각조차 하기 힘든 수였지요.
그래서 이 수는 알파고와 쌍둥이 알파고의 대전에서 처음으로 나온 것입니다.
알파고는 '쌍둥이 알파고'의 이 수로 인해 역전패를 당해버립니다. 그래서 알파고는 이것을 학습하여서
'인간이라면 도저히 역전 불가능한 불리한 상황 A'로 대국이 진행되지 않도록 두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이 보기에는 알파고가 완전히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부분에서 엉뚱한 곳에다 돌을 두는 것입니다)
상대가 인간이라면 '인간이라면 도저히 역전 불가능한 불리한 상황 A'으로 대국을 두면 100% 이길지도 모르지만
'쌍둥이 알파고'를 상대로 '인간이라면 도저히 역전 불가능한 불리한 상황 A'으로 대국을 둔다면 질 확률이 있으니까요.
만약 이런 일이 있었다고 가정한다면, 알파고의 후반의 실수는
무섭게 계산된, 오로지 승리를 위한 수일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앞으로의 바둑에서 이세돌 9단이 이길 확률은 낮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알파고가 단순히 실수를 한 것이라면 이세돌 9단도 충분히 이길 확률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 글의 주제는 이세돌 9단의 승패가 아닙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직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제 글의 주제입니다.
정말 소름끼치네요;;
아마 제가 바둑을 잘 뒀더라면 좀 더 실감이 왔을 텐데 완전 바둑알못이라... 좀 아쉽구요
바둑잘알분들은 아마 난리가 나지 않았을지,
알파고 개발자는 자신의 창조물에 대해 순간적으로 공포심을 느끼지 않았을지 궁금하네요.
 
만약 제가 개발자라면 조금 공포심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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