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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란 누구인가.. (간호사 남친 5년, 간호사 남편 3년차)
게시물ID : lovestory_570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erubim
추천 : 8
조회수 : 2413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7/05 13:27:55
* 사과부터 드릴께요. 쓰다보니 반말이네요. ;ㅁ; 다고치기 귀찮아서 사과드리는거에요;;
그리고 이 글은 어떤 직업의 우월이나 미천, 잘나고 못나고 그딴거 알리기 위해 적는게 아닙니다.
누구나 어떤 일로 아플수도 있고 병원에 신세를 지게 마련일텐데 제가 근 10여년 지켜본 간호사들에 대한 것을 조금이나마 알고 그사람들을 대한다면 좀더 편한 상황에서 병원 생활을 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게 우선이며,
간호사를 여친이나 아내로 둔 동료(??) 분들과의 정보를 공유해 서로간의 이해의 장을 열기 위함... 그래서 평안한 가정 혹은 연애생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씁니다.
 
 
시까노~ 땅~!!! (일본말 아니라 우리 어릴때 부산지방에서 시작! 이란 뜻으로 쓰던 말이다. 이게 일본언가? 내가 알기론 요이~땅 이 일본어다!)
 
 
간호사를 여친으로 둔 남친들의 모임..이란게 있었다. ㅋㅋ

연애를 처음 시작한게.. 2005년 6월 12일 일요일
형수님의 소개로 편한 옷을 입고서 나간 서면의 2층 카푸치노라는 커피숖(지금은 없어짐)
창문을 열어놓은 2층 창문엔 바람과 햇살이 교차하며 들어오고 있었고 햇빛에 그분은 더 없이 빛나고 있었다.
로맨틱 영화에서 보면 남자가 여자에게 반할때 혹은 그 반대일때 슬로우 비디오가 연출되며 샤방샤방 하는게 나에게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연애란게 물런 항상 좋을순 없을 것이다.
진짜 사귄지 1년 반까진 한번도 싸우지 않았다.
하지만 결혼전 3년 반까진 거의 한달에 한번 이상 크게 싸우지 않은 적이 없을 것이다.

뭐 나의 연애담을 꺼내려고 한건 아니다.
심심찮게 올라오는 간호사들의 속사정 얘기들 그걸 풀어보려고 한다. (서당개 입장에서;; 월월~ ;ㅁ;)

( * 이글은 대학병원 간호사 기준이므로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수도 있음)
 

1. 간호사 여친을 사귈려면 너도 삼교대 근무를 해라!

데이, 이브닝, 나이트, 오프.. 이딴 단어들에 익숙해져라.
대부분의 간호사들은 삼교대 한다. 그래서 몸이 더욱 힘들다.
나도 삼교대 한다!!! 라는 얘길 듣는다. 하지만 그네들의 3교대는 최소 1~2주로 교대하는 교대근무이다.
하지만 간호사의 삼교대는 차원이 다르다.
일 예로 12년차 간호사인 우리 와이프 근무(번표 혹은 뻔표 라고 쎄게 부른다.)표를 적어 보겠다.
7월 1일 오프, 2일 이브닝, 3일 이브닝, 4일 오프, 5일 데이, 6일 데이, 7일 데이, 8일 오프, 9일 데이, 10일 데이, 11일 데이, 12일 오프, 13일 나이트, 14일 나이트, 15일 나이트...
보름치만 적자...
특히나 이달은 주말 휴일이 4주간 1번 밖에 없다.
여름 휴가기간에 휴일을 내서 3주간은 나혼자 애를 봐야한다.
자.. 당신의 휴일이나 휴식시간이나 근무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간호사를 사귈려면 그분의 시간에 맞춰야 한다.
잠을 자다가 여친이 전화와서 심심하다면 통화해야한다. 그분은 나이트 근무중에 잠을 자지 않으려고 깨어계신게다. (물런 근무중 딴짓하면 안된다. --;; 나도 딴짓 안했으면 한다.)
휴일날 그분이 근무라면 혼자 하는 취미를 가지는 것도 좋다. 하지만 결혼한 후에까지 갈수 있는 청소나 육아관련 취미를 추천한다;;
물런 평일 월차나 연차도 각오해야 할것이다. 그분은 그분이 쉴때 같이 놀고 싶어 하시니까.
(이건 연차에 따라서 휴일날 쉬는 빈도가 조금.. 아주 조금 높아지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비슷하다.)
 

2. 간호사를 간호하는 사람이 되라.

기본적으로 간호사는 3D 업종에 속한다 자부한다.
병원에 오는 사람은 몸이 아픈사람이다. 게다가 입원하는 사람은 많이 아픈 사람이다.
당신이 지금 아픈가? 병원갈 정도인가? 가도 특히 대학병원에는 웬만큼 아프다고 입원시켜주는 곳이 아니다.
그런 아픈 사람들을 케어하는 사람들이 간호사다. 아무리 성격 좋고 사람 좋은 사람도 아프면 만사가 귀찮고 짜증내고 화를 내는게 인간이다.
그런 사람들을 케어해야하는 간호사들은... 매우 스트레스를 받는게 일상이다. 그걸 케어해야 하는 사람이 남자친구 혹은 남편이다.
그러니 당신이 사랑하는 여친.. 이건 상식선을 벗어난다고 해도 이사람이다 싶으면 그냥 감싸주고 안아줘라.
이쯤 얘기하니 노예같은 생활을 해야만 간호사를 사귀느냐?
아니다.
자신의 스트레스를 밖으로 표출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정도의 차이는 다분히 있다. 상대방에서 표출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이런 상황에 처한 여친이니 미리 먼저 배려해줘라는 뜻이다.
 

