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갱이 한 묶음에 1만 원입니다. 이래 봬도 옛날에는 지체 높은 양반들만이 먹었다는 귀한 녀석이지요. 생긴 건 이래도 맛은 으뜸입니다. 말린 것을 방망이로 북어 패듯이 두들겨 불에 구워 뼈를 발라내고 적당한 크기로 찢어내면 맥주 안주로 그만입니다. 갖은 양념에 무쳐내면 막걸리와 찰떡궁합이지요.
"한 묶음에 스물대여섯 마리 될 겁니다. 잡사 본 사람들은 그냥 사는데 안 잡사 본 사람들은 물어보기만 해요. 남자들에게 장어보다 좋아요. 옛날엔 돈 많은 사람들만 먹었어요."
세곡상회 주인 아주머니(65·전의님)는 벌교 대포와 선소 바닷가에서 잡아온 대갱이 자랑에 열을 올립니다. 문절이(망둥어)보다 훨씬 맛있고 남자들에게 정말 좋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대갱이 반 묶음(5천 원)을 사서 양념집(동막식당)으로 갔습니다. 해마다 이 식당에 한두 차례 들리는데 대갱이 무침 요리는 이곳이 최고랍니다. 대갱이 대여섯 마리를 꺼내어 방망이질합니다. 가스 불에 구워내니 고소한 냄새가 식당 안에 가득합니다. 집나간 며느리를 불러들인다는 전어구이 냄새와는 또 다른 향기에 취해봅니다.
"세로로 세워서 두드려야 잘 부서져요. 이렇게 반으로 가르면 뼈다구가 없어져 부드러워요. 그냥 잡숴도 고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