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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 과거]산문 - 그녀의 고백
게시물ID : readers_79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업사랑
추천 : 5
조회수 : 40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6/28 20:53:27

그녀의 시선이 사진 한 장에 멈췄다. 평소에도 사진감상이 취미였던 그녀였지만, 유독 그 사진을 볼 때 마다 아련한 눈빛을 짓는게 예사롭지 않았다.


그냥...예전 생각이 나서...”


그녀의 과거를 모르는 나는 더 이상 그녀에게 묻는건 예의가 아닐거 같아서 더 이상 묻진 않았다. 그런 그녀가 문득 술한잔 사줄수 있냐고 했다. 나는 내가 아는 단골 술집을 이야기 했고, 그녀는 약간 고민 하는 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오징어가게내가 자주 가는 술집 이름이다. 오징어 회도 맛있지만, 주인 아저씨가 유독 손이 커서 인심이 후하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명이 흐리고 방과방 사이 벽이 있어서 이야기를 듣기에도 무리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난 그녀를 오징어가게로 안내했다.


아니나 다를까, 약간 이른 시간인데도 흐린 조명아래에 주인 아저씨만이 낡은 티비를 보면서 웃고 계셧다. 나는 주인아저씨께 인사를 드리고 이내 가장 구석진 방을 물어보았고, 주인 아저씨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구석 방 하나를 가르켰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될지 모르겠어......하지만......”


소주 4병과 오징어회 2인분이 동이 나고 어떤 안주를 시켜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나에게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과거에 자신은 작은 어촌마을에 살았었고, 고등학교때 아버지의 외도 때문에 이 도시로 왔다고 하였다. 이내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녔고, 나를 만날 때 까지는 당연히 그 친구들이 자신의 전부였고 그렇게 살아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나를 처음 보았을 때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알 수 없는 친근감이 생겼었고, 이렇게 빨리 친해질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나 때문에 친했던 친구들과 거리를 두게 될줄은 더더욱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물론 내가 잘못 생각했던건 맞아. 비록 예전엔 몰랐지만...”


예전의 자신의 모습은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창피하다고, 오늘을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는 다신 하지 않을거라고 하였다. 하지만 끝내 아까 보았던 사진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넌 참 좋은 사람 같아. 널 만난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그녀가 술을 먹을때마다 나에게 하는 말이다. 나와 같이 술을 먹을 때면 그녀의 술버릇인 애교를 좀 섞어가며 이야기 하였고, 다른 곳 에서 술을 마실 때면 집에 들어가기 전에 꼭 전화로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때에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알거 같았다. 그녀는 나 때문에 자신이 변해지는 것을 느꼈고, 그것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녀의 주량을 익히 하는 나는 이제 그만 먹자고 이야기 했고 그녀는 뭔가 망설이는 얼굴로 내눈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좀 취하고 싶었어.”


술이 취한거 같아서 커피전문점에 들어서 커피를 가져오는 나에게 그녀는 말했다. 이유는 말하지 않았다. 그냥 취하고 싶었다고. 그리고 나랑 같이 술을 한잔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왜냐고 묻는 나에게 그녀는 평소처럼 애교있는 얼굴이 아닌 아까 술집에서와 같은 망설이는 얼굴로 고개를 가로지었다. 분명히 평소의 그녀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항상 투닥이다가도 내가 사과를 하면 이내 나에게 웃음을 지어주며 용서해주는 그녀였기에 언젠간 또 웃으면서 이야기 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내가 취했나봐. 잠깐 앉았다가 가지 않을래?”


그녀는 그녀의 집앞까지 바래다준 나에게 말했다. 분명히 평소의 모습은 아니다. 집에 도착하면 웃는 얼굴로 나를 바래다주던 그녀의 모습은 어디가고 사진을 볼때처럼 뭔가 망설이는 모양새였다. 나는 알겠다고 하였고, 그녀와 나는 집앞 공원에 잠시 앉았다가 가기로 하였다.


나 너가 나를 좋아하는거 알아


그녀는 십여분동안 내가 떠드는 것을 흘려들었다는 듯이 갑자기 말했다. 갑자기 하는 말에 나는 잠시 할말을 잃고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내가 그동안 좋아한다고 이야기 할때마다 농담으로만 넘겨듣던 그녀였기에... 그래서 더욱 그녀가 하는 말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나를 잃어버릴까봐 겁이 났다고 했다. 좋은 사람인걸 알기 때문에, 나를 잃어버리면 어떻할까 하는 생각 때문에 쉽게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었다고... 하지만 더 이상 자기의 생각을 미루면 나에게 대한 예의가 아닐꺼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말을 한다고 했다.


미안, 나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그녀는 나에게 오늘 두가지를 고백했다. 그녀의 과거와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 한동안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다고 하며 그녀는 예전과 같은 웃음을 지어주었다.


아직 나는 그녀에게 마음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는 나에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고마웠어. 아까 내가 보던 사진 기억해? 그것 때문에 너에게 말할수 있었어. 그리고...”


사진이야기를 지금 왜 하는 것일까? 혼란스러워 하는 나에게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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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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