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스날에 맞서 단결하기로 한 비정규직 노동자들. 그들에게 더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드디어 (주)스날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어섰다.
그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을 감내하며 6년이 넘는 시간동안 참아왔지만,
사측의 입장은 여전히 똑같았다.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그렇게 (주)스날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회사를 믿고 기다렸다. 그러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이제 더이상 그들에게 버틸 힘은 남아있지 않았다.
6년전 (주)스날은 노조 위원장 격이었던 뒤에리 헨리씨(34세, 남)를 돌연듯 해고하며 이렇게 발표하였다.
"우리 회사는 지금 새로운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
"여러분이 조금만 양보하시면, 조금만 더 참아주신다면 우리는 목표를 이룰수 있습니다."
"회사는 노동자들보다 중요합니다. 회사가 번창하면 여러분은 저절로 부자가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협조에 대한 부탁이 아닌 일방적인 강요였다.
헨리씨에 이어 (주)스날은 알렉산더 홀애비(31세, 남), 런던홀릭 갈라스(31세, 남),
엠마누엘 아제발욕을(28세, 남), 콜록 투레(31세, 남), 플라머니(28세,남)등 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을
잇달아 해고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익운동을 무자비하게 탄압해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9999개의 라인을 갖춘 최첨단 에미레이트 플랜테이션이 건설되었고
(주)스날은 사상 최대의 이윤을 남기기 시작하였지만 여전히 노동자들에게 돌아오는 몫은 없었다.
그들에게 '상생' 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비정규직의 눈물로 지어진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의 풍차를 연상케 한다.
어린나이에 브로커 뱅 에게 속아 이곳에 끌려온 세스크 씨(25세,남)는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했다.
"매일밤 카탈루니아의 양떼들이 저의 꿈속에 나타나는 까닭에 저의 배개에 눈물이 마를날이 없습니다"
"저의 고향 친구였던 피케와 인혜, 메시 등은 이미 강남 타워펠리스에서 금발의 미녀들과 행복하게 살고있죠."
"하지만 10년가까이 (주)스날에서 일한 결과 제게 남은 것은 이미 버린 몸 뿐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세스크씨는 온몸에 난 상처를 보여주었다. 무릎, 발목, 허리... 한군데도 성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가장 깊은 상처가 남은 곳은 다름아닌 그의 가슴속 이었다.
▲세스크씨가 인터뷰 중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통곡하고 있다.
세스크 씨가 감정에 복받쳐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자 흥분한 동료들이 계속해서 사측에 대한 폭로를 이어갔다.
데닐손씨 "이곳에서는 노동자들에게 더 나은 기술을 배울 환경을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언젠가 전 버려지겠죠."
반페르시씨 "회사의 대우는 형편없죠. 그래서 전 알아서 반만 일합니다. 어차피 나아질 건 없으니까요."
벤트너씨 "제가 노조운동을 시작하자마자 회사는 저를 딴 공장에 팔아넘기려고 광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알무니아씨 "저 또한 수년간 회사를 위해 희생해 왔지만 회사는 저의 실수를 트집삼아 연봉을 삭감하려고만 합니다"
나스리씨 "여기서 노동자들이 생존하는 방법이요? 그것은 몰래 탈출하는 방법 뿐입니다. 저의 인터뷰는 비밀로 해주세요."
월셔씨 "이곳에 희망이 없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램지씨 "브로커 뱅에게 속았습니다. 저는 황금을 버리고 쇠똥을 집은 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수년간 노동자들을 이곳으로 꾀오온 브로커이자 작업라인의 운영책임자이기도 한
'현대판 마름' 아르웬 뱅거씨(63세, 남)은 당당했다.
"저들의 주장은 터무니 없습니다."
"그들은 주급 일억원이 넘는 귀족노동자들이란 말이죠. 저들은 자신들의 욕심에 눈이 멀어 회사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이 사태는 누군가의 선동에 의한.....불온한 운동이라 보입니다. 공권력을 요청할 생각입니다"
오늘도 뱅거씨는 이러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프랑스행과 스페인행 티켓을 끊는다.
그리고 최대한 어리버리한 얼굴을 한 체격좋은 청년들을 찾아 조용히 속삭인다.
"일수 오만원부터"
▲'현대판 마름' 이라 불리우는 브로커 뱅.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적과 다름없다.