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 저자세, 굴종, 상납, 반역, 국격 추락......
나라꼴이 이게 뭡니까?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에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욕으로 도배를 하는 정부와 여당, 보수 언론의 행태가 참으로 볼 만 합니다. 그러면 이번 사태를 주도하는 박근혜 정부의 외교 안보 공직자들이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털어보기로 합시다.

1.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당시 국방부장관)
국방장관으로 2007년 정상회담을 수행하면서 김정일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아 유명세를 탄 인물. 정상회담에는 배석하지 않았으나 만찬 시에는 노무현 대통령 지근거리에 앉도록 노 대통령이 배려하여 김정일과 직접 마주하는 기회를 가짐. 한 달 여 후인 11월에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지침을 직접 받고 송전각으로 올라가 김일철 인민무력부장과 국방장관 회담을 하면서 NLL 문제로 설전. 노무현 대통령은 김장수 장관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소신껏 북한과 협상하도록 전권을 위임함.

2. 윤병세 외교부 장관(당시 외교안보수석)
외교안보수석으로 정상회담 실무준비의 핵심인물. 정상회담 성사의 초대 공신이자 직접적 책임자.

3. 남재준 국정원장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초대 육군 참모총장. 참여정부 초기에는 노무현의 군맥으로 자타가 공인하였으나 2004년부터 육군 인사비리의혹 수사 문제로 청와대와 갈등. 2005년 퇴임 후 정계입문. 2007년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캠프에 합류하여 이명박 후보 측과 경선에서 경합하는 과정에 참여.

4. 한기범 국정원 1차장(당시 국정원 국장)
이번에 새누리당 국회의원에게만 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록을 제공한 장본인. 노무현 대통령 당시 행적이 흥미로움. 2004년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되었던 노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하자 당시 청와대 NSC 사무처 정보관리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동인에게 전화를 하여 “야, 한기범. 네가 올린 보고서에 오탈자 있다”고 말한 것이 대통령직 복귀 후 첫 번째 업무수행이었다는 일화가 유명. 당시 정보관리실장은 김만복 전 국정원장. 이후 정상회담 당시에는 김만복 국정원장의 부하로 국정원 ○국장으로 북한 정세정보를 총괄. 정상회담 성사의 일등공신.

5. 김관진 국방장관(당시 합참의장)
합참의장으로서 2007년 8월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 대책회의에 김장수 장관을 대리하여 참석. 회의 종료 후 국방부로 돌아와 김장수 장관에게 “청와대의 NLL에 대한 인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전달. 이날 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NLL에 대한 현상변경이나 양보는 없다”고 말한 것을 김장수 장관에게 그대로 전달.

6. 정승조 합참의장(당시 남북장성급회담 수석대표)
2007년 남북장성급회담 수석대표이면서 11월 남북 국방장관회담 당시 실무대표로 김장수 국방장관을 수행하여, 북한 김영철(이후 천안함 사건의 주범으로 인식된 인물로 4군단장, 총참모장 역임한 북한 군부의 핵심인물) 실무대표와 군사회담을 진행. 김영철과 함께 21개조의 합의문을 만든 장본인. 2박3일의 장관급 회담 마지막 날 만찬에서 김일철, 김영철이 참석한 자리에서 폭탄주와 함께 장관급회담 성과를 축하.

7. 백승주 국방부 차관 
남북 정상 간 대화 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주제가 한반도 평화체제임.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 이전에 평화체제에 대한 논리를 가다듬을 당시에 가장 많이 기여한 곳이 바로 국방연구원(KIDA)인데, 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에 이어 현안팀장으로 근무하던 동인과 김○○, 신○○, 박○○ 등이 그 핵심인물들임. 

보십시오. 현 박근혜 정부의 핵심인물들이 바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였거나, 한 때는 노무현 대통령의 부하들입니다. 노 대통령이 반역을 저질렀다는데 왜 박근혜 대통령은 그 반역자 부하를 등용한 걸까요? 이게 뭘 의미하는 걸까요?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