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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모순 (부제 : 반사회적 사회성)
게시물ID : panic_518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름완전자
추천 : 6
조회수 : 175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7/02 23:39:22

 

  나는 고등학교 3학년이다. 학교에서 수능 문제집을 풀다가 반사회적 사회성이란 걸 읽었다. .. 솔직히 잘은 모르지만. 사람들은, 사회적이지 않으려 하면서도 사회적으로 뭉치려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고유의 개성을 지키려 하면서도 무리를 지어 산다는 말. 그게 사회의 발전을 가져온다는데 글쎄?

 

  그러고 보니 우리 가족은 반사회적 사회성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가족인 것 같다.

 

  울 아부지, 히히. 울 아부지는 내 또래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듯 하다. 핸드폰을 열어보다가 카카오톡 내용을 발견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모르는 척 하고 있다. 그런 울 아부지 여전히 나랑 내 동생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우리집 가훈을 말한다. 우리집 가훈은 똑바로 살자. 히히. 똑바로 살자.. 똑바로 살자..히히

 

  그리고 울 어무니. 울 어무니는 주부인데, 3달 전부터 헬스클럽을 다니고 있다. 아침마다 간다고 하는데 동네에 알게모르게 소문이 나 있는 것 같다. 헬스트레이너하고 만나고 다닌다고. 히히. 헬스트레이너라니. 우리 어무니랑 아부지는 서로 사랑하지 않는걸까? 그러나 울 어무니. 어무니는 집에 와서 늘 기도를 한다. 우리 가족 평안하고 편안하길. 히히. 평안하고 편안하길.. 히히

 

  또 내 동생. 내 동생은 남자인데, 이상하게 하는 짓이 남자답지 않다. 초등학교 때 여자애들하고도 많이 노는 건 봤는데 원래 그런 애들 한 반에 한 두명 씩 있지 않나? 그런데 히히. 저번에 내 동생이 몸캠을 하는 걸 봤다. 상대방도 남자였다. 게이인가 싶다. 히히. 형으로써 뭔갈 말해줘야 하는데, 도저히 말할 자신이 없다. 그러면서 식사할 땐 맨날 운동이니 축구니 친구 얘기로 떠드는 녀석. 근데 몸캠이라니.. 히히. 게이라니..히히

 

  그러나 나의 반사회적 사회성으로 말하자면 우리 가족중 제일일 것이다. 그건말이지, 나는 솔직히 세상을 살기 싫은 게 나의 개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세상을 살기 싫은데 가족들 앞에선 인생이 즐거운 척, 행복한 척. 히히. 근데 그런 사람은 사실 많지 않나?

  오늘도 담배피는 우리 반에서 제일 잘나가는 놈한테 맞았다. 히히. 이젠 이 아픔도 익숙해진다는 게 큰 걱정이다. 진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걸까? 근데 이제는 아픈것도, 사실 학교다니면서 즐거운 것도 슬픈것도, 힘든 것도 잘 모르겠다. 가족들 앞에서 친구들 앞에서 가면 쓰는 것도 힘들고.

 

  이렇게 살기 싫어서 옥상에 수도 없이 올라가는데, 그러면서도 선생님 앞에서, 가족들 앞에서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하는 게 가장 큰 모순 아닐까? 나의 반사회적 사회성은 정말 괴짜인가보다 히히.

 

  아! 무서움. 무서움은 귀신도 아니고, 힘든 일도 아니고, 그냥 내 안에 있다.

  히히. 두려움. 이제 거의다 온 것 같다. 버티기도 힘들고, 가족들도 가만히 있어봐야 다 콩가루 될 거 같으니, 이제는 나는 나의 개성을 찾아야겠다.

 

  히히. 나의 개성을 찾자. 히히. 나의 개성.. 살기 싫은 거. 히히.. 우리 가족은 모순이다.

 

 죄송합니다







(이 글은 허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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