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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위대하고 강한 트릭시 (2)
게시물ID : pony_469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웨얼울프
추천 : 8
조회수 : 41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7/04 03:10:47

"나는 큰곰자리를 물리쳤어!"

"내가 큰곰자리를 물리친거야.... 난... 난... 나는..."

"위대하고.. 강력하니까."

"그렇지....?"

트 릭시, 너는 위대하고 강력한 마법사란다. 그리고 그 위대함 속에는 언제나 책임이란 게 너를 주시하고있지. 기억해주렴, 트릭시. 위대함이란 건 달콤할지모르겠지만 계속 그 달콤한 걸 찾다보면 결국 책임의 밧줄이 널 묶어버릴거란다. 기억하렴... 트릭시.. 내 위대하고 강한 트릭시..




최 고의 날은 흐르고 흘러 벌써 10년 전의 이야기가 되버렸다. 작지만 위대하고 강한 트릭시는 이제 더이상 작지만은 않았다. 그녀의 마법도 이제 마찬가지였다. 이제 과거 전리품이 되버린 책은 그녀의 서재 한편에 자리잡은채 과거의 추억만을 비춰줄뿐이였다. 그 옆에는 또다른 책이... 또 그 옆에는 또 다른 책들이.... 한권 한권이 빼곡해진 책들은 그녀의 소중한 전리품이자 추억이 되었다. 이제 그녀는 단순히 물건을 뛰우는 것외에도 구름을 만들줄 알았다. 그리고 색을 마음대로 변형시킬줄 알았다. 그런 그녀의 마법은 다른 유니콘들도 쓸줄아는 것 사소한 것이였지만 그녀는 그런 간단한 것을 터득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괜찮았다. 트릭시는 비록 마법을 터득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었다.

마을 포니들은 항상 그녀를 보며 보라망토의 트릭시라고 불렀다. 그녀의 푸른털과 푸른빛이 살짝 멤도는 갈키는 그녀가 항상입고다니는 보라색망토와 잘어울렸다. 그리고 항상 그녀의 뿔을 수줍게 살짝 잡은채 아슬 아슬하게 씌여진 보라색 마법사 모자는 그녀가 어떤 포니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려주었다. 트릭시는 항상 자신의 이름을 속삭이는 이들에게 윙크를 하며 어떤 유니콘이든 사용할줄아는 간단한 마법으로 포니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그녀는 그것을 마술이라 속삭이며 밧줄을 뱀처럼 움직이게하며 관객들을 놀래켰고 번개구름을 만들어 페가수스들을 놀래켰다. 깜짝쇼는 단번에 트릭시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포니들은 트릭시를 보며 환호성을 질렀고 미소를 지으며 트릭시의 이름을 외쳤다. 트릭시의 이름이 외쳐질수록 포니들은 많아졌고 그 사람들의 기쁨이 담긴 돈으로 트릭시와 엄마는 하루 하루를 살아갔다. 사람들이 트릭시를 사랑할수록 트릭시에게 바라는 것은 더 많아졌다. 트릭시에게 바라는 게 많아질수록 트릭시는 더욱더 새로운 마법을 깨우쳐야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능숙한 마법사가 아니였다...

과거의 추억을 속삭이던 첫번째 책을 시작으로 한권 한권 책들은 늘어났지만 책 한권이 늘어날때마다 그녀에겐 더욱 큰 부담이라 불리는 바윗덩이가 그녀를 눌렀다. 한권 한권마다 통달해야할 것은 더욱더 많았고 통달할때마다 더욱더 많은 언어들이 그녀를 노려보았다. 학교도 다니지못한 트릭시에겐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몰랐고 다른 포니들에게조차 물어볼수없었다. 따지고보면 그녀는 이미 마을 포니들에게 위대한 마술사였다. 위대하고 그리고 훌륭한 포니였다. 어느 포니도 마법이란 것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였다. 그런 트릭시가.... 그런 그녀가...위대하고 강한 트릭시가 어떻게 다른 이들에게 물어볼수있을까....

