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덜깼지만 미칠듯한 순발력으로 피해서 엄청 놀래하다가 눈 마주치고 걍 도망갔는데
오늘 오후 - 같은 애인진 모르겠습니다- 다시 만났어요. 같은 장소에 다소곳하게 앉아 있더라구요.
얘도 존나 당황한거 같고 저도 당황해서 사진 촬영은 제대로 못했는데 진짜 바로 옆에 앉아서 촬영 했어요.
보통 야생 새들은 사람 가까이가면 도망갈텐데 저러고 저를 쳐다보길래 다친줄 알고 손을 내밀어 봤어요.
근데 얘가 목구멍 보이면서 끼익~ 하고 울더라구요. 놀래서 손을 멀찌 감치 떼니 진정 하더라구요...
그래도 뭔가 불편한 표정이길래 도와주려고 손을 가까이 대보려했는데 그때마다 끼익 거려서 결국 뭔가 하진 못했습니다.
근데 그런 짓을 세네번쯤 반복하니 현관 옆쪽 화단 나무 위로 쟤 어미인거 같은 새가 날라오더라구요.
-색깔은 똑같았는데 뭐랄까 어미새는 펑크 머리를 하고 있었어요. 옆머리만 죄다 밀고 윗머리만 세운 펑크 머리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풍성한 펑크 까치 머리요.-
불안한듯이 같은 소리로 끼익대더라구요. 그게 쟤 아프니까 좀 봐달라는건지 건들지 말라는 신호인지 도통 알수가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주위에 -같은 애들이 3-4마리인가가 막 울어대는 상황인데- 사람들이 많이 걸어 다니는 곳이라 저대로 가만히 두면 위험 할거
같아서 소심하게 손가락으로 저리가 저리가 하면서 화단쪽으로 날려보냈습니다. 애가 아직 애라 그런건지 제대로 날지도 못하는거 같고
다친건지 걍 어린 데 학습하러 나온건지 분간이 안됐어요. 왠지 느낌에 다시 만나게 될거 같은데 다음에 만나면 뭘 어떡해 해야 하죠?
그리고 너무 증거는 적으나 얘가 뭐하는 애인지도 궁금하구요. 하루죙일 검색해보는데 뭐하는 애인지 잘 모르겠어요.
다음에 만나면 새우깡을 줘야 할지 지렁이를 찾아줘야 할지 걍 냅둬야 하는게 맞는건지 모르겠어요. 너무 괴롭습니다.
서로 불편해지기 싫거든요. 아파트가 두동 정도인데 얘네가 소나무 같은데서 몇 마리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후까지 울어대던데. 애가 죽어서 그런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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