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緣)
초록 들판에는
황금 빛깔에 무르 익은 채
곱게 화장하고
고운 옷 매무새로
아름답기 그지 없는
단 한 그루의 나무가
굳세게 서 있다.
훗날에 그대가
정상에 올라 섰을 때에
비로서
보고 깨달게 되는 것
한 가지가 있다.
그 또한
산 이라는 거대한 형체와 가슴속에 품어든
아름다운 빛깔의 조그마한 일부분 이라는 사실을.
바람 불어 흩날리는 민들레 꽃씨에서
광야에 피어 나는 꽃과 풀들을 보며
창가로 비춰 오는 한 줄기의 빛으로 부터
거대한 태양의 찬란함을 발견한다.
방울 방울 떨어지는 이슬들을 관찰하며
마을을 가로 지르는 강줄기의 위대함을 몸소 느끼고
밤 하늘에 빛나는 별자리와 행성들을 지켜 보며
우주의 질서와 무한함을 상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