그것말고도 그녀는 다른 이들과 거리를 두는 경우가 하나 더 있었다. 트릭시에겐.. 큐티마크가 없었다.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그녀에겐 큐티마크가 생기지않았다. 그것은 트릭시에게 큰 콤플렉스였다. 위대하고 강력한 그녀는 지금껏 10년 이상 마법을 공부했고 수많은 책들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전리품을 얻을지라도.. 그녀에게 큐티마크는 생기지않았다.

나의 재능은 마법이 아니란말인가?

나의 재능은 다른 것인가?

나는.. 위대하고 강하지 못한 것인가?

트 릭시의 귓가에 어느때처럼 누군가 속삭였다. 그녀는 부엌쪽에서 담요를 만지작거리며 한숨쉬었다. 수많은 생각들이 그녀의 머릿 속을 멤돌면서 그녀에게 걱정과 불안감그리고 고민들을 토해내었다. 그럴때면 그녀는 부엌으로 가 그녀의 공포에 가득 찬 얼굴을 숨기려 애썼다. 엄마에게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않고싶었다. 감정이 격해져 괴물이 되버릴 자신을... 공포에 홀린채 두려움 속에 최후의 발악을 할 것같은 자신을 엄마를 보지않음으로써 봉인시키려 애썼다. 벌써 그런 식으로 엄마와 거리를 둔지 반년이 되어갔다.. 수많은 시도와 노력 언제나 열정적인 자신은 다른 유니콘들이라면 평범하게 쓸수있는 마법만이 결과물로써 나와버렸다.

그리 고 트릭시가 큐티마크를 얻지못함은.. 대체.. 그걸 설명할수있는 건 오직 하나뿐이였다. 이미 알고있었지만 그것을 인정하기 싫었고 인정한다면 자신은 그녀는 괴물이 될 것이 뻔했다. 하지만 만약 그것을 인정한다면 그녀는 이 엄청난 괴로움과 소용돌이 속에서 해방될수있을터였다...

"트릭시...?"

엄마가 힘없이 트릭시를 불렀다. 트릭시는 담요에 머리를 파묻은채 그 소리를 듣기만하였다. 그녀의 복잡미묘한 감정은 이루 말할수없는 상태였다. 트릭시의 큐티마크는... 트릭시의 재능은... 그녀의 가슴 속에서 계속해서 추악한 목소리들이 그녀를 꾹 꾹 눌러됬다.

"트릭시... 자니?"

엄마가 온 힘을 다해 다시 한번 더 트릭시를 불렀다. 처음 마술로 첫 관객들을 만족시키고 전리품으로 많은 돈을 가져온 날 엄마는 트릭시에게 눈물을 흘렸다. 여느때처럼 자신을 감싸안으며 트릭시는 그때 처음으로 엄마가 많이 여위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엄마의 뿔이 다 자란 유니콘에 비해 작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트릭시...?"

' - '

"네, 엄마."

트 릭시가 담요에서 일어나 엄마쪽으로 걸어갔다. 언제나 그렇듯이 엄마의 침실은 부엌 바로 옆에서 오랜지빛을 뿜어내고있었다. 그녀는 그곳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들어가 엄마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녀의 어머니는 침대에 몸을 맡긴채 고개만을 들고 그녀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트릭시를 바라보았다. 엄마의 미소는 항상 트릭시에게 축복이였지만 언제부터인부터 이제 그 축복의 매력은 트릭시를 매료시키지 못했다. 트릭시는 무표정하게 엄마쪽으로 살며시 다가갔다. 엄마는 트릭시의 뺨을 앞발로 어루만지며 말했다.

"요즘 너무 불안해보이는구나 나의 위대하고 강력한 트릭시야.."