3. 병원을 가까이 하라.

와이프 경차를 사주기 얼마전까지 나는 병원에서 환자 보호자들이 하는 생활을 했었다.
세상이 참 무섭다. 우리 와이프는 예쁘다.(나에게는.. 그러니까 결혼 했겠지?)
이브닝 마칠때가 밤 10시 반에서 새벽 1~2시 훌쩍 넘어갈때도 있다. 그럴땐 병원의 티비나 휴게실, 보호자 취침실 등이 어디 있는지 알아 놓는게 좋다.
평소엔 보지 않았던 밤 10시 드라마를 꿰고 있는 당신.. 어머니와도 대화의 장을 열수가 있다.
그리고 휴대폰 게임은 너의 친구가 된다. 틈틈히 밧데리가 부족해서 병원에서 충전하는 당신을 볼수가 있다.

와이프가 있는 분만실은 오른쪽으론 산부인과와 붙어 있었고 왼쪽으론 중환자실이 붙어 있었다.
복도에서 와이프를 기다리고 있노라면 참 세상의 많은 삶들이 내 눈앞에서 왔다가 사라진다.
특히 중환자실 앞은 더욱 그렇다. (맘이 무거워지니 이건 넘기겠다.)
 

4. 여친 혹은 부인의 간호사 동료는 나의 동료

보통 간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여자의 남친이나 남편은 가정적인 사람이 많다.
위에 말했다싶이 3교대에 항상 일정치 않은 일과를 가진 사람이니 반대편 있는 사람은 보편적인 일과를 가진 사람이 많다.(본인 역시..)
이런 말이 있다.
아내에게 직접 잘해주기 보다는 장인 장모의 세세한것까지 챙겨라.
비슷한건데.. 근무때 여자들이 좋아하는 먹거리들(먹는거 디게 좋아한다. 특히 낮밤도 없고 정신도 없이 일하다 보니 칼로리 소비가 엄청나서 식욕은 언제나 넘치다 못해 방출되고 있다.
피자, 통닭 등 일반적인것(전화로 시켜 배달할수 있는것은 항상 자기네들도 먹는다.) 말고 떡볶이나 맛있는 수제버거, 튀김, 아이스크림 등등 여자들이 흔히 먹을순 있지만 시켜먹을수 없는것들 사가지고 병원엘 가라. 하지만 양은 1인분이 아니라 5인분 이상으로 준비해라.
여자들.. 특히나 간호사들은 선배 혹은 동료에게 조언을 많이 구한다. 그렇게 주위 동료들에게 점수 따놓으면 ^^;; 뭐 음... 나머지는 생략하겠다.
 

5. 간호사의 마음가짐으로 살아라.

와이프는 조산간호사이다.
옛말로 산파다. 분만이라는게 원래 의사가 있어야 애기를 받는거다. 그게 합법이고...
그런데 조산간호사는 의사 없이 받을수 있다. 지금은 간호대학원 과정에 속해있지만 그 전에는 간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별도의 조산간호사 과정(1년)을 수료한 뒤에 조산간호사 시험을 쳐서 통과해야만 조산간호사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보통 잘 모르는 조산간호사에 대해 말해보겠다.
일반적으로 애기를 받을때는 의사가 있다. 물런 조산간호사도 혼자서 애기를 받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분만을 위해 특화된 간호사가 조산간호사이다.
레지 1~2년차에게도 큰소리 칠수 있는게 10년 이상된 조산간호사이다. (물런 일반적으로 큰소리 치지 않지만 위급한 판단때 어리버리 하다면 바로잡기 위해 지적한다. 그야말로 위급상황이다.)
애기들이 모두 잘 태어나지는 않는다. 정말 문제 없이 임신에서 분만까지 가는 케이스는 반이 안된다.
우리 딸도 5개월땐가 뇌속에 혹이 6갠가 발견 되어서 걱정했었지만 다행이 태어난뒤엔 없어졌다. 친한 분 중에선 심장에 구멍이난 경우도 있었고 두분중 한 애기는 태어나서도 치료받고 있다.(나머지는 태어날때 정상적으로 막혔음)
나머지 태어나기돈 전에 혹은 태어날때 유산되거나 죽는다.
마음이 무겁다. 생각하려니까.. 이 애기들... 유산된 애기들도 똑같이 엄마들은 애기 낳을때 처럼 낳는게 보통이다. 그만큼 힘들다. 마음은 더욱 힘들겠지만..
어쨋거나 그렇게 죽어서 태어났거나 죽은 아이들... 조산간호사들이 뒷일을 감당한다.
깨끗하게 닦이고 어른듯처럼 포에 싸서 그렇게 기도 하고 영안실로 보내준다.
이런 부분에서 난 와이프를 존경한다.
이걸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렇게 일을 한다. 특히 사산된 아이를 보고온 날이면 와이프도 마음이 많이 무거워져있다.
그런 간호사를 케어해야 하는게 남친이고 남편이다.
같이 아파하고 공감하고 힘들어하고 다시 일어서라.
 
 
좀 가볍게 시작한 주제가 무겁게 되버렸다.
물런 난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의 서당개이며 서당의 훈장이 아니다.
그러기에 현실상 조금 다르거나한 부분이 있을수도 있으나 거의 본 부류는 이렇다고 생각하고 쓴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간호사분들... 인원도 작고 일은 많고 상황은 힘들고 하지만 열심히 잘해주셔서 저희 일반인들이 잘 살아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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