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면접을 보고 돌아와
벼룩시장 가로수등을 뒤지며
가능한 알바를 찾고 있을때
현관이 킁캉킁캉 울렸다.
꼬꼬아빠씨 우체부입니다! 킁캉킁캉
현관으로 다가가자 우체부 아저씨는
꼬꼬아빠씨 맞으시죠? 여기에 이름쓰세염
사인을 한뒤 나는 우편물을 받았다.
우편물은 그곳에서 온것이었다,
내용물을 펼치자
병 XXX기 입대 안내
....
붙었다.. 붙어버렸다..
사실 그날 면접을 보러 다녀온것을 부모님께 이야기 하지 않았고.
등기역시 내가 받은지라 나는 이것을 부모님께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만 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입대 전날...
엄마 아빠 그리고 누나와 저녁을 먹다가 말을 꺼냈다.
"아빠 나 내일 입대"
말이 떨어지자 아버지의 표정은
??????? 응?
먼입대? 응??? 응????????
입영안내서를 보여드리자 아버지의 표정은 가을햇살에 붉게 빛나는 영롱한 단풍처럼
붉어졌다. "너! 이놈새끼! 아빠가! 가지말라면! 넌 왜 말을 안듣! 어이구 이 새!"
나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부랄친구의 집으로 도망을....
갔다... 지갑과 돈을 챙기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집에가서도 " 야 나 내일 입대 ㅋㅋㅋㅋㅋ 우리아빠 개화남"
이렇게 말하자 한참 캐리어를 뽑아내는 스타게이트를 보는 친구녀석의 표정은
(-_-)? 머...입대? 그게 뭔데...
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고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점점 친구의 표정은..
이렇게 변해갔고..
결국 그놈이 포항까지 버스를 타고 같이 내려가게 되었다...
(아버지는 십년이 넘은 지금도 그 친구를 그 나쁜X이라고 칭하신다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터미널에 도착하여
일명 1사단의 서문으로 간 나와 친구는.
김밥천국에서 밥을 먹고 길에서 파는 이런저런 물건들을 보고
(물론 사지않았다.. 돈이없었기 때문에)
집결시간에 맞춰 그 철문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버지 어머니 누나를 만나게 된다..
스탠드 아래서 가족들은 나를 찾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걸리면 다크아칸의 리콜처럼 집으로 소환될것같아
모자를 푹 눌러쓰고 최대한 안보이는 구석자리를 찾아 입영대열에 합류했다.
(지금생각하면 난 진짜 철없는 개 망나니였던 같다..우리 아부지도 자식을 군대에 보내는
나름의 로망이 있었을텐데)
의장대가 쿵짝쿵짝 하며 총을 던지고 연주를 하는등의 시간이 지나고
입영자들을 줄세운뒤 부모님을 향해 인사를 시킬때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누나를 보게되었다.
울음을 참는 아버지가 손을 흔들고 있었고
엄마는 울고있었고 누나는 어디론가 계속전화를 하는듯해 보였다.
그렇게 일방적인 내 군입대...아니 군생활은 시작되었다.
부모님께 인사를 하고 탑을 돌아 아스팔트 대로를 걸어가며 뒤를 돌아보니
부모님이 내 가족이 조그맣게 조그맣게 점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뒤 쳐다보지 말란말얏!!!!!!!"
하는 따가운 목소리가 들리고
옆으로 다가온 하얀 하이바를 눌러쓴 그들은
내 고막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왼발 왼발
지금부터 뒤 돌아보면
집결지까지 오리걸음으로 간다며
입영자들의 귀에대고 소리를 지르고 악을쓰며
우리를 도살장에 끌고가는 돼지마냥 몰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