엄마의 그 말에 트릭시의 가슴 속 사악한 말들이 꿈틀거렸다. 그녀는 그것들이 자신의 입밖으로 쏟아져나올까 일부러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에게 있어 그건 매우 괴로운 것이였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엄마라면 트릭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엄마라면 눈물을 참는게 보일게 뻔했다. 짧지만 긴 침묵 속에... 불안한 듯 아니면 위로하고싶은 듯 엄마는 트릭시를 끌어안으려했다. 트릭시는 괜찮단듯이 엄마의 품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고개를 흔들었다. 당황한 기색이 살짝 보였다. 하지만 엄마는 애써 태연하게 트릭시에게 다시 물었다.

"트릭시, 큐티마크때문에 그러는거니?"

"아니요.."

"트릭시, 넌 위대하고 강하단다. 엄마가 늘 말했지만, 넌 나의 위대하고 강한 트릭시란다. 10년 전에 책을 이긴 것처럼... 곧.."

"아니요."

따 뜻함과 포근함 속에서 트릭시의 한마디가 평화를 깸고 동시에 침묵을 만들었다. 엄마가 말을 잇지못한채 트릭시를 바라보았다. 슬픔이 묻어나는 표정.. 트릭시는 고개를 떨군채 엄마의 얼굴을 애써 피했다. 그리곤 침묵을 지켰다. 물론 엄마도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유일하게 트릭시의 가슴 속 사악한 것들은 꿈틀거리며 트릭시의 가슴 속부터 목까지 계속해서 그녀를 간지럽혔다. 그녀는 두 눈을 질끔 감으며 그것을 거부하려하였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새하얗게... 부드럽게 그리고 짙게 물들어가고있었다. 백색빛 열기는 그녀의 머릿 속 하나 하나를 어루만지며 그녀를 괴롭혔다. 괴로움과 고통 속에 질끈 감은 두 눈은 꿈틀거리며 눈물을 쏟아냈다. 더이상 가슴 속 그 문장을 참지못할 것 같았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 알면서도 그것에 대해 말하고싶었다. 트릭시 자신을 위해 이기적인 괴물같이.. 그렇게 토하고싶었다. 온 몸은 떨렸고 짧은 경련이 두개의 뒷다리에서 일어나고있었다.

"트릭시...?"

침묵 속에서 가장 말을 꺼낸 건 엄마였다. 침묵을 깬 것은 엄마였지만 그 혼란을 만들어낸 건 트릭시의 다음 말이였다.

"...때문이예요."

푹 숙인 트릭시에게서 금단의 말이 새어나왔다. 마치, 절대 열면 안되는 상자가 결국 서서히 열리는 그것처럼... 엄마의 표정은 보이지않지만 그녀는 엄마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그리고 지혜로운 엄마가 어떤 생각을 할지 잘 알고있었다. 어떤 생각을 해야하는데.. 어떻게든 견뎌내야하는데.. 머릿 속은 아무것도 생각나지않는다. 새하얀 열기가 어지러움을 만들어내고 생각이.. 생각을.. 할수없게만들어버렸다. 가슴 속 꿈틀거림은 결국 입밖으로 마저 나와버렸다.

"엄마 때문이예요! 내가 엄마 딸이라서, 내가 엄마의 재능을 이어받아서! 그나마 노력을 한게 결국 이거예요!"

이 어지는 혼란은 트릭시는 물론이고, 엄마에게는 잊지못할 상처를 남겼다. 그 첫마디부터 끝나는 말까지 트릭시는 한마리 괴물처럼 이미 나약해질되로 나약해진 엄마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엄마에게 물려받은 개성, 엄마의 피, 큐티마크가 생길수없는 그녀. 수많은 관객들의 눈들, 탐욕스럽게 원하는 그들의 요구, 이해하기 어려울수밖게없으리만큼이나 힘겨운 마법의 단어들. 각가지 것들이 엄마를 덮치고 있었다. 많은 것들이... 엄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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