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전 28살입니다. 요즘도 원피스, 열혈강호 등 좋아하는 만화는 간간히 사서보고 그러는데요.
일 때문에 서울올라와서 생활하고 있는데, 며칠 전에 쌓여있던 만화책을 엄마가 다 버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바로 전화하니 오래된 침대 버리면서 집 정리하는 김에 자리 차지하는거 같아 버렸다고...
책이 많아져서 박스 안에 넣어 침대 뒤쪽에 보관해두긴 했습니다...
나름 만화를 좋아하는지라 나중에 집사면 책장에 가득 꼿아두고 싶은 소박한 소망같은게 있었는데 한 순간에 날라갔네요.
아무리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고 만화라고 하지만 제가 좋아서 산 물건인데 한마디 상의없이 버리다니요...
원피스, 헌터헌터, 요츠바랑, 굿모닝티쳐, 열혈강호, 카이지 등등...집에 가서 남아있는거 아직 확인은 못했지만 거의 200권은 될텐데...
너무 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해서 바로 전화드렸는데, 이건 정말 아니지 않냐고만 말씀드리고, 가서 말씀드리겠다고 하고 일단 끊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많이 불편하네요...아...아깝기도 하고 돈도 돈이고 왜 내가 좋아해서 사모은걸 상의도 없이 쓰레기로 만들어버리셨는지...
서울 와 있어도 안부전화도 자주 드리고 가끔 내려가곤 했는데 상상도 안했던 일이 벌어져서 멍합니다.
요즘 이직 때문에 회사에 사직서를 내놓은 상태라 안그래도 정신이 없고 스트레스인데...이 나이에 만화책 방에 쌓아뒀던게 그렇게 잘못인지.
집에 내려가서 어머니께 뭐라고 해야할지도 그렇네요. 효도하고 잘 모시고 싶은 마음에 안부전화도 자주 드리곤 했는데...
예전 초등학교때도 용돈 한푼씩 모아서 한권씩 사모았던 도라에몽을 40권 가까이..동네 책대여점에 단돈 만원에 가져다 파셨는데,
그게 어린나이에 상처로 남아서 아직까지 앙금처럼 있었는데 나이먹고 부모자식간에 이런 일로 속상해할 줄은 몰랐네요.
그렇다고 엄마에게 가서 싫은 소리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냥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