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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레바툰 보고 생각난 100일 휴가 짤릴뻔한 이야기입니다.
게시물ID : military_569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동정하기싫어
추천 : 4
조회수 : 102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7/17 03:44:08
오늘자 레바툰 보고 생각 나서 100일 휴가 나가는거 적어볼까합니다.

저는 부산 발칸병 출신으로 이 휴가 바로 전날에도 새벽 근무를 서면서 아주 행복했죠

12시부터 새벽2시까지 근무였나? 아무튼 선임이랑 같이 근무 서면서

너 휴가 나가면 뭐할꺼냐? 그렇게 기쁘냐? 사고치지 마라 나도 휴가 안전하게 나가게

(분명 욕이 난무 했을테지만 100일 휴가가 모든걸 미화 시켜줘서 지금은 기억도 안납니다)

아무튼 선임이 그렇게 이야기(털어주심)하다가 드디어 근무가 끝나고

행복한 잠에 빠졌습니다.

제가 이 때만 해도 저는 부대에서 좀 찍힌 상태였고 안 그래도 안 좋은 상황에 이상한 관심병사가 한놈와서

부대를 뒤집어놓은 상태여서 힘든 상태이기 때문에 휴가 나가는게 너무나 기대되고 행복한 순간이였습니다.

"아 이제 눈을 감고 뜨면 나는 이 감옥 같은 곳을 잠깐이라도 벗어나는구나"하고 잠들었죠.

그리고 누군가 저를 깨워주더군요.

당시 저는 일병초였지만 후임이 있었습니다. 관심병사가 다 찔러서 선임들 영창 바이바이

지금 생각하면 일병초를 꺠워주는게 이상하지만 전 휴가라는 생각에 아무 걱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행복하게 모포를 접고 있는데 후임 놈이 말하더군요.

".....어 오늘 어둡네...."

불길함이 싸아아악 하고 오더군요.

후임도 딱히 누군가한테 말한건 아니고 잠에서 막 깬 상태로 비몽사몽한 상태로 조용히 혼잣말한거입니다. 옆에서 자는 저만 들었을거 같네요.

그 때부터 다들 어리둥절하면서 환복도 안하고 침대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전투복 다 차려입으신 소대장님이 와서 "야 빨리 환복해" 그러시는 겁니다.

우리 소대 왕고가 소대장님한테 "....소대장님 무슨일 있습니까?" 억지로 깨워서 팍 잠긴 목소리로 물어보더군요.

"실제상황이야 북한에서 애들 넘어온데 빨리 일어나서 환복해"

레바툰 보신 분은 알겠지만 비장함은 없었습니다.

저는 '아 XX 첫 휴가날에 이게 무슨 경우야' 속으로 별의별 생각을 다하고 이거 몰카아니냐고 생각도 들고

신은 날 버렸다(참고로 전 무교)하며 해탈하고 전투상황 준비했습니다.

전투상황은 부대마다 다르고 귀찮으니깐 패스

연병장에 다같이 집합했는데 나와보니 확실히 밖은 달도 떠있는 새벽이더군요.

선임들이 절 쳐다보면서 한마디씩 하더군요 "너 오늘 휴가 아니냐?와 씨... 넌 오늘 안 건드릴께"

다들 아무말 없이 측은한 눈빛으로 절 보더군요.

소대별로 다 집합하고 중대장님 까지 나와서

아~ 망했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소대장님께서 용기내서 물어봐 주시더군요!!

크으~

게다가 쿨하신 중대장님"어? 넌 들어가서 짐풀고 대기해 휴가는 가야지?"

캬아아아아아

그 후로 표정관리 하나도 안됩니다 ㅋㅋㅋㅋ 선임들이 "어쭈 입고리 안내려? 표정관리 안해?"(하지만 선임들도 웃고 있고 부러운 눈치였지 갈구는건 아니였습니다)

출동조였던 저는 진짜 행복 가득하게 대기조로 바뀌고 생활관에서 대기하는데

이게 비상훈련도 아니고 실제상황이라서 바로 보낼 수는 없고 그래도 어떤 상황인지는 확실히 파악하고 보내줘야했습니다.

처음에는 생활관에서 행복하게 대기하다가

10분....30분...1시간....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해지고

점심시간 까지 되더군요.....

아까 출동한다고 연병장 집합한 선임도 아직 출동 안해서 "어? 너 안나가?"

와 정말.... 미칠거 같았습니다....

새벽에 소집해서 점심 먹을 정도로 시간이 지났으니깐

위험한건 아니다 라는건 확실히 파악했는데 이게 뭔지 몰라서 못 나간겁니다 ㅜㅜ

밥먹고 생활관 다시 들어가서 '하아...오늘 안에 나가면 되는거겠지 뭐... 기차타고 빨리가서 오늘밤을 집에서 보내는걸로 만족하자...'라고

체념하고 생활관에서 멍하니 대기하는데

같이 대기 중이던 간부 하나가 피식 웃더군요.

주위 한 병사한테 한마디 묻더군요

"야 너 초속 2~3m씩 헤엄칠 수 있냐?"

........

야 이 X!

다들 멍하니 있다가 욕한마디씩 거하게 하더니 짬 높은 선임은 당장 짐풀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간부가 절 보면서 "이제 너 나갈수 있겠다"

그 후는 진짜 별탈 없이 무사히 나갔습니다.

와아.....

진짜 천국과 지옥을 몇번이나 왕복한 하루인지 다시는 잊지 못할거 같습니다.

음...너무 주저리주저리 썼네요 다 읽으신 분은 감사하고 지루하셨다면 죄송해요.










+요약

100일 첫 휴가 출발 당일 비상 걸림 출동 준비함

그런데 휴가나가야 된다고 대기조로 바꿈

한참 동안 대기

비상 걸린 이유가 해군이 돌고래 레이더로 잡은것 때문이였음











-ps 돌고래 레이더로 잡은 해군 포상 휴가 받았더군요............잡히면 진짜 가만 안둘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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